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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un Apr 29. 2024

디자인 산업혁명, AI

요즘 생성형 AI를 활용한 디자인 스터디 강의나 디자인 시장에서 상업적으로 AI 적용을 시도해 보는 글들을 종종 본다. 이미 발 빠른 조직에서는 '프롬프터/AI 디자이너'라는 직군으로 채용을 시작하기도 했다. 새로운 기술은 항상 초반에는 사람을 매혹시킨다. 새로운 기술 자체는 매혹적이지만 그 기술이 사회에 어떻게 작동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정말 시장성이 있을까? 아니면 사회에 혼란만 가중될까?






'Artificial Intelligence'
가상과 현실의 딜레마






디자인 혁명의 시작, 산업혁명

산업혁명은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사회경제적 변화와 기술의 혁신, 그리고 이에 영향을 받아 크게 변한 인류 문명의 총체를 일컫는다. 그 과정에서 디자인도 혁명이 시작됐다. 산업혁명으로 많은 제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와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판매자들 조차 자신의 제품을 구별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문제점들은 시장에서 브랜드라는 개념을 발전시켰다.


브랜드의 어원은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노르웨이어 ‘brandr’에서 유래됐다는 설, 가축의 소유주를 표시하기 위해 불로 달군 인두로 낙인을 찍는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다. 하나는 영국의 위스키 제조 업자들이 자신들의 위스키 통을 구별하기 위해 인두로 짖어 표시한다는 ‘burned’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다. 의견은 분분하지만 브랜드의 기원은 다수의 것들에서 내 것을 구별하기 위해 시작되었다는 것은 동일하다. 구별 짓기 위해 표시하는 것. 이것이 브랜드의 기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브랜드는 산업혁명 이후 더욱 보편화되었다. 대량으로 물건을 생산할 수 있는 산업혁명 시절 너도 나도 같은 그릇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A상점에서 산 불량 그릇을 B상점에 가서 교환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같은 모양의 제품이기에 생산자조차 자신의 제품을 구별하기 어려웠다. 그러자 자신들의 제품에 고유의 표식을 새겨 넣기 시작하면서 불필요한 교환을 막기 시작했다.


A상점 : “우리 제품 하단 바닥에 영어 철자로 내 이름을 새겨 넣었어. 그게 없으면 우리 제품이 아니니 불량 제품은 B상점으로 가서 교환하도록 해”


브랜드는 공급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제품을 구별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더욱 보편화가 되었다. 초반에는 단순하게 생산자의 이름을 새겨 넣기 시작했으나, 후에 좀 더 의미 있는 단어와 문장, 비즈니스 철학을 새겨 넣기 시작했다. 그렇게 브랜드는 의식의 진화를 거급하면서 고도화되었다. 그 과정에서 브랜드는 시장에서 차별화라는 전략으로 발전했고 차별화된 철학과 이미지는 제품의 디자인 기본 틀이 되었다. 브랜드의 발전은 마케팅, 기획, 디자인, 개발이라는 세부 직종으로 분류되어 점점 고도화 됐다.




AI, 새로운 직종이 탄생하는가?

 AI가 주목받는 지금 과연 산업혁명과 같이 시장의 새로운 개념과 직종들이 탄생할 것인가? 실리콘밸리 채용 공고에서 AI를 활용한 직군들이 종종 등장하고 한국에도 '프롬프터/AI 디자이너'라는 직군이 등장했다. 하지만 나는 시장과 사회는 우리가 예상한 대로 발전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경제학자들의 경제 예측률이 5% 미만이라는 것이 그 반증이다. 경제는 사회와 시장 전체의 테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지만 그 예측이 맞아떨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브랜드는 산업혁명 이후 개념이 고도화 됐지만 그 당시 누구도 브랜드를 발전시키기 위해 의식적으로 접근하지는 않았다. 많은 제품들 사이, 시장에서 좀 더 유리한 위치에서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해 자연스럽게 발전한 개념이다. 시장에서 시각적인 부분에 모두 AI를 활용한다면 과연 이것이 브랜드의 차별화와 철학,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에 과연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AI가 분명 도움이 되는 부분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글에서 사회에서 인간과 인간이 소통하는 창작적인 부분에서 얘기하고 싶다. UI 같은 분야는 AI 통해 최적의 사용 패턴을 찾아내기가 더 수월할 것이다. UX가 아닌 UI를 말한다. 다만 이미지를 전달하는 부분에서도 최적일지가 의문이다. 오히려 수많은 브랜드 중에 "우리 브랜드 이미지는 AI를 사용하지 않습니다."와 같은 철학이 더 차별화되지 않을까? AI의 등장으로 AI를 활용하는 직군보다 인문/인류학 직종이 더 고도화될 것이라 예상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인간에 대한 탐구 또한 고도화 됐다. 물론 내예상률도 경제학자들처럼 5%도 안될 것이지만.




