버터스펀지케이크, 공립법의 정석

버터 향이 살아 있는 클래식 스펀지케이크

by 홍천밴드

버터 스펀지케이크는 같은 제품을 공립법과 별립법, 두 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야 하는 대표적인 품목이다. 그중 공립법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하지 않은 전란에 설탕을 넣고 중탕으로 데운 뒤 거품을 올리는 방식이다.


먼저 볼에 전란과 설탕을 넣고 약 40~45℃ 정도의 중탕에서 천천히 저어가며 데운다. 이 과정은 달걀의 거품 형성을 돕고 설탕이 잘 녹도록 하기 위한 단계로, 손을 넣었을 때 따뜻하다고 느껴지는 정도가 적당하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달걀이 익어버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그다음 믹서로 고속 휘핑해 충분히 공기를 넣는다. 반죽이 리본처럼 떨어지고 표면에 자국이 잠시 남는 상태가 되면 적당하다. 이후 저속으로 잠깐 돌려 큰 기포를 정리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과정이 바로 버터를 섞는 단계다. 버터는 약 40~45℃로 따뜻하게 유지한 상태에서 한 번에 넣지 않고, 반죽 일부와 먼저 섞어 밀도를 맞춘 뒤 본 반죽에 넣어야 한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버터가 가라앉아 조직이 무겁고 떡진 케이크가 되기 쉽다. 이후 체 친 가루를 넣고 바닥에서 위로 가볍게 섞은 뒤 팬닝하여 구워낸다.


버터 스펀지 공립법은 가장 기본이 되는 제과 공정으로, 젤리롤 케이크·초코롤 케이크·흑미롤 케이크의 기본 베이스가 된다. 이 공법은 유럽식 스펀지케이크 제조법에서 발전했으며, 특히 프랑스와 독일 제과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전란을 사용해 조직이 안정적이고 실패 확률이 낮아 가정용은 물론 상업용 케이크에도 적합하다.


한국에는 1960~70년대 제과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함께 전해졌고, 이후 제과기능사 실기 시험의 대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버터 스펀지케이크는 공립법의 기본기를 평가하기에 가장 적합한 제품으로 지금까지도 꾸준히 출제되고 있다.


제과는 대부분의 공정이 빠르게 이어지기 때문에 한번 시작하면 정신없이 흘러간다. 만들면서 설거지거리는 쌓이고, 작업대는 금세 어질러진다. 만드는 시간보다 정리 시간이 더 오래 걸릴 때도 많다. 하지만 이런 과정 하나하나가 쌓여 실력이 되고, 그래서 제과는 쉽게 배울 수 있어도 결코 쉽게 끝나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이대로 먹기엔 조금은 심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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