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일상단상집 - 한 문장에 지구의 언어가 들썩인다.
노르웨이 올~ 씨도 언젠가 이 글을 읽을 수 있겠지
노르웨이 힐~ 씨도 언젠가 이 글을 읽을 수 있겠지
헝가리 티~ 씨도 언젠가 이 글을 읽을 수 있겠지
프랑스 소~ 씨도 언젠가 이 글을 읽을 수 있겠지
싶어서,
이름을 썼다가 이니셜로 바꿨다.
매주 1번씩 우리는 언어 교환을 한다.
영어와 노르웨이어,
노르웨이어와 한국어가 엉킨듯 어지럽게 춤을 춘다.
나는 지난 주 본
노르웨이 베이킹 경연 프로그램 말하고
올~ 씨는 어제 끝난 드라마 '눈물의 여왕'을 말했다.
다 큰 어른들이
성긴 언어로 대화를 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 말하고 싶은 건 1리터 양인데,
10미리정도만 이야기 할 수 있다.
부끄러움을 감춘 눈을 껌벅이고,
입으로 헛기침을 하며 나머지 의미를 채운다.
시험도 취업도 목적이 아닌,
그저 취미로 한국어를 배운 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노르웨이어와 고군분투했던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오늘부터 나도 마음을 고쳐 먹었다.
이건 생존이 아니라 취미야.
취미일 뿐이야. 취미라고!
나도 오늘은 노르웨이어가 취미라고 당당히 말했다.
재미 한 줄과 용기 한 줄로 한 땀 한 땀 엮어보자.
언젠가 이 시간이
즐기다 보면 이 시간이
동아줄이 될지도 모를 일이니.
작가 소개
미니린 (노하Kim)
노르웨이와 한국, 그 중간 어디쯤에서 방황하며 살고 있어요. 어떤 일을 새롭게 기획하고, 함께 도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엄마, 작가, 샘으로 살았고 작가 크리에이터로 살고자 합니다.
@minirin.noha
@nohakim.writer
뉴아티 글쓰기 북클럽 작가팀 : https://naver.me/xuiQO8GZ (<아티스트 웨이> 글쓰기 워크숍)
블로그 : https://blog.naver.com/norwayfriend (브런치 작가 소통방 안내)
책 : 노르웨이 엄마의 힘(황소북스, 2017)
초보자도 전자책 작가로 만드는 글쓰기 셀프코칭(전자책, 2023)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