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디자이너로 많은 성장을 했다고 느꼈고, 따라서 이직을 결심했다
2021년 5월, 나는 정들었던 페이스북을 떠나 한 초창기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다. 3년 동안 신입 디자이너에서 시니어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나는 두 개의 팀을 거치며 페이스북에서 근무했는데, 첫 번 째 팀은 Facebook Ads의 Split (A/B) Testing 팀으로 페이스북의 주된 수입인 광고인 B2B 쪽을 경험했고 두 번째 팀은 Facebook Gaming 팀으로 좀 더 페이스북의 B2C 쪽을 경험했다.
두 가지 제품을 쓰는 사용자들의 특성도 많이 다르고 미디움(광고 쪽은 데스크탑 만, 게이밍은 모바일 포함)도 달랐기 때문에 서로 다른 색다른 디자인 경험을 했지만, 결론적으로, 페이스북에서의 경험을 통해 디자인이 어떻게 데이터를 통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많은 것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디자이너로 단지 픽셀을 푸쉬하면서 프로젝트들을 해치우는 것뿐만이 아닌, 팀이 신경 쓰고 있는 데이터와 지표에 함께 관심을 두고 고민하면서 제품 디자인에 좀 더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 디자인의 방향성에 도움이 될만한 데이터들을 팀원들에게 상시 요구 또는 참고하여 문제에 대한 가설을 수립하고 해결 방안들을 제시했다. 또한,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데이터와 사용자의 반응에 따라 일의 우선순위의 바뀜을 이해하는 유연성도 기를 수 있었다.
이 글을 통해 내가 페이스북에서 경험했던 데이터에 대한 중요함과 실용성에 대해 설명해보고 내가 왜 잘 다니던 페이스북을 뛰쳐나와 초창기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는지에 대해서도 차근차근 얘기해보고 싶다.
첫 2년 동안 근무했던 팀은 페이스북 광고의 Split (A/B) Testing이란 팀이었다. 우리 제품은 광고주들이 매일 사용하는 광고 집행용 툴인 Facebook Ads Manager에서 하나의 forked experience로 존재했다. 일반적으로 광고 A/B 실험을 하려고 하는 광고주들은 어느 정도의 자본을 가지고 있으면서 전략적인 방향성을 검증하려고 하는 데이터에 관심이 많으며 도전적인 기업들이 많았다 (sophisticated marketers). 하지만, 누구나 광고 초보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Facebook Ads의 생각을 담아, 제품 안에서 (design & content) 그 균형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렇다면 왜 광고를 Split (A/B) Testing 하는 것일까? 단적인 예를 들어, 크리스마스 세일을 맞아 한 의류회사에서 페이스북 광고에 1억을 쓰고 싶은데, 세 가지의 광고 시안 중 어떤 것이 웹사이트 트래픽 증가에 더 효과적일지 모른다고 가정해보자. 뇌피셜에 의존해서 한 가지 시안에 1억을 올인해야 할까? 아니면, 각각 1/3 정도의 돈을 나눠 쓰는 것이 좋은 방법일까? 결과가 어떻게 되든 만족스러울 수도 있지만, 금액이 커질수록 큰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 따라서 페이스북의 Split Testing 제품은 이것을 과학적으로 더 저렴한 가격에 입증해준다. 예를 들면, 1000만 원 정도를 세 가지 시안에 각각 1/3(~333만 원)을 배분하여 A/B 실험을 진행하면, 며칠 간의 실험 데이터를 토대로 광고의 목적에 효과가 가장 좋았던 시안을 알아낼 수 있게 된다 (시안마다 지정한 비슷한 타겟 사용자들에게 페이스북이 랜덤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1억 중 나머지 9000만 원을 더 효율적으로 또 자신 있게 쓸 수 있게 도와준다. 추가적으로, 광고주들이 생각했던 가설을 입증하거나 꾸준히 사용자들에게 어떤 방법이 통하는지를 실험을 통해 배움으로써 차후 광고 전략에 대한 인사이트를 자연스럽게 취득할 수 도 있는 장점이 있다.
