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누구나 인생을 살다보면 인생 조졌다는 말을 한번씩은 하게 되나보다. 풍족하지 않아도 만족스럽고 자유롭게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내 인생도 조진날이 찾아왔다.
추석이 되어 때마침 한국과 가까운 인도에 있었고 잠시 가족들에게 인사차 한국에 들렀다. 첫 이주는 아주 건전하게 그리웠던 동네를 구경하고 오랫동안 보지 못한 가족들을 만나며 시간을 보냈다.
허리가 아프기 시작한건 이즈음 부터였는데, 하루는 친구들 권유로 억지로 병원에 갔다. 병원에서는 다리를 살짝 들어보고는 5초만에 허리디스크 진단을 내리고 침대에 누워있으라고 지시했다.
잠시후 의사는 옆으로 돌아누우라더니 따가울거라며 주사를 놓았다. 동의도 없이 사전에 알림도 없이 진행됐고, 나는 바보같이 넓은 마음으로 알아서 하겠거니 의사를 믿었다.
28년동안 병원엔 가본적도 없고 입원조차 해본적이 없었다. 그래서 병원에 대해 너무 아는게 없었다. 무슨 주사를 놓았는지도 모르고 집으로 돌아와 일상을 보냈다.
그리고 이 삼일 뒤부터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똑바로 일어서는 것도 힘이 들었고, 바닥이나 의자에 앉지도 못했다. 허리디스크 초기에 주사 부작용으로 상태가 심각해지는 젊은 사람들이 있다는 인터넷 글을 읽었다.
어느 병원을 가도 제대로 된 진단을 하는 의사가 없었다. MRI촬영 결과 허리디스크 진단이 나왔지만, 마땅한 치료방법이 없이 휴식과 적당한 운동으로 몸을 강화하는 방법 밖에는 없었다.
출국 티켓을 찢어버리고 월세방을 구했다. 하루종일 누워서 노래를 듣거나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10일이 지나도 한달이 지나도 통증은 가시지 않았고 일상적인 활동이 불가능 했다. 그렇게 월세를 한번 더 내고 두달이 지났다.
통증이 장기화 되면서 점점 미래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대학은 자퇴 했고 경력이나 자격증 같은 건 있을리 없다. 그래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게 많아보였다.
사실은 해야만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 통장 잔고는 곧 바닥이 날것이고, 다음달부터는 월세값 낼 돈도 없게 된다.
삶은 어차피 선택의 반복이다. 선택을 내릴 때 마다 미래의 우리 모습은 북에서 남로 좌에서 우로 뒤에서 앞으로 상상 하기 힘들게 변한다.
그렇다고 너무 고민 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우리는 다 잘 살고 있다.
뭔가 하기 고민 될 때
선택은 두가지로 나누어 생각하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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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좋아서 해보고 싶어서 하는 선택이냐?
쪼금이라도 대가를 바라는 선택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