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왜 그 서버라는거 그거 있잖아 막 그 큰 거. 그래 나도 모르겠다.
혹시 오해가 있으실까봐 미리 말씀 드립니다. 이 글은 정말 문과생 입장에서 IT를 1도 모르는 사람이 나름 IT를 이해할 수 있도록 쓴 내용입니다. 전문가 입장에서는 어설프겠지만 문과생들이 느끼는 IT에 대해 너른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나는 문과를 나왔고, IT영업이란 걸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 서버가 뭔지 모른다.
2008년 나는 소프트웨어에서 IT영업을 시작했다. 경제학 전공에 경영학으로 석사를 나왔다. 내가 서버를 볼 일이 뭐가 있겠나. 실제로 소프트웨어 회사에 들어가기 전에 서버라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살면서 서버를 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리고 내가 들어간 소프트웨어 회사는 서버를 팔았는데, 그건 눈에 보이는 게 아니라고 했다. 뭐래는거야...뭘 파는거야 난..
다들 서버 터졌다 어쨌다 하는데, 알것도 같은데?
일단 서버라는 단어를 듣고 아래 그림을 떠 올렸다면 그래도 처음시작할 때 나보다는 나은거다. 긴장하지 말자. 일단 서버실을 보여주는 사례가 잘 없다. 일단 우리는 외부인인데다가 여러가지 이유로 서버실은 민감한 곳이다.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들어갈 일이 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버실을 보게 된다면 일단 칭찬을 하자. 대부분 자랑을 위해서 보여주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잘 모르겠으면, 쓸데 없는 질문은 하지말고 '관리가 잘 되어 보인다' '규모가 상당하다' 정도의 멘트를 하자.
위에 그림에서 크게 보이는 큰 틀 같은게 렉이다. 렉은 서버를 꽂아서 관리할 수 있는 일종의 노트북 도킹스테이션이라고 보면 된다. 노트북 도킹 스테이션도 모르겠다고? 그러면...핸드폰 거치대인데 꽂으면 충전도 되고 스피커랑 연결되는 그런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결국 서버는 그림에 나오는 가로로 된 하나하나가 서버라고 봐야 한다. 이건 어디까지나 물리적인 서버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서버와 클라이언트 기억하자.
서버라는 것에 대해 더 알아보자. 영어로는 Server 다. 영어 단어는 단어 자체가 역할에 대한 의미를 내포하는 경우가 많다. Serve를 하는 사람, 기계가 Server다. 서버가 뭔가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그 뭔가를 제공 받는 것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게 바로 고객 (Client)라고 보면 된다. 자자.. 사전적인 의미는 그렇고, 자 우리가 네이버나 구글 페이지를 열었다고 치자. 그럼 첫 화면이 뜨겠지? 단순히 생각하면 그 화면을 쏴주는게 서버다. 그러니까 우리가 네이버나 구글을 찾아가는 거 자체가 서버를 찾아간거다. 그 화면을 어디로 보고 있나? 당신의 핸드폰? 혹은 노트북? 서버가 그 핸드폰이나 노트북, 즉, Client로 쏴 줬기 때문에 당신이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보는 네이버는 건물이나 사람이 아니고 서버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우리가 네이버를 치면 네이버 회사 건물 어딘가에서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가 일일히 뭔가 보내주지도 않을거고, 네이버 첫 화면을 띠우라는 요청을 내 폰에서 보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응답으로 내 폰에 그 화면이 띠워진 것이다.
조금 더 생각해보자. 자 그러면 왜 서버라는게 있을까? 왜 막 서버실까지 지어놓고 이 난리를 칠까? 잘 생각해보자. 세상에 서버가 많을까? 클라이언트가 많을까? 네이버에 접속하는 사람이 많을까? 네이버 같은게 많아서 어딘가에 놀고 있을까? 단순히 생각해도, 서버에 접속하는 클라이언트 수가 훨씬 많다.
일반 노트북으로는 서버역할을 하기에는 벅차다.
컴퓨터 원격지원이라는 거 받아본 적 있는가? 상담원이나 기술자가 내 컴퓨터를 고치기 위해서 내 컴퓨터에 접속해서 컨트롤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혹시 어떤 현상이 벌어졌는지 기억나나? 엄청 느려진다. 화면이 끊기면서 넘어가기도 하고 커서가 실시간은 물론 막 끊기면서 넘어가게 된다. 적어도 엄청난 성능을 자랑했던 내 펜티엄 586 컴퓨터는 그랬다. 그렇다. 일반 PC로는 한명의 Client가 붙어도 성능저하가 일어난다. 결국 PC보다 성능이 월등히 좋은 서버라는 곳에 수 많은 이용자들이 붙어서 자기 볼일을 본다고 보면 된다.
아 *발 서버 또 터졌어 넥* 개*끼들
자 그럼 보통 '서버가 터졌다'는 말은 서버의 어떤 이유에서든 제대로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 것을 의미한다. 너무 많은 Client가 속도를 저하시키거나 아예 서비스가 불가능한 경우도 '헐..서버 터졌네요' 라고 말할 수 있다. 여러분은 IT영업이다. 게임할 때처럼 유저 입장이 되어 같이 욕을 하면 안된다. 왜냐하면 서버가 터지면 서버 운영자는 굉장히 민감해진 상태이기 때문이고 IT영업으로 당신이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은 너님이 팔아 놓은 제품 때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대한 그를 응원하도록 하자.
이해는 잘 안되지만 기계가 있으면 그걸 돌릴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할 것 같지 않나?
윈도우도 서버가 있다. 노트북 사고 거기에 Windows를 깔듯이, 서버도 마찬가지다. 맥을 사면 맥OS가 깔려 있고, 핸드폰도 안드로이드가 있고 아이폰이 있지 않나. 거기 깔린 운영체계를 또 서버라고 부른다. 이 때는 소프트웨어 서버다. 눈에 보이는게 아니다. 자 그럼, 고객사를 찾아갔는데, 저희는 서버는 Windows에요 하면 아...OS가 윈도우가 깔려 있구나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 유닉스나 리눅스 이런 얘기도 나올 수 있다. 사실 여기에 따라서 어떤 내용의 미팅이 될지 많이 갈리 겠지만 오늘은 저 것도 소프트웨어 서버를 말하는구나 정도만 이해하도록 하자.
문제는 이걸 잘 관리한다고 아무도 칭찬을 안해준다는 것이다.
서버실은 한 여름에도 춥다. 일정 온도를 유지해줘야 하고, 또 습도도 맞춰 줘야해서 항온항습기가 달려있다. 서버 자체도 전기를 많이 먹는다. 게다가 아까 말한 것처럼 꽂혀 있는거 하나하나가 서버라서 하나라도 뽑아 버리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위의 오른쪽 그림은 장난 스럽지만 실제로 서비스 런칭 시에 저런 기도를 했다고 올라온 사진이다. 관리자들은 서버가 터지면 무병장수할 정도로 욕을 먹고, 잘 돌아가면 본전인 세상이다.
그럼 DB서버는 뭐고, 웹서버는 뭐고, 프론트는 뭐고 또 백엔드는 뭘까. 아...일단 오늘은 서버가 어떤 느낌인지. 무슨 말을 하면 되는지 안되는지만 기억하고, 다음 기회에 클라우드와 같이 한꺼번에 설명해보도록 하자.
*첫 글을 쓰고 나서 업무가 너무 늘어나서 연재 텀이 너무 길어지고 있습니다. 너른 양해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