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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애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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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선 Sep 19. 2020

서로에게 나누고 싶은 음악이나 글, 그림

애도 인터뷰. 여섯 번째 질문 (6/9)

오늘의 질문 6.

함께 이 작업을 해나가고 있는 서로에게 나누고 싶은 음악이나 글, 그림이 있나요?
소개와 함께 나누고 싶었던 이유도 덧붙여 주세요.


 

 꿈 일기를 소개하고 싶어요. 꿈을 통해 무의식을 탐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꿈을 거의 안 꾼다고 생각했는데, 기록하니까 기억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그동안 일 년에 한 번 정도 동생에 대한 꿈을 꿨거든요. 잊기 전에 적어뒀는데 5년 동안의 기록을 보니 변화가 있어요. 초기에는 죽은 동생을 바라보거나 스쳐 지나가는 꿈이었는데, 최근에는 제가 시간을 되돌리는 초능력을 갖게 됐다거나 동생이 살아돌아와서 얘기 나누는 꿈을 꿨어요. 흥미로운 작업이라서 꿈에 대한 글을 나눠요.



꿈은 우리 마음의 엑스레이 사진이다. 우리의 무의식에 있는 내용들까지 다 보여주는 적나라한 보고서다. 우리가 어떤 욕구를 가졌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두 꿈속에 담겨있다. 최근의 상황뿐만 아니라 아주 어린 시절까지 중요했던 경험들은 모두 보여준다. 해결되지 않은 사건이나 좌절된 욕구는 꿈의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 특히 반복되는 꿈은 우리 삶의 중요한 주제를 암시한다. 꿈은 암호문과 같아서 때로는 어떤 의미인지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다. 어떤 꿈은 우리에게 일어날 일을 미리 예견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꿈은 뛰어난 예술작품이다. 우리의 상상력을 초월하는 아주 아름다운 혹은 너무나 끔찍한 장면을 연출해내기도 한다. 때로는 온몸을 전율케 하는 공포를, 때로는 잃어버렸던 유년기의 지순한 정서를, 때로는 폐허와 같은 쓸쓸한 풍경을, 때로는 야생화가 만발한 아름다운 초원을 보여준다. 어떤 꿈은 한없이 지루하거나 생동감이 없고, 어떤 꿈은 무겁고 질퍽거리며, 어떤 꿈은 잔칫집처럼 떠들썩하고 흥겹다. 어두운 골목길에서 치한을 만나거나 천 길 낭떠러지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악몽이 있는가 하면, 돌아가신 부모님이 나타나서 환히 웃어주시는 꿈도 있다.


꿈은 저 깊은 곳으로부터 내 존재가 내게 보내오는 영상편지다. 꿈은 항상 실존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나는 길을 잃었어요'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밖으로 나가고 싶어요' '중요한 것을 잃어버렸어요' '아직 갈 길이 멀었어요' '이 부분도 살펴봐주세요' 등의 말이다.


우리는 이런 메시지들을 무시할 수도 있고, 듣기 싫어 귀를 틀어막을 수도 있다. 하지만 꿈은 우리가 알아들을 때까지 계속 메시지를 보내온다. 꿈이 들려주는 메시지에 귀 기울일 때, 꿈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준다. 꿈 작업은 꿈과 대화를 하면서 꿈이 전하는 메시지를 듣는 방법이다. 꿈의 각 요소들은 모두 우리의 분신들이다. 그것들이 되어봄으로써 그것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깨달을 수 있다.


p.370-372 <뉴런 하우스> 꿈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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