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지아 Sep 28. 2024

아무리 빨리 달려도 주변 풍경이 변하지 않는 이유

나 자신 또는 내가 결혼할 상대가 미래에 비전이 있는 일을 하고 있는지 없는지 여러분은 알고 싶을 것이다. 또한 나이가 어느정도 있어서 아이를 키워내는 입장의 부모라면, 아이가 제대로 된 진로를 가고 있는지 확신이 안 설 수도 있다.


이번 글은 미래가 불안하고 헷갈리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준비했다.


물론 내가 미래와 관련해 좋은 해석을 내놓을 수 있는 교수님은 아니다. 그저 전문가들 글을 많이 읽었고, 분석했고, 스스로도 많은 고민을 했다. 그렇게 내린 선택들이 내가 지금 93년생이니까, 어느정도 삶에서 유의미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내가 대단한 전문가 분들보단 글을 더 쉽고 재밌게 쓴다. '너 뭐 돼?' 라고 묻고 싶으신 분들은 뭐 요정도 메리트가 있다로 알아주시면 된다. 당연히 뭐 안된다. 하지만 여긴 내 공간이니까 내 생각 쓰면 된다. 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감사하게도 이 생각에 관심있어 하는 분들이다. 그 분들 생각하면서 그냥 쓰려 한다.


상대가 미래 비전이 있는 일을 하고 있는지 없는지는 평소 어떤 질문과 불평불만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잘 살펴보면 된다. 이게 살짝 어렵고 복잡한 말이긴 한데, 최대한 쉽게 설명을 하려 한다.


1. 인공지능은 질문이다.


앞으로는 일하는데 쓰이는 모든 툴이 바뀐다. 나는 엑셀을 꽤 다룰 줄 아는데,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사용한 뒤로 한번도 엑셀을 안썼다. 명령어만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알아서 다 해준다. 영상편집도 마찬가지. 인공지능한테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고 명령어를 쓰면, 알아서 편집해준다.


인공지능 X도 아니라는 분들께 묻고 싶다. 혹시 의사, 변호사보다 똑똑하냐고. 왜냐면 의사, 변호사들이 인공지능 제일 많이 쓰고 있다. 그들이 멍청해서 그걸 쓰는 줄 아나.


병원 가면 의사들 모니터 한번 잘 관찰해 보시길 바란다. 전부 한쪽 모니터에 인공지능 프로그램 띄워놓고 AI에게 질문하면서 병의 진단을 내리고 약을 처방한다. 변호사들도 자료조사 하고 서면 쓸때 그렇게 한다. 인공지능 활용하는 변호사와 아닌 변호사의 업무 처리 속도는 너무 크게 차이가 난다.


상황을 지켜보니 눈치 빠른 전문직들이 가장 먼저 인공지능을 재빨리 익히고 있는 셈이다. 전문직이 인공지능에 대체되는 게 아니라, 인공지능을 다루지 못하는 전문직이 대체될 확률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물론 일반 모든 직업군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예전엔 특정 업무를 하려면, 특정 업무와 관련한 프로그램 툴부터 익혀야 했다. 그래서 엑셀을 할 줄 알아야 했고, 프리미어 프로 같은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알아야 했다. 하지만 이제 그러한 과정이 전부 사라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더 가속화 된다. 그런데 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도태되거나 경쟁에서 진다. 이건 내가 하는 말이 아니라 세계적인 석학들이 입을 모아서 계속해서 하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어떻게 다뤄야 할까. 그냥 쉽게 생각해보자. 인공지능은 말 그대로 '인공'+'지능'이다. 정말 단순하게 '인공'+'코', '인공'+'가슴' 정도로 생각해보면 된다. 한마디로 얘네가 우릴 잡아먹지 못한다. 보조할 뿐이다. (물론 ‘본체 뇌’가 없는 사람들은 잡아먹힌다. 그래서 질문이 중요하다고 말한거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다. 당신은 인공지능에게 질문을 해야 한다. 하루에 수십번도 넘게. 그러니 어떤 질문을 하느냐가 핵심이다.

인공지능을 다루는 수준은 질문의 수준에서 나온다. 사용자는 인공지능에게 무엇을 질문할 것인지 알아야 한다. 제대로 질문할 줄 알기 위해선 '본질'을 알아야 한다. 이 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 프로젝트의 본질은 어떤 것인지. 계속 파고들어야 한다.


자기가 모르는게 무엇인지, 알고자 하는게 뭔지 정확히 판가름할 줄 아는 능력 또한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 변화가 진짜 무서운 변화인 셈이다. 정보를 잘 암기해 시험 잘 치는 애들을 위로 올려주는 기존 교육방식이 완전히 틀렸기 때문이다. 물론 그중 머리 좋은 사람들은 또 어떻게 해서든 시스템에 잘 적응해 낼 것이다. 하지만 남이 시키는대로만 살았던 인생은 앞으로 좀 고돼질 수 있다. 스스로 질문하는 힘이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에게도, 그리고 연애상대를 볼 때도 이 점을 봐야 한다. 어떤 질문을 하는 사람인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의 안성재 셰프가 무척 핫한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안 셰프가 출연하는 장면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심사하는 요리사들에게 "당신이 만든 이 요리는 어떤 의도를 갖고 있나요?"를 계속 질문했던 부분이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다. 삶에서 어떤 의도를 갖고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전략을 지니고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글 한편을 써낼 때도 당연히 그래야 하며, 요리 한 접시를 손님에게 내놓을 때도 그래야 한다. 아기를 키워내는 건 뭐 말할 것도 없다. 연애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참 머리 아프게 산다고 말하겠지만,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현재 삶의 많은 것들을 이뤄냈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


2. 불평불만, 깊이와 애정, 행동력


나 스스로가, 그리고 연애상대가 삶에서/몸 담고 있는 조직에서/사회에서 어떤 불평불만을 갖고 있는지 잘 살피길 바란다. 그냥 자기 컨디션 안좋고 기분 안좋은데 직장 상사가 잔소리한다 따위의 하찮은 불평불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것이어야 한다.