Facebook Ads Manager에서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광고의 목적 (website traffic, conversion 등), 사용자 타켓팅 (age, gender, interests 등) 그리고 필요한 광고 에셋 (image, video, content 등) 들을 입력해야 하는 사용자 경험을 거친다. 그 안에서 Split Testing은 제일 상단에 위치한 "너 Split Testing 할 거야?"라는 토글(toggle)이 있었다. 만약 "할래"라고 클릭한다면 실험하고 싶은 목적에 따라 여러 다른 변수(variation)들을 넣을 수 있도록 UI를 제공했다 (예를 들어, 어떤 광고 에셋이 웹사이트로 더 많은 사람들을 이끄는지에 대해 실험을 하고 싶다면 서로 다른 이미지 또는 비디오를 여러 개 올릴 수 있음).
처음 제품의 시작점(entry point)을 여기로 잡았었던 이유는, 많은 광고주들이 처음부터 자신들의 광고 전략을 A/B 실험을 통해 입증하려고 하는 user intent가 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A/B 실험을 생각하고 오는 광고주들 뿐만 아니라 이미 진행되고 있는 광고 캠페인에 대해 실험을 해보고 싶어 하는 광고주들도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즉각적으로 진행되는 광고에 대한 optimization을 하려고 하는 행위). 따라서 탄생한 Iterative Testing이라는 제품은 내가 팀에 첫 조인했을 때부터 만들었는데 2년 동안 우리 팀이 엄청난 성장을 할 수 있게 하며 Facebook Ads란 큰 팀에서의 존재감과 입지를 더 드러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예전 페이스북 디자인 공식 미디움에 게재했던 이 글과 이 글처럼, 나는 광고 쪽에 대한 공감대가 많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디자인에 접근하며 제품을 발전시켜야 하는지 많이 배웠다. 그리고 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디자인에 필요한 정보들을 취합해서 디자인에 녹여내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많이 키웠다 (굳이 광고에 대해 통달하지 않아도 됨). 아무래도 A/B 실험에 관련된 제품이다 보니 통계와 데이터 값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법 또한 많이 연습하게 됐고 (graph, chart, table, dashboard 등에 필요한 UI pattern 등), 지금 새로운 회사에서의 내 역할을 하는 데 있어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 팀에서 일 한 2년 동안 개인적으로 정말 큰 성취감을 느꼈는데, 한 가지 제일 자랑스러웠던 점을 꼽자면 Facebook Ads Manager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툴바에 "A/B Test" 버튼을 넣은 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매일 쓰는 이 위치에 하나의 큼지막한 버튼을 넣는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제품이 day-to-day 광고를 집행하는 광고주들에게 있어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광고 전략의 best practice 이기도 함). 결국, 이 high visibility entry point는 우리 팀의 성장에 많은 전략적인 도움이 됐다. 아까 소개했던 토글처럼, 복잡한 기본 광고 셋업 과정의 forked experience에서 멀어져, 하나의 포커스 된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으로 재탄생하게 해주는 시발점이 되었다. 이 작은 버튼이 남들이 봤을 땐 대수롭지 않을 수 있지만, 1년 반 동안 수많은 팀들과 협업한 후 맺은 결실이었기 때문에 너무나도 뜻깊었다. 웃긴 일화로, 우리가 버튼을 넣은 후 수많은 팀들이 자기네들 버튼도 넣고 싶다고 Ads Manager 툴바를 관리하는 팀에게 문의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툴바에 어떤 action이 우선순위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principle에 대해 많이 고민하기도 했다.
작년 코로나가 터지면서 페이스북 내에서는 특정 팀들과 제품들을 시기적절하게 밀어주는 변화가 있었다 (Facebook Rooms, Online Events, COVID Info Center 등).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비디오에 시청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에 페이스북 엔터테인먼츠 팀에 대한 투자도 엄청 커졌다. 엔터테인먼츠 안에 속한 페이스북 게이밍도 많은 직원 수를 늘리고 제품의 개수를 확 늘리면서 투자를 많이 받았는데, 그중 하나는 단 몇몇의 직원들만 만들던 Facebook Tournaments라는 제품이었다.
