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비밀일기 11편
꿀벌은 달콤한 꿀내음을 따라 꽃을 찾아왔다.
다른 꽃은 보이지도 않았다
유난히 아름다운 것도 아닌데 유독 한 송이의 꽃만 탐이 났다
그 벌은 봉오리 깊숙이 숨겨진 짙은 향을 맡았다
아무에게나 내어주지 않는 그 달콤한 꿀이 탐났다
꽃도 왠지 그 벌이라면 내어주어도 좋을 것 같았다.
꿀벌이 제 설관을 힘껏 펼쳐 봉오리의 가장 깊은 곳을 찾을 때
꽃은 그를 위해 더 활짝 피어났다
그가 마음껏 자신을 취할 수 있도록
그 순간, 꽃과 벌은 마치 한 폭의 그림같았다
평온했던 마음의 바다에 파동이 일었다
며칠을 겨우내 잔잔하게 만든 마음을 어지럽게 한건
그져 단 한 마디 말뿐이였다
"보고싶네."
가슴이 묵직하다
사실 나도 보고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그의 직업과 상황의 특성상
불특정한 시간에 불쑥 찾아오곤 한다
그러다 보니 내게 생긴 기대감과 기대
그게 나를 설레게하고 지치게 한다
크게 숨을 내 뱉는다
자꾸 꺼내어보려하지만
차마 마음이 비워지지 않는다
그가 내게 머무는 찰나같은 시간
그를 더 느끼려 애쓴다
하지만 시간도 그도 붙잡을 수 없고
결국은 지나가고 떠나버린다
그의 체취가 내게 남는다
이제는 익숙해져버렸다
뜨거웠던 시간은 늘 꿈처럼 스쳐지나간다
참 신기하다
서로 만지고 느꼈던 순간보다
나란이 앉아 같은 풍경을 보고 있던 그 순간이 깊이 남는다
어느새 자연스러워져버리고 익숙해져버린 사람
하지만 서로의 현실의 경계는 넘어갈 수 없는 사람
그 사실에 또 흔들리는 마음
결국 난
그 수많은 혼란을 겪는데도
또 결국 그를 원하고 취하고야 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