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다고 생각하니
자꾸 허술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진 느낌에
겨울이라 추워서 찬바람 탓을 보태보면서
생강차 한잔을 마셨다.
그러다 계절 탓은 비겁한 것 같아서
그냥 피식 빙그레 웃고 말았다.
거울 속 나를 보며 억지로 웃어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이대로도 괜찮아 보이기도 하는 것 같고
마음이 중심 없이 왔다 갔다 했다.
그러다가 불현듯
나이를 드는 것도 당연한 일은 아닌데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를 들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데 미처 느끼지 못했다.
살아있다는 증거란 말이다.
삐죽삐죽한 생각을 다듬어가며
내 앞으로 끼어들고 싶어 하는 차에게
평상시보다 넉넉히 틈을 더 많이 내어 줬다.
급할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는
이 시절 앞에서
이렇게 틈을 내주며 천천히 나이 들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