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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unbae Lee Apr 01. 2024

디자이너 7년 차, 많은 성장과 기대되는 미래를 그리다

내가 걸어온 커리어 성장의 길, 그 뒤에 숨은 많은 노력과 전략적인 과정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올리네요. 마지막 글을 보니, 2021년 후반에 아주 파이팅 넘치게 Facebook에서 Statsig라는 초창기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는 배경에 대해 쓴 거였더라고요. 요기 밑에 >_<


그리고, 시간이 금방 흘렀네요. 참, 쉬도 없이 달리며 성장한 것 같으면서도, 아직은 배울 것도 경험할 것도 많은 디자인 뉴비 같은 느낌도 들고... 세상은 넓고 경험할 것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테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것이 정말 재밌기도 하고요. 저에게는 인생 job이에요!


2024년, 지난 3년간 Statsig라는 스타트업에서의 삶은 "정말 힘들게 굴렀다"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회사에 아무것도 없을 때 첫 디자이너로 채용돼서 제품을 처음부터 전부 다 디자인하고, 고객과 매출이 하나도 없을 때부터 OpenAI, Microsoft, Atlassian, Figma, Notion과 같은 많은 크고 작은 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연 매출 100억이 훌쩍 넘을 때까지, 그동안 회사와 함께 성장하면서 정말 많이 경험하고 배웠어요. 1인 디자이너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팀을 꾸리고 제품 디자인, 브랜딩 및 여러 가지 모자를 쓰면서 그 어느 경험보다 값진 시간은 보낸 것 같아 뿌듯해요.


로켓처럼 달을 향해 미친 속도로 달려가는 이 스타트업의 미래가 너무나도 궁금하지만, 저에게 너무나도 좋은 기회가 딱 알맞은 시기에 찾아왔기에, 또 새로운 도전을 위해 아쉽게도 로켓에 eject 버튼을 눌렀어요. 그래서 오늘은, 맥주 한 두어 잔과 함께 제가 지금까지 걸어온 디자이너의 길, 그 과정에 대해 좀 얘기해 보려고요. 그럼 시작할게요!

*아 그리고, 제가 어떻게 디자이너가 되었고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는 여기에 자세히 써놓았어요. 미국 대학원 석사 (HCI 프로그램)에 관심 있으신 분 또는 디자인 입문자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2024년 초에 찍은 Statsig 팀 - 그립다 벌써!


커리어의 시작: 페이스북 (Facebook)

(약 7년 전이죠) 저는, 2016년부터 2018까지 미국 애틀랜타에 위치한 Georgia Tech에서 Human-Computer Interaction 석사를 취득했어요 (2년 프로그램). 1학년을 마친 뒤, 여름에 인턴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에, 저를 포함한 모든 학생들은 눈에 불을 켜고 발로 뛰며 스스로 인턴쉽들을 찾고 지원을 해야 했어요. 하.. 저는 솔직히 정말 미친 듯이 노력했어요. 2016년 8월 말에 입학을 했는데 꼼꼼히 전략적으로 정보를 파악하고 지원시기를 앞 당겨서 다른 학생들보다 빨리 준비했죠. 3개월 후인, 11월부터 진행형인 포트폴리오 및 각 종 해커톤과 개인 프로젝트들을 기반으로 입사지원을 해, 인터뷰를 볼 수 있었어요. 12월부터는 여러 회사들에서 인턴쉽 제안을 받았지만 제가 정말 가고 싶었던 페이스북이 크리스마스쯤에 합격통보를 줘서 고민 없는 선택을 했었죠. 심지어 페이스북이 너무 가고 싶어서 구글도 인터뷰를 보고 있었는데 중도 하차 했어요.


(석사 때부터 디자이너의 길을 택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디자이너의 길이였고 다른 수많은 지원자들 사이에서 눈에 띄려면 저만의 유니크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빨리 깨우쳤던 것 같아요. 저는 거의 매일 새벽 2-3시까지 눈에 불을 켜고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의 디자인 연습을 하고 (UI 또는 Prototyping과 같은 기본적이며 테크니컬 한 것들), 코딩에 재미를 붙인 것을 써먹는 포트폴리오를 직접 만들기도 하고, 다양한 해커톤에도 참여하는 등, 하루도 쉴세 없는 시간들을 보내며 다른 학생들과는 철두철미하고 목표의식이 깊었던 제 모습이 기억나네요. 잠이 항상 부족했고 힘들었지만, 삶에 있어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 싶었어요.

Georgia Tech MS-HCI 2016 - 2018

과정에 대한 자세한 경험들은 위에 링크 건 글에 자세히 써놓았어요. 그래서 자세한 얘기는 건너뛸게요! 여하튼 뭐 저는 노력한 것이 결과로 나타나준 참 운이 좋은 케이스였던 것 같아요. 스스로 가장 자랑스러웠던 점은, 그리고 이런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낸 것에 기여했다고 생각한 점은 바로, 결과를 tangible 하게 보여줬다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열정적인 디자이너라고 어필하지만 저는, 그 열정을 짧은 시간 안에 이뤄낸 결과물들과 발로 뛰는 (사이트 프로젝트, 해커톤 프로젝트 등) 것으로 직접 보여주며 증명하려고 노력했어요. 포트폴리오 프로젝트들 뿐만 아니라 side project 등 해커톤 등 정말 바쁘게 살아온 흔적들을 자세히 기록했었죠.


석사 1학년을 마친 후, 2017년 5월부터 8월까지 인턴쉽이 진행됐던 3개월 동안, 저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렸어요. 그것은 바로, 페이스북이란 꿈의 직장에서 풀타임 오퍼 (정식 신입 디자이너로 입사하는 것)를 받는 것이었죠. 하.. 정말 재밌게, 그리고 정말 열정적으로 일했던 기억이 나네요. 좋은 인턴 매니저와 팀과, 프로젝트들을 만나서 정말 다행이었죠. 짧게 말해, 디자인 인턴들은 대부분 프로젝트 한 두 개 또는 많게는 3개 정도를 하게 되는데 저는 7개 넘게 끝냈거든요. 그중에는 코딩 프로젝트도 하나 맡아서 했었는데 어려운 프로젝트는 아니었지만 저에 대해 다방면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더 나아가, 사내 해커톤에 팀원들과 참가해 1등을 하기도 했죠. 제 페이스북 인턴쉽 체험기에 대해서는 여기여기에 자세히 썼어요.


Facebook 인턴 때 나의 팀원들 (내 오른쪽이 매니저)

첫 단추를 잘 꿰었던 출발에 대한 수줍은 제 자랑을 해볼게요. 블로그 아니면 어디에 하겠어요 그렇죠?


