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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아작가 Apr 12. 2023

얼음 두 알을 매일 화병에 담는다.

2023.04.11 kimbieber

얼음 두 알을 매일 화병에 담는다.

병 안에 담기는 얼음 소리는 짧은 물방울 소리-

물방울들이 이내 녹아 곁을 내주면

작은 꽃봉오리들 입술을 적셔주길 바란다.


꽃의 시간은 내 시간과 다르게 흘러

부단히 애쓰며 자라나고 피어나고 진다-

나의 속도와 다르게 피어나는 꽃은 마음으로

매일 눈길을 주면 좀 더 오래 피어나는 것 같다고

느끼게 되는데 그 이유는 매일 다르게 보이는 얼굴 때문이 아닐까.


맺히는 마음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 피어나는 감정들과 맞물리는 꽃송이들은 소리 없이 피고 진다.


얼음 두 알을 매일 화병에 담는다.

병 안에 담기는 얼음 소리는 네 목소리를 닮았나.

화병을 곁에 두고 오랫동안 바라보다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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