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의 질문들>, 삶의 질문들, 떠날까? 남을까?
첫 이직 시도는 아쉽게도 단 1건의 합격도 만들지 못한 채, 탈락이라는 결과만 남기게 되었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몹시 씁쓸합니다만 내심 차라리 탈락이 나은 것도 같습니다. 이번 실패 덕분에 조금 더 빨리, 더 깊은 고민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으니깐요.
오랜만에 책을 한 권 샀습니다. 이직을 준비하며 시작했던 링크드인에 어떤 분의 글이 재밌어 좋아요를 누르다, 뉴스레터를 구독했고, 이번에 출간한 책까지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책 제목이 재밌습니다. <면접의 질문들>, 내심 가고 싶던 회사의 최종 면접을 앞두고 이 책이 온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했었지만 아쉽게도 면접이 끝나고 나서야 책을 받아보게 되었습니다.
불합격 결과를 알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면접을 본 다음날 오전에 전달받을 수 있었으니깐요. 면접을 진행하며 면접관과 제가 서로 직무를 생각하는 관점이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답을 하는 이도, 답을 듣는 이도 모두 적잖이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아예 잘못 알고 있는 것이었더라면 겸손한 마음으로 마음을 고쳐먹고 그 방향으로 이해한 것을 말했겠지만.. 그렇지 않았지요.
면접 결과로 씁쓸할 정신도 없이 육아와 업무에 치이다 겨우겨우 점심시간 잠깐의 짬을 내 <면접의 질문들>을 읽었습니다. 한 편으론 아쉽고, 한 편으론 다행이었습니다. 조금 더 일찍 이 책을 봤더라면 이직의 첫 시작이, 아니 이직의 계기가 된 어떤 사건을 받아들이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좀 다르지는 않았을까? 싶었거든요. 반면 아쉬움이 남았을 선택을 하지 않게 될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삶의 태도를 돌아보는 면접의 질문들>, 누군가에게 평가받는 순간인 면접이, 어떻게 삶의 태도를 돌아보는 장이자, 질문이 있는 순간이 될 수 있을까요?
반면에 '일은 원래 즐겁다'라고 생각한 사람은 더 이상 즐겁지 않다고 느끼면 잠시 멈추고 생각을 한다.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왜 그런 감정이 드는지, 집중을 방해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점검한다. 어떻게 하면 그 상황에서 벗어나 다시 '즐거운 상태'로 돌아올 수 있을까 고민하고, 가설을 세우고, 실행하고, 복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일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되면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된다. 일에 집중할 때의 환경과 그렇지 못한 상황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차이를 생각하다 보면, '내가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챕터: 어쩌면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한, 174p)
나는 무언가를 깊이 알아가고 이해해 나갈 때, 그리고 그 속에서 작게라도 새로운 변화를 만들 수 있을 때 즐거움을 느꼈다. 작은 프로젝트라도 배운 것이 있다면 그것을 누군가 볼 수 있게 정리해 두고 때론 그런 자료를 누군가에게 설명해 주며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직을 준비하기 직전에도 다양한 챌린지와 시도는 계속되고 있었다. 3년 간 맡아왔던 서비스는 나름 레퍼런스 있는 사용자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고 기존에 없던 고객 FGI 인터뷰를 도입해 진행 중이던 차세대 프로젝트는 진척도 5할을 넘어서 본격적인 프로젝트 진행으로의 국면 전환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아이가 태어나 아이와 아내를 위해 출산휴가와 조금의 개인 휴가를 사용해 부재를 갖고 돌아오니 상황이 많이 바뀌어있었다. 퇴사자가 대거 발생해 담당하던 기존 서비스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신규 채용은 힘든 상황이 되어 떠나간 이들의 담당 업무를 새로이 맡게 되었다.