저는 페이스북 디자인 프로그램 역사상 전후무후한 평점을 받았어요. 짧은 시간 동안 아무도 이뤄내지 못한 프로젝트의 갯 수, 심지어 몇 개는 론칭을 해서 데이터도 받았는데 효과가 정말 좋았어요. 석사 졸업 후 다시 돌아오라는 정식 풀타임 오퍼를 받았는데 리쿠르터와 매니저가 너무 기뻐해줬어요. 그리고, 저에게 "만약에 이 것 보다 높은 평점이 존재한다면 그것도 줄 만큼 엄청 impressive 하게 잘 해냈다"라고 말해줬죠.


따라서, 석사 후 페이스북에 정직원을 입사할 시, 제가 받을 연봉은 보너스 및 주식을 포함해 한화로 약 2억이 조금 넘게 됐어요. 주식 같은 경우엔 다른 인턴들보다 두 배 넘게 오퍼레터에 쓰여있단 것을 나중에 알게 됐죠. 게다가 2학년을 위해 대학원에 다시 돌아갔을 때 친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때도 시작점이 조금은 다르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죠 (솔직히 기뻤지만 알고 나선 조용히 지냄). 그저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던 사람에서 페이스북 인턴 때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저에게는 너무나도 행복한 시작이었죠. 얼마나 마음 편히 석사 2학년을 다녔는지 몰라요. 그리고 아직도 제가 받았던 첫 오퍼에 대한 파일은 기념으로 집에 잘 보관하고 있어요.


페이스북 광고팀 (Facebook Ads)

석사 수료 후, 제가 약 3년 반 동안 몸을 담았던 첫 직장이었던 페이스북은 정말 꿈만 같은 곳이었어요. 아침, 점심, 저녁 셰프분들께서 매일 식사를 준비하시고, 뷔페처럼 나오는 퀄리티 좋은 음식에 무제한인 음료수와 간식들,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는 정말 좋은 환경이었죠. 저는 인턴을 했었던 시애틀 오피스로 돌아가게 되었어요. 인턴 마지막 날, 오퍼를 받았을 때 캘리포니아 Menlo Park 본사로 돼있었지만 저는 갓 태어난 아들이 있었고 가정을 꾸리기에는 시애틀이 더 좋은 것 같아 리쿠르터와 얘기하고 VP분의 허락을 받아 바꿀 수 있게 되었어요. 어떻게 보면,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했더라면 (초이스가 없었기 때문에) 인생이 많이 지금보다는 또 많이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드네요.


Facebook 시애틀 오피스는 금요일 아침마다 연어가 나왔었다 - 핵존맛

시애틀 오피스는 캘리포니아 본사보다는 작지만 여기저기 포토스폿도 많아서 친구들이 방문하거나 가족이 오면 꼭 투어를 해줄 만큼 너무 잘 꾸며져 있었어요. 키보드, 마우스 등 배지로 갖다 대면 뽑을 수 있는 gadget 자판기도 있었고 항상 화덕 피자를 먹을 수 있었으며 퇴근할 때쯤엔 테이크아웃 박스에 가득히 음식을 가지고 나왔죠. 가끔 캘리포니아 페이스북 본사로 출장을 가면 캠퍼스 구경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다니고, 달콤한 디저트도 먹고, 참 재미있었어요. 그 당시에는 페이스북 로고가 적힌 가방을 타고 공항을 왔다 갔다 할 땐, 제가 마치 뭐라도 된 것처럼 자신감도 많이 생겼던 것 같아요. 뭐.. 그럴 때가 있었죠 하하


저는 입사 후, 첫 2년 동안은 페이스북 광고팀에서 일을 했어요. 인턴쉽을 페이스북 광고팀에서 했기 때문에, 회사 규정상 입사를 하고 난 뒤에는 같은 조직에 다시 돌아와야 했죠. 페이스북 광고팀이라고 하면 제가 무슨 광고 배너 같은 것을 디자인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게 아니에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을 통해 광고를 하려면 Facebook Ads Manager라는 제품을 써야 하는데 그 안에서 다양한 제품들을 디자인하는 역할이었거든요. 사실 처음에는, 페이스북에서 디자인이라면 B2B 제품보다는 B2C제품 (뉴스피드, 그룹, 메신저, 인스타그램 등)을 맡은 팀에서 디자인을 하고 싶었어요. 뭐,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그런 쪽을 선호하죠, 특히 페이스북이라면.


그런데 돌이켜보면, B2B 쪽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게 저에게는 매우 좋게 작용한 것 같아요. 더 자세히 이 글을 읽으면서 알게 되실 테지만 저는, 첫 직장을 통해 저는 많은 것을 연결해서 이루어 냈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첫 직장이 제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직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게 맞겠죠. 일단, 그 당시의 저에게 광고팀에 다시 온 것이 정말 이롭게 작용했다고 생각한 점은, 이미 함께 일해본 사람들과 다시 일하게 됐고 그분들이 저를 높게 평가해 줬다는 것 같아요. 저에게 기대도 많이 했고 만이 키워(?) 주려고 하는 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떨리고 설레는 첫 오피셜 직장의 시작을 생각보다는 부담이 덜한 상태로 일을 시작해서 좋았죠. 어떻게 보면 부담은 있었지만 좋은 motivation으로 연결되는 점이었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저는 페이스북 광고팀에서도 신생팀인 A/B 테스팅 팀에 배정됐어요. 쉽게 말해, 광고주들이 페이스북에서 광고를 집행할 때 A/B 테스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툴이었죠. 어떤 프로젝트들을 했는지 자세히 얘기하고 싶지만, 그건 다음 기회에 할 수 있는 때가 있을 것 같아요. 팀에 머물렀던 2년 동안, 저는 크고 작은 프로젝트들을 통해 많은 임팩트를 낼 수 있었어요. 저희 제품이 벌어들이는 수익도 많이 성장했고 팀원들의 숫자도 늘어나서 큰 조직이 됐었죠.

Facebook Ads 팀원들 - 오른쪽 밑이 내 매니저

제가 2018년 5월 초에 석사를 졸업하고 바로 6월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두 quarter가 (반기) 지나고 1월 평가 때 바로 IC3에서 IC4로 승진을 했어요. 팀에 들어가자마자 소규모 growth팀에서 제품의 성장을 위해 수많은 실험을 했는데 디자인 머신처럼 쭉쭉 결과물들을 뽑아냈던 것이 성공적이었어요. 약 40가지의 실험들에 대한 결과의 합이 약 600% 이상의 수익을 증가시키는 말도 안 되는 성공이 되었고 "GB가 빠르게 팀원들과 협업해서 디자인을 효과적으로 디자인한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라고 하는 팀원들의 피드백과 리더십의 결정이 저를 특급 승진으로 이끌어줬어요.


