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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아작가 Dec 08. 2022

공기 여덟 방울 (새벽 감정은 바다에 치는 파도같다)

2022.12.07

1.

매일 생각한다.

꼭 일찍 자야지 하고.

오늘도 글렀다. 그렇게 시작되는 공기방울 일기.


2.

지금도 티포트는 물을 데우고 있다.

잠들지 못하는 주인으로 인해 새벽까지 야근하는 티포트. 겨울엔 따뜻함 없인 살 수 없다. 따뜻한 물이나 차 없이는 더욱.


3.

어려운 하루를 보내고 나면 기력이 없다.

하루 종일 에너지를 동글동글 말아 내보냈다.

종일 이야기를 하고 밖으로 나오니 코끝이 찡하더라.

한 번씩 방향을 잃는다. 실내로 들어왔다 나가는 사이에 길을 잃는다. 코끝을 찡하게 눌러보고는 방향을 잡아간다.


4.

잠이 오지 않아서 본 영화는 이상하게도 슬프지 않은데 계속 눈물이 났다. 처음부터 뜨끈한 눈물이 흐르더라. 몸을 동그랗게 만다. 그리고는 작게 음악을 듣는다. 좋아하는 목소리를 음악으로 들을 수 있어서 행복한 마음이 든다.


5.

새벽 감정은 바다에 옅게 바람 없이 치는 파도 같다.

잔잔한데 다정하게 움직인다. 파도는 한 번도 쉬지 않는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끊임없이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고 영향을 주고받는다. 흐름 안에서 움직이는 이야기들은 잔잔하게 춤을 춘다. 얇은 달빛을 비추며 출렁이는 파도는 눈물이 날만큼 아름답다. 아름다움들이 모여 담아두었던 감정들을 쏱아낸다. 감정들은 파도를 타고 바다에게 위로받는다. 그리고 우리는 그 자리에 내려놓고 일어나 다시 걸어가겠지.


6.

지나온 기억들에 대한 잔상은

미화되어 부드럽게 남겨지곤 한다.

미워하고 싶지 않은 마음들이 모여 빚어내는 것 같다.


7.

다시 잠을 청해봐야지.

꼭 성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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