처음에는 자체적으로 게이밍 그룹이 있는 대학교나 작은 커뮤니티를 타켓한 오프라인 용 제품이었는데 코로나에 맞춰 온라인 토너먼트를 호스팅 할 수 있는 제품으로 탈바꿈하려고 하고 있었다. 따라서, 제품의 변화를 주기 위해 추가적인 인원 모집을 (엔지니어 및 디자이너) 회사 내부에서 지원자 형식으로 찾고 있었는데 마침 예전 Split Testing 팀에서 같이 일했던 PM이 게이밍 팀으로 옮긴 터라 도와달라고 연락이 왔었다. 더 많은 일들을 하고 싶은 열정이 넘치던 시기였기에 Split Testing 팀의 일들을 하면서도 토너먼트 제품을 사이드 프로젝트로 진행하며 새로운 팀원들과 일을 하기 시작했다. 몇 주 간의 밤샘 작업을 통해 성공적으로 글로벌 런칭을 하게 됐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 B2B 쪽과는 다른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서 색 달랐다 (각종 미디어 스포트 라이트도!). 대부분 페이스북에서 일을 하면 이미 존재하는 제품을 개선시키는 1>2 프로젝트들을 더 많이 하게 되는데 토너먼트는 0>1 (제로 투 원) 이란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해 줘서 너무 재미있었을뿐더러, 자연스럽게 팀을 옮기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팀을 옮길 때 사실 고민이 참 많았다. 앞서 말했듯이 Split Testing 팀의 미래를 더 반짝이게 해 줄 "A/B Test" 버튼을 고난 끝에 넣었는 데다가 지금까지 10배 넘는 성장을 이루는데 일조했기 때문에 나에게 더 많은 책임감 있는 역할을 리더십에서 시키고 싶어 하는 것을 매니저를 통해 들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의도치 않게 기존 팀과 새로운 게이밍 팀 사이에서 정신적 줄다리기를 하게 됐다. 그렇게 몇 주를 고민하는 도중, Gaming Video라는 게이밍팀의 핵심 팀 중 하나인 곳에서 있던 시니어 디자이너가 다른 팀으로 옮기는 바람에 디자이너 공석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게이밍팀의 매니저는 만약 내가 합류한다면, 토너먼트 제품뿐만 아니라 그 제품도 맡게 해 준다고 약속했다. 추가적으로, 내가 경험해보고 싶은 매니저의 역할도 겸임할 수 있게 두 명의 계약직 디자이너들을 매니징 해보라는 매력적인 제안도 해버렸다. 개인적으로 제품들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 보였고 커리어의 성장을 위해 나에겐 여러모로 나에게는 매력적인 기회였기 때문에 결국 수락했다.
Gaming Video Discovery팀은 fb.gg (페이스북 게이밍 제품의 랜딩페이지)로 이어지는 각종 top-of-funnel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는 팀이었다. 주된 업무는 Newsfeed, Groups, Events, Watch 및 페이스북의 수많은 high traffic and high engagement 제품들 속에서 페이스북 게이밍으로 이어지는 유의미한 다리를 짓는 역할을 했다. 페이스북이 가진 막대한 사용자의 데이터를 통해 게임을 캐주얼하게 좋아하는 사람들부터 특정 게임의 매니아들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들에게 그들이 다양한 페이스북의 제품들과 상호작용을 할 때, 적절한 타이밍에 페이스북 게이밍을 소개하고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사용자들을 페이스북 게이밍이란 제품으로 acquire 하려고 노력했다.
0>1의 토너먼트 팀과 1>2의 게이밍 비디오 제품은 나에게 정말 색다른 경험을 주었다. 토너먼트 팀에서 하나의 핵심 리더로서 어떤 데이터가 우리 제품의 성공과 마일스톤들에 있어서 중요한 지표가 되는지에 대한 exercise를 많이 해볼 수 있었고 그것들을 토대로 제품 성장에 기여하는 아이디어들과 로드맵을 만들어나가면서 제품을 계속 성장시켰다.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다른 페이스북 제품들과는 훨씬 적었기 때문에 (샘플 小) 우리가 세운 가설을 입증하고 그로스 해킹을 위한 실험들에 있어서 좀 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했다.
