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찬현 Jun 21. 2022

추억 한 장

추억 한 장


낡은 시간을 펼치다가

석엽(葉) 된 편지 한 장 발견하고

급물살로 소환해 본 푸른 날


빛바랜 그리움 하나

생을 몽땅 사르듯 사랑한 그 시간이

이미 만개하고 사그라진 꽃송이


뿌연 세월 공간에 흩날리고 있는

꽃 이파리


그때에는 영원하리라 믿었던 안이한 신뢰가

지금 보이는 그대로의 생명력 없는

메마르고 바삭바삭한 한 장의 석엽일 뿐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그런 사랑은 언제나 물음표이다


다시금 정 자세로 고쳐 앉아서

세월을 가다듬으며 쉼 호흡을 맞춘다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일 때마다


2022. 6. 21


박찬현

매거진의 이전글 시간의 끝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