저는 팀의 대표로, 입사 후 몇 달이 되지도 않았을 때, 사내 리더십(VP 레벨)에게 효과적인 growth 디자인 프로세스와 제일 임팩트가 컸던 디자인 결과물들, 그리고 지표(metric)를 얼마나 움직였는지 등, 발표를 하게 되기도 했어요. 솔직히 어떤 자리인지도 모르고 그저 발표를 준비하고 발표를 한 것인데, 나중에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뒤늦게 깨달았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한 업적에 대한 발표를 할 수 있게 저를 push해준 저의 매니저와 팀원들에게 정말 감사했죠. 저를 참 많이 믿어줬던 것 같아요.


승진 한 후로도 제 레벨과 경력(?)에 맞지 않은 프로젝트들을 많이 맡게 되었는데, 첫 시작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욕심도 났고, 팀원들과도 잘 협업하는 법들을 배우며 똑똑하게 일하려고 항상 노력한 것 같아요. 데이터, 지표 (metric)에 대해서도 많이 공부했고,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를 항상 가지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디자인들을 intuitive 하게 빨리 만들어내는 저의 강점을 통해, 계속해서 개인적인 성장과 커리어의 수직 성장을 경험하게 됐죠. 경험이 쌓이고 제품에 대한 이해가 무르익을 때쯤부터는, 제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프로젝트들도 생겨났고, 로드맵을 할 땐 팀원들에게 저의 목소리를 내며 팀에 기여도 많이 하려고 노력했고요.


신입 디자이너 (IC3)에서 시니어 디자이너 (IC5)까지 2년도 채 걸리지 않게 고속 승진을 했어요. 그 당시 페이스북은, 6개월마다 평가를 하는 아주 칼 같은 performance evaluation 프로세스를 겸비하고 있었죠. 저는 정말로 받기 힘든 Redefines Expectation과 Greatly Exceeds Expectation이라는 평점을 계속 받았어요. 솔직히 반기가 지날 때마다 그 때문인지, 마음속에 일에 대한 momentum과 욕심이 계속 생겼어요. 그리고 challenging 한 일도 계속 저에게 다가오는(?) 느낌도 받았고요.

각각 IC3 > IC4 그리고  IC4 > IC5 승진 Letter

평가는 각 디자이너 또는 매니지먼트의 레벨마다 Meets Some > Meets Most > Meets All > Exceeds Expectations > Greatly Exceeds Expectation > Redefines Expectation으로 결정되는데, 제가 받은 평점은 보너스와 주식을 200%, 300%를 더 줬거든요. 그래서 2년이 지난 시점만 해도 제 연봉은 약 한화 4~4.5억 정도를 훌쩍 넘기게 됐죠. 무엇보다 실감이 났던 것은 회사 내에서도 어느 정도 제 평판이 생기고 Manager들, Director분들 또는 더 나아가 VP분들까지 "GB" (제 미국이름)라는 사람을 알게 된 것 같을 때였죠. 제가 봐도 인턴쉽 때처럼 너무 좋은 첫 단추를 꿰었던 것 같아요.


팀을 옮기게 된 계기 (Ads > Gaming)

페이스북 광고팀에서 나름 탄탄대로(?)를 달리면서도 항상 B2C 쪽에 대한 미련은 못 버렸던 것 같아요. 광고팀에서 잘하고 있었고 입지도 어느 정도 생기고 있었기에, 계속 있을 수 있었지만 항상 새로운 도전은 저를 설레게 했죠. 저는 페이스북이란 테크와 디자인을 선두 하는 회사에서 나름 목표가 있었어요. B2B, B2C 그리고 Future Design (예: Oculus VR)을 다 경험해 보고 나오고 싶었어요. 커리어 초반이었기 때문에 저는 여러 다양한 팀들과 다른 테크놀로지 domain을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코로나(COVID-19) 바이러스가 시작되고 얼마 후, 페이스북 내부에서는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어요. 사람들이 집에서 일하고 생활했기 때문에 페이스북 왓치, 게이밍, 온라인 이벤트 등, 회사가 우선순위로 두는 프로젝트들이 생겨났죠. 하지만, 직원들을 갑자기 충당할 수는 없어서 관련 팀들에서 내부에서 조력자들을 찾는 팀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때, 그 기회가 저에게 찾아왔어요.


페이스북 광고팀에서 가깝게 일했던 Product Manager가 페이스북 게이밍팀으로 옮겼었는데, 저에게 연락이 왔어요. "GB, 우리 팀에서 새로운 제품을 론칭하려고 하는데 디자인이 부족해. 혹시 관심 있으면 도와줄 수 있어?"라고 말이죠. 저는 사내 해커톤에도 자주 참가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도 꾸준히 할 만큼, 항상 회사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임팩트를 내고 싶어 하는 열정적인 디자이너였던 것 같아요. 친구가 저에게 제시한 기회는 회사에 생산적으로 기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팀을 굳이 옮기지 않고 B2C 쪽의 페이스북 디자인을 경험할 수 있어서 금상첨화였어요. 따라서 저는, 매니저의 허락을 받고 바로 조인했죠.


여담이지만, 이때부터인가 저는 회사 생활에서 쌓는 인맥 (connection)이 얼마나 중요한지 점점 깨닫게 된 거 같아요. 그리고 그게 제가 최근에 일했던 Statsig, 그리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Atlassian이라는 회사까지 쭉 이어지게 됐고요. "인맥"이라는 단어 한 개보다는, 함께 일 한 동료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였고 그 사람들이 디자이너를 구할 때 "GB"라는 사람이 먼저 떠오를 수 있는, 그런 인상을 심어주는 것 말이에요. 생각보다 테크에서의 "평판"이라는 게 정말 중요해요. Back channeling (뒷조사?)는 다들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내 해커톤에도 참가하여 Facebook Leadership팀에게 발표도 해봄


페이스북 게이밍팀 (Facebook Gaming)

코로나 덕분에 페이스북 게이밍팀은 (지금은 거의 없어지다시피 됐지만) 엄청 커졌었어요. 그리고 여러 새로운 제품들이 많이 기획되고 있었죠. 함께 일했던 PM이 도와달라고 한 제품은 토너먼트 제품이었는데 간단히 말해서 게이머들이 페이스북에서 토너먼트를 개최하고 진행하며 라이브 또는 비디오를 시청할 수 있는 end-to-end 제품이었죠.