반대로 게이밍 비디오 팀에서는 방대한 데이터들 중 우리에게 중요한 시그널이 되는 점들을 (gaming interests, # of gaming groups joined, gaming video watch hours 등) 많이 레버레지 하면서 일을 했는데 우리가 분석 및 추출 가능한 데이터뿐만 아니라 그 데이터들이 사용자 경험/퍼널 (funnel)에 있어서 어떤 연관관계를 가지는지에 대해 더 파고들었다. 쉽게 말해, 무작정 우리 제품에 들어오라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프로모션을 하기보다는 특정 사용자의 유니크한 사용자 경험 과정에서의 효율적/효과적인 upsell을 하는 것 말이다.
페이스북처럼 사용자들의 대한, 그리고 그들이 페이스북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기업에서 프로덕트 팀들은 어떻게 일을 할까?
사내에는 다양한 데이터 분석 및 실험을 위한 툴들이 존재한다. 많은 양의 데이터 중 필요한 키워드를 통해 query 함으로써 팀이 신경 쓰고 있는 또는 몰랐었던 지표(metric)에 대한 결과 값을 빠르게 알 수 있다. 데이터 엔지니어들이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뚫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이 그것을 분석해 프로덕트 팀의 분기/반기 목표를 수립하고 그것에 어떻게 우리가 접근하고 있는지 매주 알려준다. 또한, 엔지니어들이 크고 작은 feature들을 개발하면서 점진적으로 런칭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툴도 있으며 처음부터 A/B 실험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툴도 존재한다 (페이스북은 엄청나게 많은 실험을 하기 때문에, 이 실험들이 특정 다른 실험들과 겹치지 않기 위해 관리하는 시스템도 있다. 여기, 우리 회사 대표가 쓴 글을 통해 페이스북 안에서 매일 쓰는 몇몇 툴들을 엿볼 수 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숫자가 많기 때문에 (샘플 사이즈 多) UI/UX의 작은 변화조차 company-level 또는 org, team-level의 key metric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금방 분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뉴스피드에 어떤 CTA 버튼의 위치 또는 모양의 미세한 변화에 따라 얼마나 많은 user engagement metrics(댓글 숫자, 리액션 숫자 등)에 어떤 변화를 끼치는 지를 알 수 있고, 그것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또는 중립적인지에 대해 통계학적인 분석 결과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제품을 개발하면서 겹치거나 겹치치 않는 수많은 실험과 iterative process를 거치면서 들어오는 실시간 데이터를 통해 그다음 스텝들에 대해 즉각 반응할 수 있는 것이다.
Data-driven Product Development 프로세스에서의 삼위일체가 tooling, analytics와 actionability라고 한다면 내가 경험한 페이스북에서의 제품 개발 프로세스와 디자인은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춘 기업인 것 같다.
계속 강조했듯, 페이스북은 정말 많은 크고 작은 실험들을 많이 하면서 제품을 추가적으로 만들고 개선해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내 페이스북 앱과 친구의 페이스북 앱에는 다른 점들이 수없이 많은 것이다 (Personalization과 Experimentation의 공존). 일을 하면서 내가 디자인한 모든 것들이 A/B 실험과 점진적 론칭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그 중간중간에 실험에 대한 리뷰를 하는 미팅도 매주 참가하면서 인사이트 공유 > 문제 해결에 대한 가설 (아이디어) 수립 > 디자인 및 개발 > 실험 결과 리뷰 > 결정 내리기 (Iterate, Ship or Kill)을 반복하는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Data-driven Product Development 프로세스에서의 디자이너의 역할은 매우 다양하고 때마다 다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경험했던 페이스북의 3년이 모든 프로덕트 팀들의 방식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데이터를 사용하며 제품을 발전 및 성장시키는 전략은 어느 정도 비슷한 것 같다.
그렇다면, 여기서 디자이너의 역할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제품의 end-to-end 경험과 (product funnel) 팀의 목표에 대한 숙지
Qualitative & Quantitative 데이터들을 토대로 실험에 관한 아이디어 제시 (identify drivers that move specific metrics)
팀과 협업하여 실험에 대해 적절한 시그널을 얻을 수 있는 디자인 솔루션을 도출
크고 작은 실험들에 관한 균형과 시간/노력 분배
다른 팀의 허락 또는 리뷰를 받아야 하면 미리 연결하여 디자인의 방향성을 검토받기
데이터에 대한 완전 의존이 아닌, 디자이너로써의 직감도 발휘하기 (논리적 사고)
2021년 5월 19일, 나는 페이스북을 퇴사하고 Statsig라는 초창기 스타트업에 첫 번째 디자이너로 합류했다. Statsig는 Statistically Significant, 즉 실험을 했을 때 변수들에 대한 결과의 차이가 통계학 적으로 유의미하다는 것의 줄임말을 가졌다. A/B 실험을 할 때 그 결과가 과연 "Statsig" 한지가 next step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데 페이스북에서 feature에 대한 실험 리뷰를 할 때마다 사람들이 물어보는 것이 "Is it Statsig?"이다 (키득, 만약에 실험 효과가 좋으면 좋으니까). 혹시 그래서 회사 이름을...?
