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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음 Feb 13. 2019

시. 애. 랑


너는 도라지 밭 사이 작은 길을 걸어 내게로 온다

나는 발바닥이 흥건히 젖을뿐 하나도 슬프지 않다


곧 다시 올 것처럼 불이 꺼진 도라지 밭을 지나

돌아갈 때도 나는 울지 않는다


이제 그대는 피흐르는 상처가 아니다

깊은 골로 페인 흉터

누가 건드리면 기억나는 이름일 뿐

세월이 쓰러진 나를 일으켜

통곡의 상처와 영혼의 한 점을 맞바꿔

망각의 물을 마시게 했다


너 없이 못 산다 했는데 나만 살아있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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