팀에 조인하고 토너먼트 제품이 어디까지 디자인 됐고 개발됐는지를 처음 봤을 땐 더 실감이 났어요. 기획된 MVP의 리스트를 봤을 땐 정말 디자인해야 할 것이 많겠다고 생각했죠. 토너먼트 개최자들은 토너먼트 이벤트를 만들고 진행해야 하며 토너먼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원하는 토너먼트를 찾고 등록하며, 결과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야 했어요. 그 당시 임시로 도와주시던 디자이너분께서 어느 정도 디자인을 해놓으시긴 했지만 추가적으로 해야 하는 디자인들은 도저히 몇 주 안에 디자인을 끝내기에는 힘들 만한 큰 프로젝트였던 기억이 나네요. 웃기게도 파트타임으로 도와주는 일인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큰 사이즈의 일에 놀랬고 또 한편으로는 기대되기도 했어요. "내가 이 것을 잘 해내면 어떤 결과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죠.


저는 한번 하기로 마음먹으면 대충 하는 것을 참 싫어해요. 그리고 기대감이 적을 때 큰 결과로 놀라게 해주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아는 전략적인 사람이에요 저는! 그래서 게이밍 팀원들은 제가 파트타임으로 도와준다고 생각했겠지만 저는 애매하게 도와주는 거보다는 제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죠. "이 제품의 론칭에 내가 핵심 인원으로, 그리고 사실은 이 팀의 일원이 아니지만 기여도가 높다면..." 이런 생각을 계속하면서 스스로 motivation을 받았어요. 게다가 회사에서 코로나 때문에 우선순위를 받는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이 크고 재밌을 법한 프로젝트를... 똑똑한 사람이라면 좋은 커리어의 기회를 삼는 것이 당연할 것 같아요. 뭐, 개인적인 얘기지만 저는 살면서 그런 눈치는 잘 가지고 사는 것 같아요. 사실 이것이 바로 저의 강점이라면 강점인, opportunity sensing 즉, 기회의 냄새를 정말 잘 맡는...? 이게 뭔가 될 것 같으면 바로 달려들고 꼭 잘 해내야 한다는 그 마음가짐, 무슨 말인지 아시죠? 따라서 사실, 파트타임으로 도와주는 게 아니라 풀타임으로 투잡을 뛰었던 것 같아요.

공식적 Global Launching을 한 Facebook Tournaments

엄청난 허슬링 끝에, 2020년 4월, 토너먼트 제품이 글로벌 론칭을 했어요. 대부분의 많은 디자인을 저 혼자 해결했던 프로젝트인 데다, 페이스북 광고팀에서는 못해본 이런 큰 론칭을 해보는 것도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게다가 각종 미디어에 노출되는 이미지에 저와 제 팀원들이 프로파일과 이름을 넣는 것도 참 재미있었죠. 너무나도 성공적인 론칭이었고 미국의 유명인사들이 코로나 때 게임 자선행사를 저희 토너먼트 제품으로 진행하는 등, 익사이팅한 경험을 계속해본 것 같네요.


함께 허슬 했던 게이밍 팀의 멤버들과 특히, 위에 계신 분들이(리더십팀) 이 프로젝트는 제가 없으면 못했을 거라고 말해줬죠. 물론, 그때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하지만 더 좋았던 점은, 그분들이 계속 저에게 게이밍팀으로 조인하는 게 어떠냐고 꼬시기 시작할 때였죠.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할 때 내가 정말 뭔가 잘하고 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좋은 기회에 좋은 결과로 보답해서 자신감도 생겼고 저를 환영해 줄 것 같은 팀원들이 있었기에 저에게 이런 자연스러운 또 다른 팀의 이끌림은 매우 긍정적으로 다가왔어요. 조인하게 된다면 저의 매니저가 될 사람에게 1:1을 신청했고, 만약에 팀을 옮긴다면 어떤 성장 기회 (growth opportunity)가 있는지 물어봤던 기억이 나네요. 그분은, 저에게 토너먼트 제품을 계속 scaling 함과 동시에 게이밍팀의 주축인 Gaming Video 제품도 (Twitch, Afreeca TV와 비슷한 제품) 맡게 해 주며, 동시에 매니지먼트 경험도 해보고 싶다면 두 명의 디자이너들을 서포트할 수 있는 기회도 주겠다고 했죠. 복합적으로 디자이너 2~3년 차에 더 큰 scope의 일과 책임을 가질 수 있게 되어, 너무 좋은 커리어 스토리와 기회였어요. 따라서 광고 팀에서의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페이스북 게이밍 팀에 합류하게 됐어요.


페이스북 퇴사 후 새로운 도전: 스탯시그 (Statsig)

페이스북 게이밍팀에서의 약 1년 반 정도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광고팀 때처럼, 자세한 프로젝트들을 건너뛸게요. 하지만 나중에 또 글을 쓸 기회가 된다면 써보고 싶네요. 뭐, 페이스북의 B2C 쪽을 경험하면서 느낀 점은 "크게 많이 다르지 않다"라는 점이었어요. 제품은 항상 성장하고 디자이너의 역할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문제가 있으면 그것을 tackle 해서 solve 하는... 일은 일이죠. 솔직히 저는 B2B 쪽이 좀 더 복잡하고 어려운 것 같아요. 게다가 디자인이 비즈니스의 성장에 기여하는 것에 대해 더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광고 팀에서 디자인을 할 때 더 전략적인 디자인들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여하튼, 저는 아까 앞서 말했듯이 페이스북에서 B2B, B2C 그리고 Future Design을 경험하고 싶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저는 페이스북 게미밍팀에 있을 때도 항상 좋은 기회의 냄새를 맡으려고 했어요. AR 또는 VR 쪽의 팀을 항상 눈여겨봤는데 (재미있을 것 같아서) 마침 오큘러스에 있는 Design Director분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죠. 회사 내에서의 평판과 제가 받았던 평점과 커리어 path/growth가 중요하다고 말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오큘러스 팀에 관심을 가지고 그분뿐만 아니라 다른 매니저들과 커피챗을 하게 될 때 많이 수월했었던 것 같아요. 몇 주 동안 대화가 잘 진행되고 있었고 제가 관심 있는 팀을 여러 개 보면서 정보를 습득하고 있었는데, 참, 상상하지도 못한 기회가 회사 바깥에서 저에게 날라들어왔어요.


그 당시 페이스북 시애틀 오피스는 정말 빨리 성장했어요. 캘리포니아 본사 다음으로 시애틀 오피스가 사람이 제일 많았죠. 빌딩도 Dexter avenue, Westlake, Arbor Blocks 등 시애틀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오피스들이 늘어났고 동쪽에 위치한 Bellevue시에도 큰 오피스가 생긴다는 소식도 있었죠. 그리고 이 모든 시애틀 오피스들을 책임지는 VP of Engineering이신 분인 Vijaye Raji라는 분과 제가 연락이 닿게 됐어요.

