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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얼토크박스 Mar 04. 2017

꼰대같지 않은 선배 민우, 불편하지 않은 후배 정국-1

<꽃미남 브로맨스> 방탄소년단 정국과 신화 이민우에게서 소통을 배우다

최근 '브로맨스(남자와 남자 사이에 끈끈한 우정과 케미를 말하는 신조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2016년 2월 14일부터 네이버TV캐스트의 'MBigTV' 채널에서 <꽃미남 브로맨스>라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생겼다.


남자간의 '브로맨스'는 끈끈한 우정과 묘한 애정을 동시에 느끼게 하여 남녀간의 로맨스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또 다른 훈훈함을 불러일으킨다. 이성간에는 느끼기 어려운 공감대 형성이 동성간에 더 잘 되는 면도 있으면서 서로에 대한 친근함을 표현하는데 있어서도 이성보다는 덜 오글대고 자연스러우며, 거기에 서로에 대한 배려와 우애가 느껴지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부러움과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 면이 있다.



그 동안의 출연자들의 공통점은 잘생기고 젊은 아이돌 또는 배우, 가수들 중에 원래부터 절친인 사이끼리 출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2016년 6월 28일에 첫방송된 방탄소년단 '정국'과 신화 '민우'의 만남은 서로 안면은 있지만 절친은 아닌 19년의 나이차가 있는 선후배간의 만남이었다. 아마도 같은 연예계, 아이돌계에서 인맥이 많지 않은 정국에게 '낯가림'이라는 틀을 깨게 하기 위한 제작진들의 파격적인 시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다른 회차에 비해 어색한 기류가 많이 흐를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 어떤 회차보다도 인간관계에 대해 많은 걸 느끼고 배우게 된 회차였다고 느꼈다. 물론, 재미도 있었는데 그 재미가 그냥 친한 사이끼리 서로 디스하는 농담을 하며 친근함을 주는 차원이 아니라, 낯설고 서먹한 사이에 어떻게 해야 서로에 대한 마음의 벽을 빨리 허물 수 있을까의 스킬을 배운 재미가 있었다.



평소 '리스펙트(존경)'하는 선배라고 생각했던 아이돌의 조상님 <신화>의 멤버 이민우를 만난다고 했을 때 역시나 낯가림이 심한 성향의 정국은 긴장을 많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래도 정국은 후배로서 존경하는 선배를 만나니까 일찌감치 약속장소에 도착해서 음료수도 먼저 사놓는 배려심을 발휘하고, 선배가 도착하자 쏜살같이 튀어나가 90도로 인사하는 예의를 표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선배 이민우는 도착하자 선배로서의 군기를 잡는 대신에 정국의 말투에서 부산 사투리를 느끼고는 '고향'을 먼저 물으며 "(부산사투리를 섞어서) 싸나이네~"라는 말로 정국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화제로 시작한다.



커피숍에 도착해서는 정국이 팬으로부터 받은 과자를 같이 먹으며 과자 겉봉에 써 있는 팬의 이름을 보고 "지영아, (이해해라 내가) 하나 먹었다"와 같은 농담으로 자연스럽게 후배 정국의 긴장을 풀어주는 언행을 계속한다. 그에게 취미 등등 이것저것을 물으며 자신과의 공감대를 찾으려고 하는데 그 접근이 결코 어색하지 않다. 자신이 먼저 "편하게 형이라고 불러"라고 하며 정말 말만이 아닌 친형처럼 친근하게 정국을 대한다. 대화를 나누는 중에 "잘생겼다", "눈빛이 좋다", "사투리 좋으니까 고치려고 하지 마라", "춤을 잘 춘다", "<쩔어>라는 춤이 좋더라" 등과 같이 끊임없이 정국을 칭찬하며 친근한 형으로서 동생에 대한 단순한 호감을 표현하는 느낌을 준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선배다보니 후배 정국을 리드해야겠다는 생각을 이미 하고 있었고, "정국은 낯을 가려도 된다. 내가 (낯가림을) 벗기면 되니까"라는 말에서 느껴지듯 이미 자신감이 넘쳐 있었다.



