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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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런 입맛을 갖게 해 준 일등공신인 엄마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맛과 요리 과정, 시간, 모습들이 기억에 남아있다는 것이 제겐 선물입니다. 기억을 잘 못하는 편이라 이 기억들을 떠올리기 위해 최대한 거슬러 올라갔고, 재생되는 기억들의 순간순간을 꼭꼭 되씹으며 그때의 나를 만나고, 지금의 나보다 어렸던 엄마를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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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 이 기억과 이 맛들이 더 그리워지는 때가 올 겁니다. 나 몰래 사라지기도, 되살아나기도 하는 것이 기억이니까요. 언젠가 올 그때에 슬퍼하기로 하고 지금과 오늘에 더 집중하고 감사하기로 합니다. 영영 잃어버린 건 어쩔 수 없지만 남아있는 건 오랜 시간 함께 할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