Statsig가 탄생한 곳 - Kirkland에 위치한 작은 오피스

Vijaye는 페이스북에서 정말 유명하신 분이에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0년을 일하시고 페이스북에 10년을 다니셨는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시작해서 수많은 제품들에 기여하시며 (Facebook Marketplace의 첫 코드를 이분이 쓰심) VP까지 승진하신 레전드 오브 레전드인 분이었죠. Vijaye는 VP였고 저는 시니어였지만 이분에 비교해서는 완전 쪼렙이었기 때문에 저를 알진 못했죠. 하지만, Statsig라는 회사를 창업할 때 엔지니어 6명과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1명을 데리고 나왔는데 저와 함께 일했던 친구들이 몇 명 있었어요. 걔네들이 저를 디자이너로 추천했던 것이었죠.


친구들과 인사할 겸, Vijaye도 만나보고 회사에 대한 얘기도 좀 더 들을 겸 Kirkland에 위치한 작은 사무실에 밥을 먹으러 갔어요. 이때쯤 오큘러스 어떤 팀에 조인할지 고민도 동시에 하고 있을 때였어요. 하지만, 기회를 좀 넓게 보고 싶었고 스타트업이 좀 궁금하긴 했어요. "도대체 페이스북 VP 타이틀과 돈을 버리고 7명의 다른 Facebooker들과 어떤 것을 만들지?"라고 말이에요.


오피스의 작은 방 한 구석에서 대화를 잠시 나눴는데, 저는 바로 Statsig라는 회사의 포텐셜을 느꼈던 것 같아요. 제가 페이스북에서 제품을 디자인하고 론칭하는 과정들 속에 사용했던 수많은 internal tool들을 만드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사실 정말 말이 됐죠. 페이스북은 인프라가 정말 잘 갖춰진 회사예요. 따라서 이런 제품들도 정말 잘 구현되어 있고 쓰이고 있었지만 다른 많은 회사들은 그렇지 못한 것을 알고 있었죠.


Vijaye는 엔지니어들이 feature를 deploy 할 때 자주 쓰는 feature flag (기능 플래그) 던 지, A/B/n 테스팅 (experimentation)과 데이터 분석 (data analytics)를 할 때 쓰는 툴들을 다 만들려고 한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 제품들을 만들고 팔려면, 디자인이 정말 중요할 것이다라고 했죠. 아무래도 internal tool들은 디자이너가 따로 붙지 않거나 나중에 붙어서 UI/UX가 개판인 경우가 많은 데 그런 점들을 생각해서 디자이너를 스타트업이 시작하자마자 뽑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도전하게 된 계기 (Facebook > Statsig)

Vijaye와의 첫 만남이 끝나자마자 "우리가 찾는 디자이너가 바로 너야"라고 하더라고요. 이미 뒷조사(?)는 마친 상태인 것 같았어요. 저를 전혀 모르는데 저에 대한 많은 것을 알고 있고 페이스북에서의 평점과 업적에 대해서도 슬쩍 말을 하더라고요. 솔직히 저도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집에 오자마자 회사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자세히 적어서 Vijaye에게 이메일로 보냈죠.


하하, 답장은 정말 칼같이 바로 오더라고요. 그리고는 Zoom콜로 바로 알려주겠다고 했어요. 확실히 빨리 일처리를 하고 의사결정이 딱딱 칼 같은 사람들은 "나는 너를 정말 원한다"라는 느낌을 팍 줄 줄 아나 봐요. 그래서 저도 강한 이끌림을 받은 것이 분명하고요. 제일 놀라웠던 점은 (스타트업 씬에 대해서 잘 모를 때였지만) 이미 $10M (약 120억)의 펀딩이 유명한 Sequoia Capital에게서 투자를 받았던 점이었어요 (Series A). 제품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심지어 회사가 시작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는데... 알고 보니 Lead investor분인 Mike Vernal이란 분이 (전 페이스북 VP of Engineering) Vijaye의 예전 매니저였는데 평판, 커넥션, 제품의 포텐셜 등,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미리 약속이 되어서 Vijaye가 페이스북 퇴사를 하고 나온 거더라고요. 역시 Founder의 중요성... 나중에 Vijaye의 커넥션 만으로만 가져온 계약만 생각해도.. 인정이죠.


정말 빠른 속도로 오퍼레터를 보내줬는데 물론, Statsig라는 초창기 스타트업을 조인하게 되면 제가 페이스북에서 받고 있는 고액의 연봉을 놓고 나와야 했어요. 절대로 맞춰주는 구조가 아니죠 스타트업이... 하지만 스타트업은 스톡옵션이죠! 저에게 0.5%~1% 정도의 지분을 제시했어요 (자세히는 말 안 할게요). 엄청나게 파격적인 제안이라고 들었지만 스타트업에 대해 잘 모르는 저는, 바로 리서치에 들어갔죠 (ㅋㅋ). 그리고 이게 아무리 스타트업이 갓 시작했다고 쳐도, 제 연차와 경험을 생각하면 정말 좋은 오퍼라는 것을 여러 사람들의 도움에 의해 알게 됐어요.


그리고 뭐, 뒤도 안 돌아보고 바로 사인했죠.


페이스북에서의 꿈만 같던 빠른 기차를 달리던 저의 삶을 뒤로한 채, 아무것도 없는 8명의 직원이 있는 이름 없는 스타트업에 조인한 게 바로 2021년 4~5월입니다. 그리고 이 회사에서 앞으로 약 3년간 엄청난 성장을 이루어 내게 되는 짜릿한 경험이 펼쳐졌어요.

나의 손을 거쳐간 Statsig 제품


Design Lead로써의 첫 경험, 내가 처음 한 일

입사했을 때 저의 타이틀은 Design Lead였어요. 그냥 쉽게 말해, 디자인 총책임자인데.. 책임질 제품도 아직 없었고 (ㅋㅋ) 밑에 매니징 하는 디자이너도 없었고, 뭐 그냥 타이틀도 상관없었어요 (ㅋㅋ). 제품을 이제 만들어야 했지만 솔직히 그 뭐랄까, 제품을 파는 것에 대한 상상은 잘 안 해본 것 같아요. 오히려 못(?) 해 봤다고 해야 하나..? 정말 멀어 보였어요 그 순간이.


입사 후 가장 먼저 한 것이 두 가지가 있어요. 한 가지는 못 생긴 로고를 바꾼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스탯시그 디자인 시스템을 만든 것이죠. 로고 같은 경우에는 대표님이 Fiverr에서 50불에 주고 만든 거라 바꾸는데 큰 지장이 없었어요. 팀원들 모두 다 너무 좋아했어요. 그런데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게 됐던 이유는 정말 깊은 생각을 통해 내린 결정이었던 것 같아요.


대부분 B2B에 있는 초창기 스타트업들은 디자인에 집중을 하지 않아요. 지금은 많이 바뀌고 있는 추세인 것 같지만, 그 이유는, 제품이 일단 product-market-fit (PMF)이 되려면 feature들이 구현이 되고 고객들이 어느 정도 쓰기 시작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엔지니어들이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지, 디자인이 중요하지 않거든요. 따라서 디자인 시스템에 대한 투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게 대부분이죠.


