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리
내가 그간 일하면서 제일 최악이고 별로라고 생각했던 대표님이 있었는데, 그 사람 자체가 밉기보단 그냥 나를 괴롭히는 것 같아서 싫었다. 그리고 나는 거의 잘리다시피 일을 관뒀는데 그건 2022년 2월 22일이었다.
요즘에 진짜 이상하게 2022222 이런 숫자가 많이 보였다. 세상이 나한테 무언갈 말하는 거 같았다.
참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신기하게도 작업 이야기를 할 때에 우리는 진짜 많이 통했다. 결국 그 사람도 그냥 자기가 사랑하는 일을 책임있게 하려고 했던 거였다.
그 때 당시 나는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정직하게 생각해보면 일이라는 건 마냥 열심히
해서 전부는 아니고, 일머리가 있어야 하고 똑똑해야 한다. 그걸 그 일을 관두고 나서 깨달았는데, 감사하게도 그 뒤에 좋은 대표님을 만나서 그 분이랑 일하면서 너무 많은 걸 배우고 내가 그동안 너무 부족한 인간이었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여하튼 나는 그 일을 열심히
했지만 진심을 담진 않았다.
많은 사람들을 수도 없이 만나면서 나에게 여전히 붙어있는 사람들도 있고 후두둑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제는 내가 굳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사람을 집중하기 보다는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 소중한 것들에 더 집중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그건 굳이 설명도 설득도 필요가 없다. 어제 새로운 사람이 오기도 하고 아는 오빠랑 이야기 하다가 의미가 잘 안 통하는 일이 있기도 했는데
결국에는 나는 누군가에겐 나쁜 사람이고 누군가에겐 좋은 사람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가 이젠 단호하게 내칠 건 내치고 지킬 건 지키고 품을 건 품고 불평하지 말고 욕심부리지 말고 있는 것, 존재하는 것들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