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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tacura May 24. 2022

내 슬픔을 슬퍼해주는 사람

난 그런 사람이 있다

수련이는 내가 엄마 얘기를 꺼내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수련이는 알고 있다. 내가 엄마의 죽음에서 벗어나고있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가끔 내가 울음을 삼키며, 또는 술에 취해 꺼이 꺼이 울면서 엄마 얘기를 꺼내면 수련인 엄마 소리를 듣자 마자 눈물을 훔친다. 내 슬픔이 친구의 눈물을 통해 흘려 내리고 있는 것 같다. 


조용히 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소영이는 참고 있던 눈물을 터뜨리며 북받친 듯 말했다. "교수님한테 연락을 드릴 만큼 의지할 데도 없이 힘들었다는 건데, 우리는 옆에 없었고..." 소영이는 마치 내게 잘못이라도 한 듯 미안해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친구들은 그 때 내 옆에 있어 주지 않은 게 아니었다. 있어 주지 못한 것이었는데, 그걸 20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도 미안해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헤어나오지 못하는 나의 슬픔을 지금도 같이 슬퍼하고 울어준다. 

난 그런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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