하지만, 이것은 제가 풀어야 할 숙제였어요. 페이스북이란 회사에서 보고 배운 것들이 정말 많았기 때문에 떤 미래를 그려야 할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어요. 잘 짜인 디자인 시스템, 그리고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디자이너의 workflow... 정말 효율적인 동시에 디자이너와 엔지니어가 동시에 정말 빠르게 움직이면서 제품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필요 요소예요. 하지만, 지금 당장 앞에 펼쳐진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했고 어느 정도 functional 한 기본적인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자는 결론을 내렸죠. 그리고 2~3주 동안 뚝딱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어냈어요. 그리고 Statsig Design System은 저희가 지금까지도 빨리 움직일 수 있고 제품의 사용성 와 심미적인 면들을 동시에 잡아주며, 회사가 이렇게 까지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툴이 되었죠.


저는 한 가지에 중점을 두었어요. 그것은 바로 Statsig가 pivot을 할 것인지 아닌지... 말이에요. 저는 Statsig가 어떤 이유 때문에 탄생했고 우리가 어떤 제품들을 만들 것을 미리 알고 있었죠. 왜냐, 페이스북에서 썼기 때문에 어떤 툴인지는 알았잖아요. 따라서 저희가 감히 pivot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version one의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한 것이죠.


B2B에 데이터 관련된 쪽에 필요한 기본적인 디자인 요소들이 있는데 (예: button, dropdown, card, table, banner, toast, chart, graph 등) 그런 것들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틀을 내가 잡아준다면 나중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죠.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것 또한 제가 페이스북에서 경험한 것에 대한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디자인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글을 여기에 썼어요.

정말 많은 역할을 해준 효자 - Statsig Design System


여러 가지 모자를 써야 하는 스타트업 디자이너

제가 기록한 1년 동안 Statsig에서의 삶은 여기에서 읽으실 수 있어요. 1년 동안 저는 혼자 제품의 모든 것을 디자인하고 웹사이트도 디자인하며 심지어, 마케팅 관련 일도 했어요. 하루하루 정말 바쁜 나날들을 보냈기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뿌듯했어요. 스타트업에 대한 것도 많이 배우고 회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많이 보고 듣고 경험했죠.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속도로 고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결국 Series B도 Sequoia Capital에서 재투자를 하는 등, 시장이 좋이 않았어도 저희는 저희만의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었어요.


점점, 고객이 늘면서 feature request가 늘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사이즈의 고객들은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들을 둘러보며 POC (proof of concept) 단계를 거치며 저희에게 꼭 필요한 리스트의 체크박스들을 내밀었어요. 따라서 저희가 가진 roadmap item, feature request item, 그리고 contract requirement item 등 저희가 만들어야 할 것들이 점점 늘었기에 저 혼자는 더 이상 감당이 되지 않았죠.


그래서 저와 함께 이 여정을 이어나갈 디자이너들을 뽑기 시작했고 마케팅팀이 생겨남과 동시에, 브랜드 디자인 또한 제가 하나의 centralized design function으로 만들기 시작했어요. 항상 실무 (Individual contributor)의 길을 걷다가 매니지먼트를 함께 병행해야 하는 역할로 성장을 하게 된 것이었죠. 하지만 그래도 매니지먼트 100%, 디자인 실무 100%의 일을 둘 다 해야 했어요. 솔직히 초반에 새롭게 들어온 디자이너들이 있을 때면 그 친구들을 도와주랴 시간이 더 많이 들었었죠.


Head of Design, Director로 승진

제가 기록한 2년 동안 Statsig에서의 삶은 여기에서 읽으실 수 있어요. 회사가 빠른 성장을 하게 되면서 저도 함께 성장을 했어요. 항상 디자인 총괄 역할을 해왔지만, Head of Design이라는 타이틀을 받고 본격적으로 회사의 중책을 맡게 됐죠. 매주 대표님과 각 function의 헤드들끼리 모여 회사의 비전과 목표, 그리고 문제점들을 거침없고 솔직하게 얘기하면서 중요한 결정들을 함께 내리게 됐어요. 게다가 매주 수요일저녁에는 2시간 동안 함께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서로 피드백도 주고받고 미팅 때 못다 한 얘기들도 계속 이어가기도 했죠. 분기별 Board meeting에도 참여하면서 회사의 미래를 함께 그리며 중요한 결정을 함께 하는 이전에는 해보지 못한 진지한 경험들을 많이 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아무래도 회사에서의 "짬"이 있었고 짧은 역사이지만 회사의 모든 과정들을 다 알고 있는 것이 정말 큰 힘이 되었죠. 게다가 아무것도 없을 때 기여하는 것에 대한 임팩트가 원래 가장 큰 법이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리스펙트도 생기면서도 어떤 식으로 나를 보여줘야 할지, 내 팀은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제품은 어떤 뱡향으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들을 계속했던 것 같아요.


계속되는 회사의 성장

어느 순간부터 인지 정말 말도 안 되게 잘 나가는 많은 회사들부터 시작해서 크고 작은 많은 회사들의 관심으로 세일즈 팀은 바쁜 나날들을 보내게 됐어요. 그리고 정말 내로라하는 많은 회사들과 계약을 맞게 되면서 한화 100억 돌파를 2년이 조금 넘는 시점에 이루어 냈어요. OpenAI 뿐만 아니라 Microsoft, Notion, Figma, Flipkart 등 수직성장을 계속하게 됐죠. 하지만 그러면서도 "아직 우리의 exponential curve는 오지 않았다고 얘기를 했죠"


파운딩 멤버 8명 뒤에 첫 hire인 9번째 직원으로 입사해서 회사 직원이 70~80명이 되는 때까지 저는 정말 열심히 달렸어요. 밤낮이 없었고 평일과 주말의 경계도 모호했죠. 회사에 대한 유대감과 사랑, 그리고 헌신이 최고의 정점에 있었고 저는 이 모든 과정을 제 소셜미디어에 기록해 나갔었죠.


후... 정말 많이 썼네요. 이제 좀 지치네요!


새로운 도전: 아틀라시안 (Atlassian)

솔직히 Statsig에서 뼈를 묻을 생각이었어요. 왜냐면, 3년간 스타트업에서 힘들게 일하면서 너무 즐거웠거든요. 게다가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고 좋은 팀원들이 있는 스타트업이 정말 존재할까는 생각도 했고요. 항상 새로운 milestone들이 있어서 뭔가를 이루어낼 때마다 정말 행복했고 성취감이 대단했죠.


