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규와 아침 러닝을 갔다.
어제 이상하게 잠을 설쳐 늦잠 좀 자나 했더니 동규가 아침 일찍 깨웠다.
"아침 러닝 간다며?"
6시 20분
"어? 어. 옷 입고 양말 신고 불러."
6시 22분.
그는 평소 학교 갈 때와 달리 민첩했다.
할 수 없이 옷 입고 동규 자전거를 차에 싣고 금곡동으로 출발.
가는 길에 문득 얼마 전 구순 잔치를 하신 둘째 큰아버지가 생각나 돌아오는 길에 병문안을 가자고 했다.
"둘째 큰아버지가 쓰러지셔서 한 번 찾아봬야 할 것 같아."
"몇 살이신데?"
"아흔한 살."
잠시 생각하더니, " 아빠는 100살까지 살아야 해. 아빠 없으면 나 너무 슬플 것 같아."
"정말? 스트레스 안 받아야 하는데."
"내가 말 잘 듣을게."
"그럼 나도 친절하게 말할게. 우리 서로 스트레스 주지 말자."
그렇게 우린 서로에게 미안함을 사과하고 다독이며 공원으로 향했다.
근래에 내가 한 그 어떤 일보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엊그제까지는 나락이었는데.
공원에 도착했으나 러닝크루 아빠들은 이미 출발했다.
그래서 서둘러 따라 뛰었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
모처럼 야외에서 함께 달리니 무척 상쾌하고 즐거웠다.
우린 아빠들과 5km 러닝을 마치고 늘 그렇듯 아침으로 콩나물 국밥을 먹으러 갔다.
콩나물국밥 집에서 연신 하품하는 동규.
집에 가서 자자고 몇 차례 다짐을 받았지만 불안했고 그건 현실이 되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는 잠들었고 집에 와서 잠깐 자려던 난 동규와 나경이 그리고 아내의 꾐에 넘어갔다.
"키즈카페 가면 애들이 알아서 노니까 거기 가서 자."
지금 난 키즈 카페에 왔고 알아서 논다는 애들을 땀범벅이 될 때까지 놀아주고서야 만족한 그들이 내게 10분의 휴식을 주었다.
"(더 지치기 싫으면 나가.) 고 고맙다."
힘들지만 기분이 좋아 지금을 기록한다.
100살까지 놀아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