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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은 Oct 13. 2023

멋지다!! 이효리

쿨내 진동이다.

40대의 정의를 다시 내리는 자


그녀의 새 노래가 어서 나오기를 기다렸다.

어제 신곡이 발매된 이후, 뮤직비디오를 본 순간 떠오른 첫 문장이다.


그녀의 외면만 보고 하는 말이 아니다.

이효리의 지난 자취들을 조금이라도 관심 있게 본 사람이라면 그녀를 외모만 보고 평가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동의할 것이다.

나는 핑클의 팬도 아니었고, 그녀의 20,30대 활동에 열광하던 사람도 아니다.

MBC예능 <놀면 뭐 하니, 싹쓰리 특집>이 아마 그녀를 유심히 보기 시작한 계기이지 싶다.

오랜만에 하이힐을 신었다며 난간을 붙잡고 내려온 그녀는, 언제 공백기가 있었냐는 듯이 무대 위 포즈하나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나도 놀랐다.

과거와 못지않은 실력과 과거보다 노련해진 입담으로 돌아온 그녀는 최근 <댄스가수유랑단>이라는 예능프로에서 가수 엄정화에게 대중의 반응을 겁내지 말라는 조언을 듣는다. 30,40,50대 여가수들의 멋진 활동이 후배들에게 새로운 길이 되어주는 거라고.


나는 그녀들의 말이 여가수들에 한정된 얘기로만 들리지 않았다.


70,80,90년생 엄마들, 30,40,50대 엄마들은 과도기를 보내고 있다.

높은 교육 수준과 사회가 주는 즐거움을 충분히 누린 그녀들은 능력이 출중하고, 무언가 다시 하면 잘할 기회가 널린 시대에 살고 있지만, 엄마로서 오랜 시간 현역에서 물러나 있다 보니 날개를 펼칠 용기가 부족하다.

뜨겁고 치열했던 밀착육아에서 한숨 돌린 그녀들, 특히 나와 비슷한 8세에서 고1정도 아이들을 가진 경단녀 혹은 경단녀예정인 엄마들이 즐겁게 다음스텝을 찾을 용기를 주고 싶다.

 

이 세대의 엄마들이 경단녀, 저출산에 대해 무언가 할 일이 있지 않을까?

딸들이 엄마 됨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되고 싶은 자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두 딸을 가진 나는 생각이 멈추질 않는다.


내 딸들의 인생에 "엄마"라는 단어가 행복한 선택지 중에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가수이효리의 컴백이 그녀의 신곡보다 더 반갑다.

(물론 노래도 좋다.)

그녀의 고민 끝에 낸 용기가 멋지다.

한 인터뷰기사에  "대중들에게 기억되고 싶은 모습이 있냐"는 질문을 받고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그냥 마음대로 생각해 주길 바란다.


멋지다, 이효리. 쿨내진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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