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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아 Sep 27. 2024

3억3500만명 vs 5000만명

오늘은 영업비밀 털어놓으려고 한다.


일급 비밀을 공유할 생각은 없었는데 어느순간 이 공간이 너무 진심이 돼버렸다. 좋은 댓글을 달아주는 구독자분들이 부디 삶에서 보다 똑똑한 선택을 내리길 바라는 마음이 생겨버렸다. 조금이라도 후회가 들면 금세 지워버릴지도 모르는 글이다.

길가다 뻥튀기 트럭을 봤다. 내가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뻥튀기 트럭은 변함이 없다. 세상은 참 많이 변했는데 뻥튀기 트럭만은 그대로인 게 참 신기했다.


어릴 땐 뻥튀기 사먹을 곳이 트럭 외엔 많지 않았다. 그땐 슈퍼에 뻥튀기가 있을 확률이 복불복이었다. 마트에서 파는 뻥튀기는 종류도 몇가지 없었다. 그래서 트럭이 보이면 냉큼 달려가 뻥튀기를 사먹었다. 트럭엔 구하기 힘든 온갖 뻥튀기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해서 손가락 몇번 터치하면 뻥튀기가 집 앞에 배달 온다. 뻥튀기 트럭을 보고 더이상 설레지 않게 된 이유가 나이가 들어서도 있지만 구하기 너무 쉬워졌다는 것도 한몫 한다.


나같은 이유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뻥튀기를 살 확률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낮아질 것이다. 어느순간 뻥튀기 트럭이 길거리에서 전부 사라질지도 모른다. 안타까운 일이다. 


뻥튀기 장사로 돈을 벌고 싶다면, 여기에 뻥튀기 가게가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뻥튀기가 먹고 싶은 사람들은 먼 길 찾아와 줄 서서 먹게 만들어야 한다. 불가능할 것 같지만 그게 뭐든 방법을 짜내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뻥튀기 SNS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 실시간 장사 위치를 공유하고, 사람들에게 오늘만 판매하는 특별 메뉴를 공유해야 한다. 탕후루 뻥튀기, 요아정 뻥튀기 처럼 요즘 트렌드인 식품과 믹스해 섞어 팔아야 한다. '연예인 OOO도 사먹은 뻥튀기!' 같은 유명인 효과를 노려도 좋다. (이런 식의 붕어빵 마켓팅은 꽤나 많다.)

그보다 쉬운 방법은 온라인에서 뻥튀기를 파는 것이다. 공장이 있어야 하니, 식품 인증을 받아야 하니 절차가 복잡해진다고 하는데, 돈 안벌리는 문제보다 복잡하지도 아니다. 온라인에선 수제 간식을 많이 판다. 쿠팡이든 네이버든 입점해서 소비자가 손가락만 놀려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집에도 아기가 먹을 뻥튀기를 인터넷에 사서 창고에 가득 차 있다. 이 뻥튀기는 대기업 제품이 아니고 영세기업 제품인데, 그래서 그런지 포장 디자인도 심플하다. 그래도 이정도만 만들어 팔아도 리뷰가 500개 넘게 달려 있으니 구매가 꾸준히 이뤄지는 셈이다. 어떻게 해야하는지 방법을 모르겠다면 온라인 강의가 많다. 찾아 들으면 된다.


일단 뭔가를 팔아야겠다면, 소비자와 최대한 많이 접촉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게 핵심이다.


나는 약 2년 전, 유튜브를 시작했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구독자 1000명 이상을 모았다. 그 비결은 '아마존 셀링'을 시작하는 과정을 전부 보여줬기 때문이다. 인터넷 사업은 한번도 해보지 않은 생초짜 3명의 여자들이 모여, 글로벌 셀링인 '아마존 셀링'에 도전해보겠다며, 한국의 쇠젓가락을 팔았다. 남대문 시장에서 산 쇠젓가락을 예쁜 우리 전통 한지에 포장해서, 한국 전통 문양이 그려진 네모 찬합 같은 거에 포장해서 아마존에 납품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하루하루 광고비 태우는 것에 피말리는 심정만 아니었다면, 코로나 시국이라 모든 행동이 제한되고, 막혀서 심리적으로 불안한 것만 아니었다면, 꽤나 성공적인 실험이었다. 어쨌거나 전부 팔았으니까. 계속 하고 싶었는데 본업 때문에 정신이 없어 계속 하진 못했다. (멀티가 절대 안되는 타입이다.)