선배인 민우는 많은 후배들이 부러워하는 성공한 선배의 이미지를 등에 업고 후배에게 가르치려고 하는 꼰대는 아니었다. 물론, 데뷔 직후에 신인아이돌 방탄소년단이 방송 대기실에서 처음 만났던 신화 이민우 선배에 대한 기억은 '무서웠다'였다. 왜냐하면, 첫 대면이 불러서 지적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후배에 대한 애정과 관심에서 나온 것이었다. 첫인사가 일사불란하게 한소리를 내지 않고 여기저기 중구난방으로 "안녕하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를 외쳤던 그들이었기에, 선배로서 "간결하고 일사불란한 구호가 팀을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조언을 해주었다고 하고, 그것이 현재 "둘!셋! 방탄! 안녕하세요, 방탄소년단입니다!"라는 간결하면서 임팩트 있는 구호가 정착된 계기가 된 셈이다.




내가 이 <꽃브로> 회차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바로 정국의 질문에 대한 민우의 답변이었다. 민우는 '자신에게 궁금한 게 없냐'고 정국에게 물었고, 정국은 '올해로 활동 19년차에 접어든 아이돌 <신화>의 장수 비결'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민우는 말했다.

"서로 다퉈가면서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 누구에게나 (해체의) 고비는 와. 하지만, 그 고비는 개인의 성공만 생각하는 욕심이 앞설 때 생겨. 왜 우리도 안 싸웠겠냐마는 그럴 때마다 서로 얘기를 하며 해결했어. 재계약시점이 되어서도 서로 다 오픈을 하고 얘기를 했어. 하나에서 열까지 다 털어놓고 솔직해진 이유는 신화를 놓치지 싫었기 때문이야. 지금 신화 멤버들이 각자 드라마를 하고 예능, 뮤지컬, 앨범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우리들의 공동 목적은 신화가 잘 되기 위해서 일하는 거야, 자기만을 위해서 일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지탱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팬클럽 신화창조이기도 해. 언제나 함께 하겠다고 말만 해놓고 우리가 신화를 놓아버리면 팬들은 얼마나 혼돈스럽고 슬프겠어? 말로만 뱉어놓고 현실로지키지 못하는게 너무 싫어서 신화를 지키고 계속 활동을 하고 있는거야.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어. 그리고, 기다려주는 팬들이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고마워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

진지하게 선배 민우의 이야기를 듣던 정국은 깊이 공감하며 "저희가 지금 딱 그 시기인 것 같아요. 신화 선배님을 롤모델로 잡고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오늘 정말 많이 알아가는 것 같아요."하며 한층 밝은 얼굴로 민우를 대하는 모습이다.



민우는 확실히 노련했다. 사회생활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 연륜을 무시할 수 없다는 느낌을 그에게서 받았다. 민우는 빠른 속도로 정국에게서 자신과 통하는 관심사를 찾았다. 바로 '운동'이다.

민우는 정국에게 자신이 즐겨하는 '(실내)락클라이밍'을 추천해서 이들은 함께 락클라이밍을 즐기러 갔다.


실내 클라이밍을 하러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어색해하는 후배에게 먼저 셀카를 시도한 건 선배 민우였다.

"(너랑 같이 있으니까) 나 왤케 못생겼니?"하며 너스레를 떠는 모습에서조차도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대선배와 함께라 아직은 웃는 것도 어색한 정국이지만 최선을 다해 선배의 요구에 맞춰준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후배에 대한 궁금함을 쉴 새 없이 물어보는 선배, 그런 선배의 모든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해주는 후배... 정국이 '운전면허는 있지만 방향 감각이 없다'고 하자, "형이 운전 가르쳐줄게"라고 말하는 쿨한 민우.

'좋은 형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동생이라 생각하면서 편안하게 대하자. 사람과 사람 사이에 별거 없거든. 마음 열고 친해지는 거지'

말만 그렇게 하고 꼰대 부리는 선배가 아닌, '어떻게 하면 정국이가 마음을 열고 편하게 대할까?'를 진심으로 생각하며 상대가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끌어가는 민우의 모습이 너무 노련해보였다.

'무슨 음식 좋아해?'라고 묻는 민우의 질문에, 정국은 '다 잘 먹는다'고 대답해서 '고기 좋아하나?'라고 되묻자 '엄청 좋아한다'며 고기를 먹어야 쑥쑥 잘 크는 것 같다고 하자, '나도 고기 많이 먹었는데 안 컸다'라고 셀프 디스를 하며 후배를 더욱 편안하게 만들었다.

실내 락 클라이밍 센터로 들어가서 몸을 푸는 것부터 리드해주는 '친절한 민우씨'

몸을 풀다가 스킨십(?)도 하며 한결 편안해진 정국이의 표정 변화를 살펴볼 수 있었다. (신기신기)

평소 락 클라이밍을 즐겨 프로급인 민우가 직접 시범 및 강사를 자청한다.