그래서 그런지, 제가 직장을 옮긴다는 것을 알렸을 땐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어요. "GB, 직장을 왜 옮겨?" "GB, 스탯시그에서 엄청 재미있게 열심히 일하는 것 같았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어?"라고 말이죠.


3년 동안 스타트업에서 24/7 일하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어요. 회사를 갈 때면 너무 행복하고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있을까?" "이번 달엔 또 어떤 큰 고객이 우리와 계약을 맺을까"라는 설렘이 너무 좋았죠. 게다가 Series C를 가고 IPO (상장)를 하거나 값비싸게 팔리거나, 이런 행복한 고민도 많이 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삶이었죠. 거기에 따라오는 개인적인 성장, 성취감 그리고 경제적 자유, 정말 많은 것들을 꿈꾸고 달려온 3년이었어요.


2023년 겨울쯤 몸이 정말 아프기 시작했어요. 코로나인지 독감인지 모르겠는데 거의 한 달 동안 기침을 하고 정말 심각하게 아팠던 것 같아요. 침대에서 거의 못 일어나면서 제 삶을 돌아보고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됐는데, 스타트업에 몸과 마음을 다 주면서 삶에 놓치고 있던 부분들이 정말 많이 느껴지더라고요. 어떤면으로는 가족한테서 너무 이기적인 것 같기도 하면서 기한 없는 기다림과 끝이 없는 것 같은 여러 것들이 한꺼번에 오더라고요. 솔직히 이때만 해도 이직할 생각이 100점이 최고점이라면 0에서 20점(?) 정도뿐이었거든요.


회사를 옮기게 된 계기 (Statsig > Atlassian)

침대에서 콜록콜록거리면서도 계속 미래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지금 다니는 Statsig에서 너무 행복했기에 굳이 다른 곳을 생각하지는 않았어서 조금이라도 고민하고 있는 제가 좀 낯설었어요. 긴 고민 끝, 결정을 어느 정도 내렸을 땐 대표님께 묵묵히 말씀드렸죠. 어느 정도 확고히 마음의 결정이 내린 시점에서는 대표님도 저를 굉장히 서포트 많이 해주셨던 것 같아요. 참, 저희 대표님은 인맥도 성격도 정말 좋으신 것 같아요.


굉장히 빠르게 전개됐어요. 불과 2~3주 만에 Meta, OpenAI, Stripe 등, 많은 가능성 있는 기회들이 있었고 얘기가 되려고 하는 시점이었어요. 하지만 어느 날, 링크드인 Feed를 보는데 페이스북에서 함께 근무했던 저와 친한 그 당시 IC8 레벨 (정말 높은 레벨 ㅎㄷㄷ) 엔지니어가 라이크 한 포스트가 보였어요. 그것은 바로, Atlassian이라는 회사의 Growth팀에서 디자이너를 뽑는다는 Hiring manager의 포스팅이었죠. 그 친구는 작년에 페이스북을 나와 Atlassian에 Distinguished Engineer라는 IC의 최정점에 있는 VP level 엔지니어 두 명 중 한 명으로 근무하고 있었죠 (심지어 다른 한 분도 Ex-Facebook).


그 링크드인 포스팅은 제가 예전 페이스북 광고팀에 있을 적, 다른 팀이었지만 어느 정도 알고 있던 Design Director 분께서 하신 포스팅이었는데, 아틀라시안의 VP of Design으로 가셨더라고요. (아 참, 아틀라시안을 모르시는 분들을 찾아보시면 되지만 B2B 제품이에요, Jira 또는 Confluence라는 제품으로 유명한 상장된 기업입니다). 그분 께서 새로 조인하시고 팀을 꾸리시는데 높은 레벨의 디자인 실무자 (IC)들을 뽑는다는 포스팅이었어요. 제가 관심 있게 봤던 점은 Growth org라는 점이었죠. 왜냐하면 저는 저의 7~8년 커리어가 전부다 growth와 관련됐기 때문이죠. 그래서 조금은 궁금하기도 해서 제 친구한테 스크린 캡처를 해서 바로 보내봤어요. 그랬더니 친구가 바로 "오 GB, 관심 있어? 바로 연결해 줄게" 하더군요. 크.. 역시 커넥션의 중요성.


뭐... 정말로 이렇게 시작됐어요. 30분 만에 이메일을 쏴주더니 어느새 그다음 날에 그 분과 미팅을 하고 있는 저를 볼 수 있었죠. 그리고 그 너무 순조롭게 모든 과정들이 진행됐고 어느새 full loop (일주일 정도) 인터뷰가 잡혔어요. 다른 회사들 보더 훨씬 빨리 진행돼서 정신이 없었네요.


왜 다른 회사들을 제쳐두고 Atlassian에 관심이 생겼냐고요?

일단, Atlassian은 최근 들어 culture shift가 진행되고 있는 아주 흥미로운 단계예요. 20년 전, 호주에서 시작된 지금은 미국, 인도 등을 넘어서 글로벌하게 성장을 해서 IPO까지 이루어 냈죠. 하지만, 현재에는 많은 경쟁자들이 생겨나고 있고 상장된 기업이니 만큼 계속 성장을 보여줘야 하죠. 따라서 최근 1~2년 간, Facebook (Meta)에서 많은 리더십분들이 가셔서 새롭게 탈바꿈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각 function의 VP들과 디렉터 분들이 페이스북 출신으로 바뀌어가고 있고 심지어 저와 어느 정도 잘 아는 Rajeev라는 분도 CTO로 가셨죠 (어떻게 아는지는 뭐 굳이 설명하지 않을게요).


그리고 Growth를 위해 많은 A/B Testing을 하려고 하고 엔지니어링과 프로덕트 컬처를 바꾸고 up-level 하려고 하는 단계인데 Statsig와도 계약을 맺어서 회사에서 점점 더 빠르게 움직이려고 하고 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페이스북 출신, Statsig, A/B Testing, 아는 사람들 등등 많은 다양한 것들이 긍정적인 교집합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이미 커질 대로 커진 Meta 또는 다른 스타트업보다는 Atlassian을 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요. 그리고 반대로, 저의 커리어 트랙이 이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맞기도 해서 기회 자체도 저에게 더 좋다고 생각했죠.


결국, 제가 페이스북에서 있을 당시 받았던 좋은 평점과 엄청나게 빠른 승진 곡선, 그리고 스탯시그에서 이뤄낸 성과들을 Atlassian의 리더십의 많은 분들이 되게 긍정적으로 봐주셨어요. 그리고 저의 허슬링 하는 모습, 비즈니스에 접근하는 디자인 방식과 다른 여러 강점들을 자세히 말씀하시면서 "네가 지금 우리 회사의 디자이너들을 up-level 할 수 있는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도 찬사+설득을 하시더라고요. 제가 이 포지션에 관심을 표현할 때도 저와 페이스북에서 함께 일했던 분들이 (VP/디렉터 급) 저를 강력히 추천했다고 들었어요. 약간 오그라들지만 "오 GB가 스탯시그를 나와서 여기를 오려고 한다고?" 라면서 요.