Statsig는 2021년 2월에 창립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0년, 그리고 페이스북에서 10년 동안 IC 엔지니어로 시작해 Marketplace 및 Entertainment (Gaming, Music, Watch 등) 팀들을 만들고 리드했던 Facebook Seattle의 총괄 엔지니어이자 시애틀 오피스 총괄 헤드였던 (VP of Engineering) Vijaye Raji가 다른 7명의 페이스북 출신 엔지니어들과 시작했다. 게이밍 팀에서 일할 당시 친했던 여러 명의 엔지니어들이 먼저 Statsig에서 일하고 있었고 CEO가 디자이너를 찾고 있을 때 친구들이 나를 강력히 추천을 해준 덕분에 연이 닿았다. 나는 9번째 멤버로 조인했는데 현재는 17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거의 다 페이스북 출신이다 (의도적이진 않지만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게 페이스북 제품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멤버들 때문인지 입소문 때문인지 아직도 많이 페이스북 출신들의 이직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그리고 얼마 전 우리는 Sequoia Capital 및 여러 투자자들에게서 $10.4M Series A 투자를 유치했다.
제품의 발전에 있어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데이터를 통해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분석이 즉각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겉핥기 수준의 단적인 데이터가 아닌 세분화되고 선별된 데이터를 통해 기존 사용자들 또는 새로운 사용자들이 새로운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 수 있으며 올바른 데이터를 전략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점차적으로 제품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게 되는 베이스가 되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Data-driven Product Development 프로세스에서 중요한 것이 실험을 통한 학습과 데이터에 대한 올바른 분석, 그리고 그에 따른 제품의 방향성에 대한 꾸준한 고민이다. 따라서 Statsig 제품의 feature들은 프로덕트 팀들의 이런 개발 프로세스에 도움을 주는 것에 포커싱이 많이 되어있다. Data-driven 하고 싶지만 자체적으로 회사 내부에서 이런 툴들을 만들어 내는 것은 결코 싸지 않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 인원 투입, 관리 등), 우리는 SaaS (Software-as-a-Service)로써 우리의 툴을 회사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의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Feature Gate, Experiments, Autotune, Ultrasound 등이 있으며 각각에 대한 설명은 우리 CEO가 얼마 전 찍은 동영상을 보면 좋을 것 같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Feature Gate & Pulse Metrics: 개발한 feature들이 누구에게 보이는지를 통제할 수 있으며 feature 자체가 A/B Test로 간주돼 통계학적인 결과를 알려주는 Pulse metrics를 제공한다
Experiments: 체계적인 A/B/n 실험을 셋업하고 결과를 알려준다. 서로 다른 실험이 부딪치지 않게 해주는 Layers도 제공한다.
Autotune: 여러 variation들 중, 시간이 지나고 샘플링이 증가할수록 효율이 좋은 variation에 자동으로 optimize 해줘서 직접 실험에 관여하지 않아도 된다.
Ultrasound: 개발하고 런칭된 모든 feature들이 특정 metric에 얼마큼 영향을 주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우리 홈페이지에 들어오면 위에 열거한 것 말고도 다양한 feature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볼 수 있다. 또는 링크를 걸어둔 CEO가 설명한 프로덕트 데모 비디오를 시청해도 좋을 것 같다. 만약에 맛을 보고 싶다면 우리가 만든 데모 어카운트를 써보는 것도 추천하거나 Live Demo 시간을 부킹 하면 된다.
