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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개구리 공돌이 Sep 06. 2023

ST#134 기억

금붕어 그리고 수박

오늘 점심 무렵이었다.

와이프에게 갑자기 카톡이 왔다.

전화 좀 줘.

뭔가 일이 생겼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바로 전화를 걸었다.

통화 수화음이 울리고, 와이프가 전화를 받는다.


승민이 때문에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다 한다.

전화가 온 내용은 승민이가 어린이집에 있는

금붕어를 주머니에 넣었다 한다.

그리고 선생님이 이를 제지하니

자신의 머리를 때리도 얼굴을 꼬집었다 한다.


한참 말을 못 했다.

지금 것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고,

어찌해야 할 바를 처음에는 몰랐다.


그렇게 통화가 끝나고 어머니께 전화를 했다.

아이의 상황을 이야기하자.

어머니는 그러신다.

너도 그랬어. 괜찮아.
그게 성장하는 과정이고,
집에서 잘 안아줘.


그 말에 안도했다.

그러곤 결심이 섰다.

어항을 사줘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어머니께서 해주신 기억이 났다.


내가 우리 아이 나이 때쯤이었다.

지지리 가난하고, 시골에 살던 나는 엄마랑 청과물가게에서 파는 수박을 보았다.

수박을 먹겠다며 하루 웬 종일 를 썼다 한다.

어머니는 아들의 를 보다 하는 수 없이

돈을 벌러 날품팔이를 나가셨다 한다.


하루 온종일 일을 하고, 올라오는 저녁길에 받은

일당으로 수박한덩어리를 사서 올라오셨다 한다.

그 마음이 어땠을까?

고된 하루였지만 그래도 아이에게 먹일 수 있다는 마음으로 올라오시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이제 사 마흔이 넘은 나이에 아이를 통해

어릴 적 나를 바라보게 된다.

그래도 그런 엄마 아들로 자라서 다행스럽고,

엄마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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