심지어 이 잡 포스팅을 쓰신 분도 (현재 제 매니저) 페이스북에서의 저의 평판과 제가 받은 평점에 대해서 아시고 계시더라고요. 알고 보니 회사에서 평가 프로세스를 진행할 때 그 프로세스를 Lead 하고 총괄하신 분이시더라고요. 여하튼 뭐,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인지 분명 새로운 회사를 가는데, 몇 십 명의 분들이 저의 강력한 스폰서(?)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집 같이(?) 느껴질 것 같은 기분도 들어서 관심은 점점 커진 것 같아요.


새로운 도전. 엄청난 부담. 하지만 잘 해낼 거야!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2주 간의 빠른 인터뷰 프로세스를 지나고 2024년 2월에 잡 오퍼를 받았어요. 이직을 해야 하나라고 생각하고 2달도 안됬던 시점이었던 것 같아요.지금 이제 디자이너 커리어 인생 7년 차인데 정말 말이 안 될 만큼의 오퍼를 줬어요 (한화 연봉 10억 이상).


회사 내에서는 현존하는 가장 높은 IC level 디자이너인 포지션이더라고요 부담스럽게도... 저는 저를 뽑으신 VP of Design께 보고를 하는 체계고 저와 같은 선상에 있는 분들은 다 Head of Design, Director 분들이에요. 제 매니저 위에는 디자인을 총괄하시는 SVP of Design이신 찰리라는 분이 계시는데 제가 페이스북 게이밍팀에 있을 당시 페이스북 App을 총괄하시던 VP of Design으로 계셨었어요. 조직도를 보면 저는 상당히 위에 있더라고요, 스탯시그에서 이런 큰 회사에서 멀어지다가 다시 들어오니 좀 신기하기도 했죠.


Growth조직은 회사의 모든 주요 제품들위에 수평적인 조직으로 존재하는데, 약 700명 정도 (전 직원은 약 13000명) 있더라고요. 지금 회사에서는 가장 중요시되는 조직이고 C레벨 분들의 힘을 잔뜩 받아서 추진력을 받는 조직이죠. 저와 같은 선상에 있는 Head of Design분들과 저의 차이점은, 저는 IC (Individual Contributor)라는 점이에요. 저는 그분들처럼 밑에 매니저들 또는 시니어+ 급 디자이너들을 두는 매니지먼트를 역할을 수행하지 않고 직접 실무 디자인을 하는 역할이죠.


보통 디자이너들이 팀에 귀속되어 제품을 계속 디자인해 나가며 발전시키는 반면에, 저는 신기하게도 팀이 없이 여러 군데를 왔다 갔다 해야 해요. Growth조직 내의 모든 팀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맡기도 하면서 CEO분들이나 다른 C-레벨 또는 VP분들이 필요로 할 땐 제 매니저가 저를 이리저리 밀어 넣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지금 일을 시작한 지 두 달째인데 C-레벨 분들 미팅에 들어가서 여기저기 다른 팀들과 일도 하고 급한 불을 끄고 피드백도 주고 새로운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Product strategy와 experimentation에 더더욱 집중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직접 디자인도 하지만 항상 시니어 급 디자이너들과 함께 일하는 대신 저는 strategy 또는 boxes and arrows들을 좀 더 많이 그린 후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일을 밀어주는, 이런 다양한 역할도 하는 것 같고요. 게다가 글도 많이 쓰고 비디오로 생각을 찍기도 하고, 새로운 일들의 방식에 적응해 나가면서 전반적으로 저의 influence와 scale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는 단계인 것 같아요.


제 매니저는 저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있어요. 그리고 저를 전적으로 믿어주고 계시고요. 게다가 Growth 조직의 VP of Product와 VP of Design, 그리고 VP of Engineering 이 세분이 중축이신데 다 저를 쭉쭉 밀어주고 계세요. "GB, 하고 싶은 거 다 해. 블락되면 말해 우리가 해결해 줄게" 이러면서요.


Meta와 달리 Atlassian의 디자인은 계속 up-level 돼야 하며 빨리 움직일 줄 알아야 하고, 많은 experimentation을 통해 비즈니스적인 사고와 critical thinking을 수반한 디자인 방식들을 저보고 많이 전파하고 가르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조만간 office hour도 주기적으로 열어서 디자이너들이 실험을 위한 디자인들을 가져오면 그것들을 더 좋은 쪽으로 인도하라고 하는 organizational contribution도 해야 하고요.


새로운 직장에 와서 새로운 직책을 맡은 지 두 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동료들과도 많이 친해진 것 같고, 입지도 굉장히 안정되고 있는 것 같아 행복하네요. 입사하기 전에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과연 내가 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 내가 그만큼 성장한 것이 맞나?"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첫 한 달을 정말 알차게 보내려고 노력 많이 했거든요. 게다가 운이 좋게 온보딩 첫 주부터 시드니 본사에 가서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지금까지 벌써 샌프란시스코, 텍사스 등, 여러 군데를 왔다 갔다 하며 바쁘게 일을 하고 있네요.


하지만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일과 저에게 다른 많은 분들이 기대하시는 일들을 계속해나가야 하는 부담감이 정말 크게 다가오는 것 맞아요. 하지만 저는 항상 그런 자리에 있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 나의 가능성을 봐주고 기회를 준 후, 제가 잘 헤쳐나가서 결국에는 더 많은 기회들을 가져오는... 그런 순환고리의 경험을 지난 6~7년간 경험하면서 정말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이제는 회사 생활도 잘하고 눈칫밥도 잘 먹고 다니고 어느 정도 정치(?)도 정치라면 잘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의 새로운 직장에서의 미래가 참 기대되네요. 저에게 회사가 투자하는 만큼, 저도 그만큼 역할을 충실히 해야겠죠? 그럼 이 긴 글을 이만 쓸게요... 정말 하고 싶은 훨씬 더 많은데 링크들로 대체해서 아쉽긴 하네요. 나중에 이런 경험들을 책이나 다른 소재로 얘기해 볼 날들이 오겠죠? 그럼, 이만...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근배, GB 파이팅! 또 새로운 미래를 향해



아틀라시안 오피스 출입증도 찰칵!
Sydney 본사에 위치한 내가 좋아했던 장소
Sydney 본사에 있는 식물이 가득한 오피스 장소
출장은 비즈니스로 끊어주는 회사의 flex
Growth Design Leadership Team - 몇 명이 못 옴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부모님과 통화 후 셀카도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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