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손글씨 엽서를 썼다.
받는 이를 떠올리며 쓰는 글은 오래간만이다.
어쩐지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타이밍 작은 조바심 같은 것에
서너 개의 계절을 함께 보낸 소회를 적어 엽서가 구겨지지 않도록
투명한 포장지에 담아 책에 꽂아두었다.
그러다 문득 어릴 때에 수도 없이 주고받았던 시시콜콜한 쪽지
생일, 연말의 카드, 사연이 있었던 날들의 편지들이 떠올랐다.
마음 궤도 따위 그리지 않고, 크기 정도를 가늠하지 않았기에
모두가 소중했던 그때의 사람들, 함께 보낸 시간 비례하지 않아도
선명하게 떠올리는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이 엉킨 사람들.
오늘은 오랜 안부와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날이다.
그런 가을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