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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배화 Mar 29. 2016

3. 위로받고 싶어요

요즘 아들이 점점 이상해 진다고 학부모님께서 찾아오셨다.


늦잠을 많이 자고 갑자기 '욱'하거나 신경질을 많이 내며 툭하면 '왜'해야 하는지 자꾸 물어서 같이 살기(?)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신다.


"그분이 오셨군요."


바로 중2병이다.

'중2병'은 1999년 일본 배우 이주인 히카루가 <이주인 히카루의 심야의 엄청난 힘>이라는 라디오 방송 중 "나는 아직 중2병에 걸려 있다."고 말한 데서 유래하였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종잡을 수 없는, 감정 기복이 심한 아이'로 뜻하여지고 있다. 미국에서도 '2학년병'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에는 '아는 체 하다'는 의미가 있어 대학에 적응한 2학년 학생들이 경솔하고 오만한 행동을 보일 때 하는 말이라고 한다.


중2병은 초등학교 5~6학년 때부터 시작된다. 빠른 아이들은 4학년 때부터 그 증상(?)을 나타내고 있다.

툭하면 선생님께 반항을 한다거나, 화를 내고 수업시간에 딴생각에 빠져 있다. 그간 얌전하고, 모범생이었던 학생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마치 장학관님께서 참관하러 오신 것처럼.

여학생들의 경우, 짧은 치마에 화장은 기본이다. 아침부터 화장실 거울 앞에 모여 얼굴에 무언가 바르기 바쁘다.


동료 교사들의 경우 고학년을 꺼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하다.

감정조절 능력이 심하게 떨어지는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 왕따와 학교 폭력 문제의 지옥문(?)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사춘기를 부드럽게 넘어 아이들이 있기도 하고  매우 격한 사춘기를 겪는 아이도 있다. 부모와 관계가 좋고, 화목한 가정의 아이들보다 가정 속에서 충분한 인정, 존중, 애정을 받지 못한 아이들의 경우 이러한 모습이 더 많아 보였다.


노규식은 <중2병 완전 정복>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감정조절 능력은 애착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잘 이루어져 있는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결정적 요소에 따라서 중2병이 한때의 이야깃거리로 남을 수도 있고, 치료가 필요한 상태가 될 수도 있다. 때로는 심한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


사람이라면 누구나 맞이하게 되는 사춘기!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의 부탁을 거절하고 밀쳐내지는 않았는가?

재잘거리고 옆에 붙어서 계속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아이를 귀찮아하지는 않았는가?


그때마다 아이들의 상처는 쌓이고 부모님과의 관계가 멀어지는 차선을 타게 될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의 부모와의 애착, 소통, 대화가 사춘기 내 아이의 감정조절의 힘을 길러 주는 지름길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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