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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아작가 Sep 27. 2023

그리고 조금 담백해졌다.

2023.09.27

밤새 비가 정신없이 내렸고,

그 소리에 밤새 뒤척이다가 아침이 되었다.

실감했다.

그리고 조금 담백해졌다.

생각들이 입을 맞추고, 빗소리들로 채운 시간을

고요하게 밤을 재우 고나니

아침이 되었는데 조금 괜찮아졌다.


작게 들려왔던 목소리들이

선명하게 기억 언저리 끝자락에 있었는데

손으로 조금씩 긁어와 읽어보니

네 마음이 그 안에 있었다.

서운한 감정보다는 미안한 감정이 크게 느껴졌다.


눈을 맞추며 시간을 보내던 순간들은 지나고

무거운 가방을 한쪽으로 들고 오래 걷던 시간들처럼 부담되는 시간이었을까.


모아둔 이야기들은 넘실거리며

바람에 묶어둔 연처럼 보였다. 그저 내 바람이었구나. 감정이 차분해지고 눈앞이 선명해졌다.


조금 이른 아침이 되었고 비가 머졌다.

그리고 조금 담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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