화가 났다. 그렇지만 화는 잠시 한켠에 접어두고 조직장과의 면담에서 기존 서비스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을지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그거까지 할 수 있겠어요?"였다. 면담을 마치고 회의실을 나오며 이직을 결심했다. 사실 조직장 입장에서도 별다른 뾰족한 수는 없었다. 내가 진행하던 업무는 어느 정도 방향성과 그림이 정해져 기획자가 굳이 진행하지 않더라도 진행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있었고, 떠나간 이들의 업무는 기존 레거시 및 정책 등 고려해야 할 부분도 많고 영향도가 높은 프로덕트라 기획자가 없어서는 안 됐다.
하지만 상황을 아무리 머리로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회의실을 나온 그날부터 바로 이직 준비를 시작했다. 몇 개의 채용 공고를 찾아 지원서를 쓰고 자기소개서를 정리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제출했다. 이직을 위해 첫 서류를 제출하던 날, 밤새 시간을 들여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 아이가 밤잠이 지금처럼 깊지 않던 시절이라, 중간중간 아이를 케어해 가며 하다 보니 어느덧 아침해가 뜨는 것을 보게 되었었다. 채용 공고 마감일자가 그리 멀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빨리 떠나고 싶은 마음에 조금 무리해 서류를 작성했었다.
담당했던 업무를 설명해 주시겠어요? 자기소개를 마쳤다면 다음은 무슨 질문이 이어질까? 보통은 현재 재직 중인 회사 혹은 이전에 다닌 회사에서 했던 업무를 간단히 설명해 달라는 요청이 이어진다. 만약 지원자가 자기소개를 생각보다 짧게 끝냈다면 면접관이 다음 질문을 미처 준비하지 못해 이런 요청을 하는 경우가 많다. (챕터: 본격적으로 면접이 진행되면, 60p)
면접은 물론이거니와 서류에서도 담당 업무를 잘 설명해야 한다. 특히 경력기술서와 포트폴리오가 그랬다. 처음엔 포트폴리오를 먼저 작성했는데, 따로 작성해 둔 자료가 없어 브런치, 구글링 등을 통해 맘에 드는 포트폴리오 양식을 찾아 내 나름대로 구성을 변경해 가며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문제를 어떻게 정의했는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것을 했는지, 그리고 어떤 성과 있었는지, 여기에 더해 프로젝트 회고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여기에 직무나 해당 회사에 걸맞은 자기소개서 혹은 지원서를 구성해 총 8곳 정도에 지원서를 제출했다. 그 결과 총 2곳에서 면접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한 곳은 아쉽게도 1차 면접에서 탈락했고, 나머지 1개도 최종 면접에서 탈락했다. 특히 최종면접은 나름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기업이라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면접이 끝나면 지원자는 면접 과정을 누구와 이야기할까? 어떤 질문이 나왔는지, 어떻게 답했는지, 그 답변이 적절했는지, 다음 질문은 무엇이었는지, 면접관은 그 순간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 자신이 면접을 잘 본 것인지 아닌지를 누구와 상의하게 될까? 아니, 면접의 상황을 돌아보긴 할까?...(중략)... 인생을 길게 보았을 때 면접 한 번의 합격/불합격 여부는 크게 중요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감정적으로 썩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니지만 면접이란 삶에서 만나는 다양한 갈림길 중 하나일 뿐이다. 때론 삶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선택 이후에 어떻게 살아갔는지가 더 중요한 경우도 많다....(후략) (챕터: 프롤로그, 11p)
(생략)... 면접을 잘 보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되 그 결과에 대해서는 필요 이상으로 반응할 필요가 없다. 불합격했다면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좀 더 이해하게 되는 경험 그 자체이다. (중략) 그런 점에서 면접을 하나의 이벤트가 아니라, 연속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챕터: 만약 긴장의 순간이 있다면, 122p)
불합격을 아쉬워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아쉬워함을 붙잡고 늘어진다거나, 에이 어쩔 수 없지 뭐 하고 그냥 뒤돌아서서는 앞으로 다가올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없다.
