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감정을 부품처럼 제어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내가 소중하기 때문에 네가 소중하다고, 지금 슬픈 건 기쁨이 전혀 없어서가 아니라는 것 등을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감정을 부품처럼 제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알게 되었다고 해서 별로 달라지는 건 없다는 것도 배웠음에도 말이다.
또 이런 마음이 있다.
<미우면서도 놓을 수 없고, 좋으면서도 별로인, 나쁘면서 안타까운> 이런 건 레이어도 많은 데다 얕지도 않아서 정확한 정의 없이 복잡하기만 하다. 하루빨리 이런 감정의 늪에서 벗어나려면 (가능하다면) 최대한 그 관계로부터 멀어져야 하는 것을 안다. 그것도 안다.
알기 때문에 해결되는 게 아닌데 정답을 모르는 문제처럼 답답함을 느낀다. 소화가 잘 안 되는 것 같은 더부룩한 속을 무시하고 일찍 누워 자야겠다. 이런 모든 것들을 전혀 모른다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