가상과 현실의 딜레마

뷰티 시장을 예로 들어보자. 뷰티 시장의 모델들은 피부가 좋고 사회적으로 청초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모델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이유는 소비자가 이 제품을 쓰면 마치 그 모델과 동일화 되는 기분을 느끼기 때문이다. 유명 모델들은 본인들의 이미지를 파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델들 조차 생성형 AI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이유는 제작 단가와 모델을 제품 이미지에 적용하는 과정이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초상권도 없고 시간 공간의 제약 없이 프롬프터만으로 모델을 생성할 수 있으니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더 효율적인 게 맞겠다. 하지만 AI로 적용할 수 있는 부분과 할 수 없는 부분을 명확하게 간파하지 않는다면 큰 효율을 느끼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든다. 정보를 전달하는 모델, 즉 아나운서나 상담 같은 부분에서 AI 모델은 유용하다. 하지만 이미지를 전달하는 부분에서 AI 모델이 과연 적합할 것인가? 이 부분이 앞에서 말한 인문/인류학 직종이 더 고도화될 것이라 생각하는 이유다. AI로 적용할 수 있는 부분과 할 수 없는 부분을 명확하게 사회와 시장에서 실험하는 직군이 더 고도화될 거라 생각한다. 가상(AI 모델)과 현실(실제 모델) 과연 어떤 것이 더 사회와 시장에서 더 효율적인 것일까? 이미지도 가상으로 공감시킬 수 있을까? 나이키의 모든 광고가 AI로 대체된다고 하면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을까? AI로 제작됐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소비자는 AI에 감동할 수 있을까? 아니면 사회의 혼란만 가중될까? 내가 공감하고 감동받은 이미지가 현실이 아닌 가상의 이미지라는 것을 알았을 때 소비자는 어떻게 반응할까? 인공지능의 관련 법률은 어떻게 발전할까?




시장은 어떻게 변동될까?

과연 브랜드/디자인 시장에서도 AI로 만든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까? 시도는 해볼 수 있지만 지속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미지를 구축하고 전달하는데 AI가 '보조'를 넘어 '주'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과연 '돈이 될 것인가?' 기업들은 AI를 적용해 인건비(고정비)를 줄이고 이익률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지만 과연 계획처럼 될지 궁금하다. 인력을 AI로 교체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무너진 인력을 다시 예전으로 충당하는 것에도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거기 때문이다. 인하우스 조직은 앞에서 말한 인건비(고정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수익화를 고민할 것이고, 에이전시 같은 아웃소싱 업체들은 AI를 활용해 어떻게 수익화할지 궁금하다. 또 프로젝트 단가를 얼마에 책정할지가 궁금하다. 클라이언트가 AI로 제작된 사실을 아는데도 휴먼 리소스와 같은 비용으로 프로젝트 단가를 유지할 수 있을까? AI는 사용하기 쉬울 만큼 접근성과 사용성이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디자인 단가 하락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디자인 어워드는 어떻게 심사하게 될까? AI를 활용한 결과물도 휴먼 리소스와 동일하게 평가될까? AI는 시장의 축복일까? 사회의 혼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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