불합격 후 떠날까와 남을까를 다시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나는 남을까를 선택했다. 최종면접 불합격으로 결국 남겨짐이 되기도 했지만 우선은 새로운 업무 적응과 체력 회복, 그리고 아이와 가족이 되어 함께하는 첫 1년이라는 소중한 시간에 조금 더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새로 받은 업무는 같은 팀원의 업무였다 보니 늘 관심 갖고 있던 부분이라 정책, 플로우 등을 정리해 가며 생각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제 3자로 지켜보며 느꼈던 아쉬움을 해소하고 새로운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도를 갖추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면접을 복기하고 복기한 내용을 <면접의 질문들>을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바라보며 일 그리고 내 스스로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첫 이직시도에서 망각했던 ‘나’라는 사람이 가진 경험, 평소 생각하는 업 그리고 삶에 대한 관점을 다시 한번 새로이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생략)... “그렇다면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요? “ 면접에 솔직하게 임하라는 말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기하지 말라는 의미다.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장점과 단점, 왜 재직 중인 회사를 떠나 이 회사로 지원하게 되었는지, 자신이 했던 업무에서 가장 큰 성과를 냈던 업무가 무엇인지, 반대로 실패했던 것들은 무엇이고, 그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사실을 기반으로 답변하라는 의미다...(후략)(챕터: 면접의 시작, 42p)
면접을 마치고 돌아와 복기를 하며 스스로 솔직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평소 생각하는 일/삶에 대한 관점으로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직 시도를 시작했더라면 스스로 솔직한 지원자가 될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급작스런 담당 업무 변경, 프로젝트 하차로 인해 이직을 마음먹게 되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도 이런 상황이 어느 회사에서든 발생할 수 있어 퇴직사유로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진짜 이유를 말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의 생각이나 관점이 담기지 않은 누구나 가질 법한 두루뭉술한 퇴직사유/지원동기를 얘기하게 되었다. ’보다 큰 기업, 보다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시장이 있는 곳에 가고 싶다.‘ 와 같은.. 그렇다 보니 면접관 입장에서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면접자라고 느꼈을 것이다.
앞서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을 생각해 본다면 새로 맡게 된 업무도 충분히 내게 매력적인 업무였다. 복잡도도 높고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깊이 이해하고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평소 그 어떤 업무라도 배울 수 있는 점이 있고, 하물며 그것이 안 좋은 것이더라도 그것을 경험해 보고 안 해보고의 차이는 크다고 생각해 왔고, 실제로 남들이 기피하는 업무를 통해서 성장한 경험도 있었기에 업무 변경 사건이 충분히 새로운 기회일 수 있었다.
더군다나 업무 변경은 내 전체 커리어에 있어 그렇게 큰 사건이 아닐 수 있다. 그리고 조직에서는 내가 진행해 오던 업무가 잘 세분화해 정리된 상태이고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상태라 판단해 과감히 기획 리소스를 빼고 진행했을 수도 있다. 그만큼 나름 큰 업무를 방향성을 잘 잡고 진행했다는 반증이 아닐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평소 아쉬움을 느끼던 부분은 이러한 업무 변경이 아니었다. 주로 몇 개 서비스 혹은 백엔드 기획을 진행했다 보니 신규/개선건으로 인해 고객 사이드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을지 늘 궁금했다. 더군다나 꽤나 큰 플랫폼에서 한 부분을 맡아 담당해 내가 맡은 서비스의 고객이 그리 많지 않아 버라이어티 한 변화를 경험하기도 힘들었다. 그래도 이러한 갈증을 해소하고자 내부 어드민 개선 후에는 내부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운영부서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내부 관계사 고객 인터뷰 및 GA 도입을 통해 Pain Point와 Key factor를 도출해 차세대 서비스를 제안하기도 했다.
