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아그네스 Jan 31. 2018

세계의 시장풍경 {2편}

{2}  모나코의 시장

    

모나코 왕궁 옆에 시장이 열린다.     

  

   저가항공을 타고 니스로 향했다. 

  지난 주 서울에서 런던으로 날아가던 날은 런던 올림픽이 막바지 날에 가까워 오는 때였다. 날씨는 가을치곤 좀 쌀쌀했다. 올림픽을 보러온 관광객들로 런던시내는 복잡했고, 자유롭게 며칠 시내를 걸어 다니며 우리는 구경도 하고 레스토랑도 들르며 오랜만에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런던에서 며칠 보낸 후 저가비행기를 타고 니스로 향했다. 어느 비행기나 마찬가지이지만 저가항공은 시간에 늦으면 절대 안 된다. 탑승시간도 짧고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름에 걸맞게 비행기 자체는 몸체가 작고, 아담했다.      

  기내에 들어와 자리에 앉으니 주방이 있는 그대로 다 보인다. 주방이라고 할 것도 없이 비행기 벽에 붙은 문에 컵이며 커피재료들이 부착되어 있었다.  여승무원이 커피를 타는 모습도 보이고 컵이며 식기 등 물건을 꺼내고 다루는 장면도 훤히 보인다.  

  도착 후 비행기에서 내려와 니스공항에서 밖으로 나오니 환히 내리 비추는 태양빛이 우리들을 맞아주었다. 날씨는 아주 환했다. 너무나 환해서 눈이 부실지경이었다. 순간 이렇게 생각했다. 아 니스답다.  


  공항 건물 안에  있는 자동차 렌트 회사 Hertz 건물로 들어섰다.  젊은 청년 직원이 미리 예약해 대로

차를 대기 시켜놓고 있었다. 프랑스에 왔으니 프랑스 차를 타보려고 푸조나 시트로엥을 주문했다. 청년은 우리가 주문한 그 차들이 이미 다 나가고없으니, 같은 가격에 벤츠를 빌려주겠다고했다. 서울에서도 타보지 못한 벤츠를 니스에서 타다니, 우리는 흔쾌히 오케이 하고 벤츠에 올랐다.  


 니스공항에서 곧 바로 운전대를 잡고 그 때부터 프랑스 남부지방을 드라이브하기 시작하였다.  먼저 차속에 부착된 내비가 안내의 말을 들려주었다.  Hertz 회사의 젊고 잘생긴 청년이 불어로 안내받으실지 영어로 받는 것을 원하시는지 친절히 물어보았다.  니스는 프랑스 땅이니 불어로 내비를 켜서 달리고 싶었지만, 언어가 짧고 인사말 몇 마디 아는 게 전부여서, 자동차가 바다로 산으로 막 가면 어떡하나 싶어서 그냥 영어로 한다고 했다.   



영어안내가 시작되었다. 역시 유럽 땅 인지라 정통 영국발음이 시작되었다. 딱딱하고 똑바른 영국식 영어 음성을 들으며, 내비 속 여성의 목소리가 가르쳐주는 대로 운전대를 돌렸다. 좁고 잘 다듬어진 차도를 돌고 돌아 모나코에 다다랐다.     

  




작고 앙증맞은 도시 모나코는 땅덩어리가 작아서인지           

입구에서부터 빈틈없이 손질되어있고, 구석구석 예쁘게 장식이 되어있다. 



 


 모나코 시내를 한 바퀴 돌고 아기자기한 건물들과 구불구불한 좁은 도로를 돌고 돌아 중심 거리 쯤에 다다랐다. 자동차를 상가건물 지하에 주차를 하고나서 건물 밖으로 나오니 옆이 바로 모나코 왕궁이었다. 영화배우 그레이스 켈리가 살았다는 왕궁. 어느  나라나 왕이 살던 주위에는 사람들이 몰려들기 마련이다. 

 


   그 순간 우리나라 왕이 머물던 덕수궁을 떠올렸다. 옛날 옛적에 궁 안에 들어가려면 남대문을 통과해야했을 것이다. 문 양쪽엔 길다란 창을 들고 보초를 서는 문지기가 있었을 것이다. 현대의 오늘 덕수궁 가까이에 남대문이 있고, 남대문 주위에 커다란 시장이 서있다. 궁 주위에는 사람들이 모이고, 먹거리를 위해 식당이 생기고, 세월이 흘러 가게들과 시장이 들어선 것이다. 모나코도 그런가 보았다. 모나코 궁 주위에 상가건물들이 있고, 그 사이에 시장이 들어서있다.                                     

   

  

   시장 안으로 들어선다. 과일가게가 보인다. 

   프랑스의 당근은 크기가 작고 유난히 부드럽고 맛이 좋다. 또한 과일이나 야채는 유럽에서 그렇듯이 유기농으로 길러 안전하다. 그래서 시간도 돈도 없을 때 식사 한 끼 때우기가 좋다. 시장이나 슈퍼에서 과일과 함께 사다가 호텔방으로 돌아와 깨끗이 씻어 우적우적 씹어 먹는 일도 재미있다.      

  

  궁 입구로 들어가 궁에 닿으려면 오르막길을 올라야했다. 궁 앞에 마당까지 올라가니 저만치 모나코의 바다가 보였다. 쪽빛. 새파란 쪽빛. 말 그대로 지중해의 쪽빛바다가 내려다보였다. 그 잔잔하고 푸르른 바다 물결 위에 요트들이 빽빽이 줄지어 정박해있었다. 세계각국의 부호들이 요트를 사서 그곳에 정박해놓은 모양이었다. 새하얀 요트의 몸체와 닻 그리고 새파란 물결이 어울려 바다전체가 상큼한 느낌을 주었다.

  

  요트. 생각을 하니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바다에서 본 요트들이다. 그 동네 주민들이 것인지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수많은 요트들이 샌프란시스코 바다 항을 가들 채우고 있었다. 모나코 시장의 생선가게를 보니 또한 샌프란시스코의 게를 파는 가게가 떠오른다. 어느 도시나 공통점 있게 마련이다. 어느 유명한 인사가 티브이에 나와서 하는 말이 생각났다. 세계 각국의 도시와 시골마을을 여행해보니 처음에는 사람 사는 일이 서로 이렇게 제각각 다르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여러 번 가보니 사람 사는 일이 서로 비슷 비슷 하구나. 하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즉, 모나코의 요트들이나 샌프란시스코의 요트들이 서로 비슷하듯이.                               

     






 샌프란시스코 바다 위에 정박해있는 요트들



매거진의 이전글 삼계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