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

펄펄 내리는 날

by 바람세탁소

어느새 가을이 눌러앉았다. 꼭 닫아 둔 창문을 뚫고 찬바람이 술술술~.

찬 손으로 잡은 커피잔, 낙엽이 올라앉은 나무 벤치. 아! 좋다~ 좋아! 하는 사이 황금 들판을 깎아내는 쇳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두발 단속에 걸린 남학생의 머리처럼 숭덩숭덩 휘익 깎여 나간다.


우르르 이리로 저리로 굴러다니는 은행잎들은 또 어쩌나! 내 시계는 너무 빨리 가나 보다. 뭐 이리 서두르는지 유수처럼 빠른 건 세월도 금쪽같은 시간도 아닌 늘 앞서가는 나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알은 체 한다. 천천히 가도 되는 걸. 조금 돌아가도 되는 걸. 어쩐지! 주름이 빨리 늘고 마음 밭엔 가시가 박혀 따갑다.


은행잎 펄펄 나리는 날엔 조금 천천히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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