손에 초크 바르는 것부터 하나하나 세세하게 챙겨주는 모습이 너무나도 자상했다.

클라이밍이 처음인 정국에게 '여기 밟고, 저기 밟고' 하는데, 운동신경이 남다른 정국이 너무 잘 따라 하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면서, 선배로서 '클라이밍은 이렇게 하는거다'라는 것을 시범으로 보여주는 모습도 잃지 않는다.

정국이도 나름 속에선 승부욕이 불타오를지는 모르겠지만, 선배에 대한 동경의 눈빛을 보내며 '대박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놓치지 않는다.

민우는 정국이가 승부욕이 강하다는 걸 어찌 알았는지, '내가 봤을 땐 (정국이는) 레벨5까지 거뜬히 갈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말로 승부욕도 자극하면서 정국을 쉴 새 없이 칭찬하면서 자신감을 북돋워준다.

클라이밍을 처음 해본 정국에게 '볼더링(Bouldering)'이라는 것까지 시도를 해본다. 정국이 이걸 소화해낼 수 있을 거란걸 대번에 간파하는 민우는 사람에 대한 파악이 참 빠른 영리한 사람이다.

그러면서 몸소 시범을 보여주는데, 정국이가 이걸 기가 막히게 성공을 해낸다.

갈수록 표정이 활짝 피어나는 정국의 모습에서, 상대의 관심사를 정확히 캐치해내고 그 상대가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해낼 수 있도록 적절한 칭찬과 격려를 하는 민우가 참 커보였다. 단순히 방송용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몸에 배인 친절함으로 손수 초크도 정국의 손에 발라주고, 난이도가 더 높은 기술을 시작할 때 쉴 새 없이 '잘한다'라는 추임새를 아끼지 않는다.

소통왕 대선배 덕분에 처음 해보는 클라이밍에 큰 재미를 느낀 정국...

고마운 선배를 위해 소소하게 준비한 초코바를 건네자, '고맙다 자유시간'하며 기분좋게 먹는다.

마치, 오랫동안 알았던 친한 형처럼 '정국이 굉장히 잘하지?'하며 트레이너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정국이가 진짜 잘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스탭 중에 '클라이밍에 도전해볼 사람?'이라고 하며 자신의 매니저에게 클라이밍을 하도록 했다.

'근데 팔뚝이 진짜 터질 것 같아요'라고 하는 정국에게 직접 팔뚝을 풀어주며 '이 팔뚝의 툭 튀어나온 힘줄을 보면 소녀팬들이 몇 만명 늘어난다'는 재치있는 멘트도 쉴 새 없이 날린다.

매니저가 아슬아슬하게 매달려있자 물개박수를 치며 재미있어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이렇게 유쾌해 보일수가... 정국이 활짝 핀 얼굴 좀 보세^_^

고기 좋아하는 후배, 아니 동생을 위해 '정국이가 (미션에) 성공하면 형이 고기를 쏘겠다'고 하자, '무조건 성공하겠습니다!'라며 의욕을 불태우는 정국... 불타오르네~ 퐈이야!!!

결국, 난이도 상(上)인 코스도 완벽하게 성공해내며 내기를 건 선배도 기분좋게 한 턱 낼 수 있도록 정국은 선배에게 잘 맞추어갔다.






정국의 속마음 인터뷰 : "제 성격이 지기 싫어하고 한번 시작했으면 끝까지 가는 스타일은 아닌데 오기랑 지기 싫어하는 그런 성격이 있어서, 뭔가 이민우 선배님이 하신 코스를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했고, 고기를 사주신다고 했으니까 고기를 얻어먹고 싶어서 열심히 했어요"



민우의 판단이 적중했다.



이제 막 스무살인 잘생기고 힘 좋고 건강한 후배를 보면 선배로서도 내심 질투심이 날 법도 하고 선배라는 명목을 빌어 꼰대짓을 할 법도 한데, 물론 '스무살인 건 부럽네요'했지만 뭐든 열심히 잘해내는 후배, 아니 동생이 너무 이쁘고 기특하게 보는 민우의 눈빛에서 최고의 자리를 맛본 가요계 대선배로서의 여유와 관록이 느껴졌다.


그는 정말 대인배였다.



(2편에서 계속... 너무 길어서 죄송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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