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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i Aug 02. 2018

그렇게 선택한 나의 첫 회사

스페이스오디티


나에게 졸업과 취업 관련해서 충고를 해주는 카테고리는 딱 세 가지였다. 첫 번째는 이런 뉘앙스로 '놀 거 다 놀고 늦게 졸업해. 빨리 취업해봤자 좋을 것 없더라'. 두 번째는 제안하는 느낌으로 '굳이 취업할 생각 하지 말고 네 일을 시작해보는 건 어때?' 


세 번째는 스무 살 때부터의 내 모습을 아는 딱 두 명의 선배만이 해준 이야기였다. 


소희야, 너 여태까지 잘 놀았지? (네..) 그리고 앞으로도 잘 놀 거지? (네!!)
그럼 빨리 취업해. 빨리 취업해서 사람 만나고 경험 쌓아. 
네가 지금 취업해서 5년을 일해도 서른이 안돼. 어리잖아? (네??)


사실 당장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도 아니었고 졸업요건을 채우지도 못했다. 가장 큰 건 가능한 많이, 그리고 오래 여행을 가고 싶었다. 그럼에도 괜히 취업을 준비하는 동기들을 보며 막연한 불안함을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머리가 띵 했다. 취업을 최대한 서두르라고 이야기하다니. 그것도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이.


며칠간 되새겨보니 나라는 사람에겐 오빠들이 해주었던 이야기가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고 느꼈다. 당장 더 놀지 못해 후회되는 것도 없었고 여행이야 평생 다니며 살 거니깐. 일찍부터 좋은 회사에 들어가 일하고 싶은 욕심은 있었어도 그 시기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을 해보거나 강력한 동기가 없었을 뿐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래 준비해보자. 좋은 회사가 있으면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눈 그날 이후 나는 막연하게만 느꼈던 취업 시기를 조금 당겨봐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곳에 젊은 시절의 내 소중한 시간을 쓰고 싶었다. 




그리고 회사에게도 인재상이 있듯 예전부터 내가 꿈꾸던 회사를 정리해봤다.

1. 회사의 비전에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
2. 재미있으면 좋겠다.
3. 적어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싶다.
4. 존경할 수 있는(배울 수 있는) 사수가 있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학점으로 나를 떨어뜨릴 회사면 나도 안 간다.

과정에 대한 비약이 크지만 결과적으로 정말 운이 좋게도 내가 꿈꾸던 것들을 충족하는 곳 만나게 되었다.


1. 회사의 비전에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


누구는 내 이야기를 듣고 '이런 젊은 꼰대'라고 말했지만 나에겐 무엇보다 중요한 포인트였다.
 
https://www.spaceoddity.me/odditymagazine/odditycorevalue


2. 재미있으면 좋겠다.


까놓고 어떤 회사가 그렇게 좋고 재미있겠냐 하지만 나는 '그래도' 좋은 회사, '그래도' 재미있는 회사는 있을 거라고 믿었다.
 일과 재미는 무조건 분리시켜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정말 많이 들었지만 나는 기왕이면 일을 재미있게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그것이 일 자체이든 방식이든 환경이든 사람이든. 많은 포인트 중에서 어느 하나라도 충분히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눈으로 봤을 때 당장 스페이스오디티가 하고 있는 일들이 정말 그냥 재미있게 보였다. 앞으로 하려는 서비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고. 이곳에 와서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는 선뜻 감이 잡히지는 않았었지만 막연히 재미있게 일할 수 있을 것만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사람들부터도 그랬고. 이곳이 일 하는 공간도 나에겐 경험해보고 싶은 흥미로운 곳이었다.

https://www.spaceoddity.me/
https://www.youtube.com/user/CJculture


https://www.spaceoddity.me/press/


@위워크 광화문



3. 적어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싶다.
4. 존경할 수 있는(배울 수 있는) 사수가 있었으면 좋겠다. 

페이스북에서 지인들 중 꽤 많은 사람들이 공유했던 글이 있었다. 그 글을 읽고 '도대체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한 적이 있었다. 소름 돋게도 그 글을 쓴 사람은 지금 내 앞자리에 있는 스페이스오디티의 마케터 애슐리였다.


회사에 지원하기 전 애슐리의 글을 많이 읽었다. 그리고 그곳에 적힌 많은 이야기들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있음을 느꼈다. 애슐리라는 사람이, 그리고 함께 일하는 스페이스오디티의 구성원들이 조금 더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렇게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웠고 혼자 괜히 고맙게 느끼기도 했다. 그리고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사람'이라는 변수가 주는 느낌이 불안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난 충분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흘러왔던 길들. 내가 스페이스오디티를 '그냥' 재미있게 보았듯 대표님도 내가 해왔던 것들을 그냥 재미있게 봐주셨다. 어느 회사가 딴짓을 많이 했던 학생, 그리고 그런 사람을 좋아하겠냐만은 - 나는 내가 해왔던 딴짓들과 그와 관련된 경험들이 분명 이곳에서 다양한 일을 시작하는 데에 있어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나의 첫 회사, 스페이스오디티. 앞으로 어떤 일들이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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