TMI - 많은 회사들은 feature를 만들고 런칭(deploy)할 때 대부분 점진적 roll-out을 거치게 된다. 예를 들어, 사용자들에게 보이는 UI의 변화를 무작정 100%의 사용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위험성(risk)이 있기 때문에 5%의 사용자들에게만 보여줘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보는 것이다. 그 5%의 사용자가 누구인지는 feature마다 정해논 것이 다르겠지만, 특정한 나라나 도시에 사는 사람들 또는 특정한 디바이스 (iOS or Android)를 사용하는 사람들 일 수도 있다. 또는, 어떤 subscription 레벨인지에 따라서 특정한 UI를 보여줄 수도 있고 뭐.. 되게 다양하다. 이걸 feature flag 또는 feature gate라고 부른다.
현재 우리가 경쟁하고 있는 기업들은 갓 상장한 Amplitude 뿐만 아니라 10년간 feature management 솔루션을 제공해온 Launchdarkly라는 회사와 Split.io 같은 회사들이 있다 (더 많은 크고 작은 기업들이 있는데 A/B Tasty, Optimizely, VWO 등 생각보다 많은 A/B Testing 및 Experimentation, Data Analytics 관련 SaaS 회사들이 존재한다). Amplitude 같은 경우에는 user analytics 쪽으로 시작해 이제는 실험 쪽으로 그 영역을 넓히는 과정 중에 있으며 Launchdarkly도 feature flag만 제공하다가 얼마 전 A/B 실험 관련 제품을 선보였다. 이 처럼, A/B 실험과 데이터를 분석 관련 툴들은 정말 깊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프로덕트 팀들이 제품 개발 과정에서 다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리처럼 경쟁자들도 여러 방면으로 제품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는 현재, 페이스북에서 배웠던 방식과 사용했던 툴들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그 누구도 feature의 작은 변화에 대해 점진적 roll-out을 하는 단계에서 A/B 실험에 대한 결과값을 주지 않을뿐더러 모든 실험에 대한 세분화된 실험 결과를 최대한 과학/통계적으로 분석하여 편하게 알려주려고 한다. 지금은 실험에 중점을 두었지만 앞으로는 데이터 분석 (data analytics) 쪽으로도 진출할 예정이니만큼, 만들어야 할 것도 많고 개선해나가며 배울 점들도 많을 거라 예상한다.
지금까지 많은 페이스북 출신들 및 word-of-mouth를 통해 우리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생각보다 많은 고객들을 빠른 시간 안에 모을 수 있었다 (별다른 마케팅이나 광고는 아직 하지 않는다). 불과 창립한 지 몇 달만에 10년 넘은 회사들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한 제품을 만들었다. 현재 몇몇의 큰 고객들과 수많은 다른 회사들이 우리에게 필요한 피드백을 주면서 제품을 계속 개선해 나가고 있으며 organic 한 growth를 경험하고 있다 (매일 누군가가 싸인 업하거나 쓰고 있는 것을 보면 신기하면서도 흐뭇하다. 이것이 스타트업의 짜릿함이 아닐까...).
내가 조인하기 전까지는 CEO를 포함한 페이스북 출신 엔지니어 8명이 이미 제품의 뼈대를 만들고 있었고 나는 9번째인 첫 디자이너로 합류했다. 합류하기 전 나는 페이스북에서 쓰고 남은 한 달여간의 육아휴직을 즐기고 있었는데, CEO와 연락이 닿아서 스타트업 오피스로 방문을 하게 되었다. 그 과정 속에서 함께 일했던 엔지니어들이 Statsig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페이스북 내부에서 사용했던 툴들을 더 좋게, 더 intuitive 하게 만들려고 하는 점에 있어서 큰 흥미를 느꼈다 (왠지 나도 모르게 이게 다른 모든 기업들에게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고 회사가 대박 날 거라고 생각했다).
대화를 나눈 지 단 몇 분만에 나에게 오퍼를 줬는데 그때부터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됐다 (연봉, 스톡옵션, 워라벨, 나의 역할, 회사의 미래, 투자자 정보 등). 이때 난 많은 지인들에게 자문을 구하게 됐는데 그때 스타트업에 대해 내가 너무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부를 통해 조금 더 현명하게 페이스북과 스탯시그를 비교하는 체크리스트를 만들 수 있었는데 제시된 연봉과 스톡옵션이 너무나도 좋았기 때문에 일단 마음의 여유를 찾게 됐다. 또한, 첫 번 째 디자이너로써, 초창기 직원 중 한 명으로써 해야 할 일들과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이 너무나도 무궁무진했기 때문에 매력적이었다. 평생 스타트업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나는 가족이 있기에 일치감치 포기했었지만, 이번이 유일하고 리스크가 엄청나게 적은 찬스라고 생각했다 (망할 거라고 생각은 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페이스북으로 돌아가면 되기 때문에).
