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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음 Feb 13. 2019

시. 애. 랑



기억하는 파도가 숨 쉬어 사는

먼저 이별한 것들이 앞서서 죽은

바다


말라버린 추억이라도

주울 수 있다면 가고 싶었다

  - 있을 것 같았고


바다를 가린 건

어둠이 아니라 안개였다


안개가 먹은 바다


파도가 내미는 어설픈 손

  - 안녕하세요 초면입니다만

기억을 잊은 낯선 대면

뒤꿈치로 기억을 꺼트리며 물러서던

나와, 숨이 없는 파도의 거리


나는 안개의 등을 두드리며
바다를 토해 놓으라고 하다가
바다가 뱉은 안개를 주섬주섬 먹었다


들키지 않으려 했고

줍지 못한 것들을 버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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