무언가에 푹 빠지게 된 계기는 사소한 것이어도 상관없다. 처음부터 계획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모든 순간들을 통제하며 살아갈 수는 없다. 마음이 가는 대로 어떤 것들은 가볍게, 어떤 것들은 깊이 살피면 된다. 그렇게 일상적으로 처리하는 것 가운데 어떤 것들은 다른 것들에 비해 더 눈길이 간다. 관심이 가고, 더 들여다보게 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크고 작은 벽에 부딪히는데, 그럴 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알아가고 싶다는 것을 느끼면 바로 그것이 푹 빠지는 것이다. 자신의 삶에서 그러한 경험들이 있는가. 그 가운데 어떤 것을 이야기할 것인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결국 '무언가에 푹 빠졌던 경험이 있는가?'의 질문에 효과적으로 답하기 위해서는 1.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고, 2. 평소에 자신을 돌아보며 그러한 것들에 대한 생각을 하고, 3. 그 경험들 가운데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면접에서 어떠한 경험을 이야기할 것인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중략) 일은 재미없는 것이고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일 안에서도 자신이 푹 빠질 수 있는 요소들이 숨어있을 것이라 믿는 것이다.(챕터: 어쩌면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한, 171p)
나는 무언가에 푹 빠졌을까? 알아가고 이해해 나가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갖춘 이해도로 누군가를 설득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 더 나아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그런 것들에 푹 빠졌던 것 같다. 기획자로 업을 살아왔던 지난 3년간 아직까지도 100% 이해할 수 없는 말은 '기획이 그런 것까지 알아야 해?'이고, 제일 좋아하는 것은 모르는 것을 딥하게 파고들어 알아가는 순간들이다.
탑다운으로 내려온 업무더라도 내가 속한 회사의 관점에서 그 의미를 이해하고자 노력해 왔다(물론 이번 이직시도의 화근이 된 그 사건은 논외이다). 그렇다 보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찾아보고, 질문해 가며 때로는 깨지기도 때로는 그 부분은 놓친 부분이었다며 좋은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내 일의 의미를 더욱더 두텁게 만들어갈 수 있었다. 더불어 업무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덕분에 함께 일하는 협업자와도 원활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입사 초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이보다 더 기분 좋은 것은 점차 피어 리뷰에 전문성, 업무 지식,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등 과거에는 많지 않았던 리뷰들이 늘어난 것이다. 내가 추구하는 방식이, 노력들이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전해지고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그래도 늘 의구심을 갖고 살아간다. 내가 갖춘 지식이, 전문성이라 말하고 싶은 것들이 시간이 흘러 이곳에서 마땅히 갖춰야 할 것을 갖춘 것은 아닐지, 이 우물을 벗어나면 결국 경쟁력이 되지 않을 그런 것들은 아닐지, 더욱더 근본적인 것은 무엇이며 그것은 어떻게 지속해 나갈 수 있을지, 늘 고민하며 살아간다.
직장은 깨어있는 시간의 상당 부분을 보내는 곳입니다. 단순히 월급을 받고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잘 하는지, 그리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느끼게 해주는 공간입니다. 선택에는 정답이 없고, 어떤 선택을 하던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러니 괜찮습니다. 완벽한 선택을 하려는 것보다는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경험을 통해 우리는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 자신을 믿고, 나의 선택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책에 함께 동봉된 김형석 작가의 편지 중)
나는 폭풍이 두렵지 않다. 나의 배로 항해하는 법을 배우고 있으니까 - 헬렌 켈러
어제의 일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던 와중에도 이제 막 분리수면을 시도해 볼까 하는 아이의 방에서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배가 고파 깬 것 같다는 아내의 말에 분유를 타다 주고 돌아섭니다. 작은 방 아이 옆에 작게 마련된 곳에서 잠드는 아내를 보며 고마움과 미안함이 함께 몰려옵니다. 내 벌이에 조금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괜한 고집부리지 않았더라면 달랐을까 하는 생각을 아내에게 건넵니다. 푸념 아닌 푸념을 들은 아내는 우리가 지금 누리는 행복에 감사할 것들이 가득하니 걱정 말고 지금처럼 굳건히 나아가라고 말해줍니다.
다시 힘을 내 봅니다. 오늘도 저의 배로 항해하는 법을 배우러 가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한 연말 보내실 수 있길..
- 하노마 드림.
* Main photo by cyrus gomez(Unsplash)
** Photo by Javier Allegue Barros(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