코로나 때문에 2020년 3월부터 재택근무를 했다. 하지만 Statsig로 이직을 하게 되면서 드디어 다시 오피스로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 회사는 Kirkland에 위치하고 있는데 시애틀 동부 쪽 Bellevue랑 매우 가까운 곳이어서 집에서 20분밖에 걸리지 않아서 너무 좋다. 우리끼리는 리틀 페이스북이라고 부르는 등 페이스북 컬처를 많이 가지고 왔다는 걸 느낀다 (Day-to-day life를 담은 회사 블로그에 게재한 나의 아티클).
나의 주된 업무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제품 디자인과 웹사이트 디자인이다. 회사를 조인하고 제일 먼저 한 것이 Statsig Design System을 만든 것이었는데, 너무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항상 느낀다. 피그마 (Figma)로 컴포넌트들을 잡고 뼈대를 다시 만들고 UI pattern들도 확립했는데 내가 썼던 이 글에서 처럼, 덕분에 제품 개발에 있어서 정말 빠른 속도로, 그리고 consistent 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게 되었다.
웹사이트 디자인 같은 경우에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마케팅 에이전시나 다른 곳에 외주를 주곤 하는데 우리는 아직 CEO, PM과 내가 협업해서 만들고 있다. 밑에는 앞으로 바뀔 우리 웹사이트 랜딩페이지의 look. 틈틈이 웹사이트에 필요한 것을 디자인하지만, 주로 나는 제품 자체의 디자인을 더 즐겨하는 편이며, 그게 아무래도 지금은 더 중요하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스타트업에서는 여러 모자를 써야 했다던가, 나는 그것 말고도 소셜미디어 채널 관리 (대부분 링크드인), 마케팅 및 다양한 발표 자료 및 디자인 목업을 만들고 있다. 너무 재밌다...
지금은 구체적으로 커리어에 대한 고민보다는 제품을 더 잘 만들고 고객을 만족시키며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에 집중을 하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리고 회사가 잘되면서?) 더 다양한 역할들을 수행해야 할 테고, 결국 그것이 내가 앞으로 성장하고 도전하고 싶은 방향을 제시할 것 같아서 결코 조급하지 않다. 현재는 시리즈 A이지만 시리즈 B, C 그리고 그 후에 있을 수도 있는 일들을 상상하면서 경제적 자유, 회사에서의 나의 역할과 입지, 그리고 성장 등을 생각하면 기대가 많이 되고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벌써부터 직원이 두배 가까이 들었지만 아직까지는 나를 도와줄 디자이너를 뽑을 이유가 없기에 내년까지는 한번 혼자 열심히 으쌰 으쌰 해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현재는 나처럼 스타트업에 첫 디자이너로 시작해 팀을 꾸리고 성장시킨 사람들을 찾아서 멘토십을 받고 그때그때 궁금한 점들을 많이 물어보는 방식으로 고민을 해결하고 있다. 페이스북 다닐 때 생각지도 못했던 스타트업 씬에도 관심이 많이 생겼고 특히 B2B, SaaS 쪽뿐만 아니라 데이터 또는 개발자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도 많이 생겼다. 모르는 단어들도 많이 알게 됐고 지금도 제품을 디자인할 때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열심히 배워가고 있다.
추가적으로 나는 항상 회사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CEO와 문화에 대한 이런저런 대화를 많이 나누고 있다. 간단한 새로운 직원 소개글 및 블로그, 스탯시그의 회사 밸류는 어떤 것이 있는지, 또, 앞으로 스탯시그의 디자인팀은 어떤 것일지에 대한 생각도 드문드문하고 있다. 지금은 모르지만 내가 어떤 위치에서 일을 하고 싶은지 점차 생각해볼 계기가 항상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에 따른 부족한 부분들을 내가 스스로 깨닫지 않을까 생각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