나는 처음부터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엔 아무 관심이 없었다. 기왕 장사 할거면 아마존 셀링이 낫다고 생각했다. 소비자 집단이 훨씬 넓기 때문이다. 미국 인구 수는 3억3500만명이다. 한국인은 다 해서 5천만명이 조금 넘는다. 당연히 소비자가 훨씬 많은 시장을 선택하는게 상식적이다. 영어 조금만 하면 되고, 시스템도 훨씬 간단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아마존 셀링보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가 훨씬 쉽다고 생각한다. 살아남으려면 쉬운 길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상식적인 길을 선택해야 한다. 똑같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장사를 한다 했을 때 소득을 훨씬 더 많이 벌여들일 수 있는 게 글로벌 셀링이다. 

작가가 되는 것도 마찬가지. 같은 글을 쓰더라도 글로벌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방향으로 써야 한다. 그래서 드라마 작가를 선택했다. 우리나라 드라마 콘텐츠는 해외에서 가장 잘 팔리니까. 나의 선택들은 모두 이런 단순한 상식의 선상에서 이뤄진다. 물론  되는거 너무 어렵다. 나도 아직 데뷔를 못했다. 될듯 말듯 하면서 사람 피말리게 한지 꽤 됐다. 


자료조사 하고, 기획하고, 기획안 쓰고, 에피소드 쓰고, 대본 쓰고, 계속 수정하고, 그리고 또 수정하고, 그렇게 대본 돌다가 가장 위에까지 올라가 편성을 받기까지가, 시간이 많이 든다. 기본 2~3년은 까먹는다고 보면 된다. 초고속으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극히 드문 케이스다. 그래서 나는 브런치라도 매일 쓰자고 다짐했다. 


여기까지 나의 이야기가 여러분의 선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흔한 얘기라고 하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서 길게 썼다.


세상은 점점 초연결사회로 가고 있다. 그럴수록 각 나라별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질 것이다. 뻥튀기를 그럴듯하게 브랜딩 해서, 아마존에 입점해 판매해야 한다. 한복 같은 걸 입은 썬글라스 낀 아저씨가, 커다란 뻥튀기를 들고 있는 캐리커쳐와 함께 '킴스팝 스낵' 같은 네이밍이면 괜찮을 것 같다. 경쟁자가 많아도 상관없다. 구매자도 훨씬 많으니까. 

대충 이런 이미지다. 인공지능 감성이라 더 귀엽게 만들 필요는 있을 듯 하다.

이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흑백 요리사>에 '유비빔'이라는 비빔 장인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사람들은 그가 입은 왕 도포에, 그릇에 장식한 비빔 글자가 무척 우스꽝스럽다고 받아들였지만 나는 이 분이 정말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음식점이 있는 전주 한옥마을은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지역 중 하나다. 외국인 관광객은 여행하는 나라의 전통 문화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이렇게 유쾌한 퍼포먼스와 식문화를 즐길 수 있는 음식점이 있다면? 비빔에 진심이라 이름까지 개명했다는 캐릭터가 사장님이라면? 당연히 한번쯤 들러볼 것이라 생각한다. 맛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색다른 문화, 체험 그 자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괴짜처럼 그려졌지만, 유비빔씨는 그 누구보다 영리한 전략을 썼다. 아마 방송 출연 이후 식당 손님도 무척 많아질거라 생각한다. 돈은 이렇게 벌어야 한다. 


본인의 소득은 온라인 브랜딩 방식으로 소비자를 점점 넓히면서 올려가면 된다. 

처음부터 넓은 시장을 공략하는게 무조건 승산이 있다.


또한 이 채널의 주제는 연애니까, 연애상대와 연결하지 않으면 섭섭하다. 

길이 너무 길어진 관계로, 상대가 미래에 비전이 있는 인재인지 알아보는 방법을 다음 글에서 소개하겠다.

궁금하면 구독 눌러주면 된다.


아무쪼록 감사하다. 주말 잘 보내길 바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hN_q-_nGv4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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