위대한 창업자들은 모두 기존 시스템에 심각한 불평불만을 가진 인물들이었다. 불평불만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로 표현했지만, 이는 새로운 '관점'이다.

이미 아시다시피, 스티브 잡스가 최초로 개인용 컴퓨터(PC)를 만든 사람은 아니다. 단지 1970년 초에 보급된던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Altair 8800이나 IBM 5100 등 다른 초기 모델들에 비해 스티브 잡스의 애플은 훨씬 사용하기 간단했고, 쉬웠다. 다른 컴퓨터들과 달리 조립된 상태였으며 직관적인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다. 한마디로 대중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스티브 잡스가 기존에 출시된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를 보고 '음 그냥저냥 쓰기 괜찮네' 하면서 아무런 불평불만이 없었다면 지금의 애플이 있었을까? 그는 처음부터 "이딴걸 지금 쓰라고 돈받고 파는거냐?" 하고 강한 불만을 가졌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만들어 팔아도 이것보단 낫겠다" 하는 야심이 가슴 가득 일렁였을 테다. 정확히 이런 사람을 알아봐야 한다.


기자일 때 취재했던 '허니버터아몬드'를 만든 HBAF 아몬드 윤문현 대표님도 이런 스타일의 사업가였다. 그는 천편일률적으로 디자인 되어 나온 편의점 견과류 제품들이 너무 마음에 안들었다. 다 술안주 같기만 하고, 제품 디자인에 쓰인 굵은 궁서체 폰트 디자인은 아저씨 감성만 느껴지고...


그래서 내놓은 HBAF의 제품을 편의점에서 보면, 뭔가 다르다. 많고 많은 제품들 중에 왠지 손이 간다. 견과류 시장의 주 소비자층이 아니었던 10대부터 30대 젊은 세대들에게 HBAF 아몬드는 선풍적 인기를 끈 것이다. 귀여운 아몬드 캐릭터가 사랑스럽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말이다.

이런 성향의 혁신가들은 평상시 너무 까다롭고, 예민한 성미의 소유자일 가능성이 크다. 까다롭고 예민해서 주변 사람들 모두 두손 두발 다 든다 해도 그만큼 자기 일에 완벽주의를 기울인다면 소비자들은 언제나 환영하며 그들이 내놓은 제품을 사간다. 그러니 불평불만이 반드시 나쁜 건 아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어떤 분야에 대한 '깊이'가 반드시 포함돼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정 분야에 대한 덕후 이상의 애정이나 깊이도 없이 표면적인 불편함만 느끼며 불평불만 하는 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또한 '행동력'도 중요하다. 세상엔 누워서 말만 불편하다 하면서,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게으른 천재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도 별 가망이 없다. 그냥 주변사람들 귀찮게만 할 뿐이다.


그러니 성공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어려우니까 정말 소수의 사람들만이 그 길을 뚫고 가는 것이다.


3. 내수보단 수출

당연한 말이지만, 대한민국 안에서만 잘 먹고 잘 사는 건 어느정도 한계치가 있다. 이전 글에서 아마존 셀링을 언급했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머물지 말고 글로벌 셀링부터 시작해야 한다. 젊을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넓은 시장에 도전해야 한다. 그러기에 한국 시장은 최적화 돼 있다. 국내시장에서 테스트해서, 해외로 넘어가면 무조건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해외 진출에 대한 비전이 있거나 전략이 있다면 벌어들일 수 있는 파이가 무척 커진다. 물론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가랬다고 아직 국내에서도 제대로 자리 못잡았는데 해외부터 공략한다는 계산을 해선 안된다. 깐깐한 우리나라 소비자들을 만족시켰다면, 치열한 국내시장에서 승산이 있다면 그 다음 스텝으로 해외진출을 고려해봐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동시에 해도 좋고.


다만 사업 아이템 자체나 직업 자체가 내수용이라면 한계가 명확하다. 뭔가를 선택할 땐 이 점을 감안하고 있어야 한다. 이게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세상엔 대단한 야심가만 모여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국내에서만 잘 돼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 이런 경우 투자를 잘 해야 한다. 남은 시간엔 무조건 재테크 공부에 올인해야 하고, 주식 투자, 부동산 투자, 세금 알고 있어야 한다.


앞으로의 세상은 빈부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것이다. 사회 구성원들이 태어난 신분에 따라 계층이 고정되는 신분사회처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만큼 벌어질 예정이다. 인공지능 분야의 슈퍼리치들이 탄생할 것이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BTS, 방시혁 같은 인물들이 연달아 등장할 것이다. 결코 바꿀 수 없는 흐름이다.


빨간 여왕 가설이라는 말이 있다.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후속편,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빨간 여왕의 경주에 나오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앨리스는 빨간 여왕과 함께 끝없이 달리고 있는데, 놀랍게도 아무리 빨리 다녀도 주변 풍경은 변하지 않는다. 이때 빨간 여왕이 앨리스에게 말한다.


"여기선 네가 같은 자리에 있으려면 계속 달려야 하고, 어딘가로 가려면 훨씬 더 빨리 달려야 해"


세상은 그대로인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가 정말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진짜 초고속으로 가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나도 그 뒤를 더 사력을 다해 쫓아보기 위해, 언젠가 브런치 글쓰기도 멈출지도 모른다. 그러기 전에 나한테서 최대한 많이 뽑아가길 바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tg00YEETFzg




이전 14화 3억3500만명 vs 5000만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