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구를 교체하면서 찾은 빛
우성이가 7살에 이사를 했을 때이다. 이전 집과 달리 거실 전등에 Dimming(밝기 조절) 기능이 있었다. 새로 이사한 집의 거실은 Dimming 기능을 위해서는 백열전구가 사용되었다. 백열전구와 밝기가 어두워진 다른 방의 등도 함께 교체하려고 형광등과 백열등을 구입하러 마트에 갔다. 우성이는 몇 가지 호기심이 생겼는지 내게 말을 걸었다.
“아빠, 백열전구는 에디슨이 발명을 했잖아요.”
“맞아 그렇지 어떻게 알았어요?”
“네, 책에서 읽었어요. 그런데 에디슨은 전구를 만들기 위해서 1000번이 넘는 실패를 했어요.”
“1000번이나! 정말 많은 실패를 했네요. 아마 많이 실패할 때마다 에디슨은 힘들어했겠네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를 해서 결국에는 전구를 만드는 데 성공했잖아요.”
“그렇지 그렇게 많은 실패와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아빠 그런데 형광등과 백열등은 어떻게 달라요?”
‘형광등과 백열등의 차이가 무엇이 있을까?’ '백열전구는 어떻게 빛을 낼까?' 수명의 차이, 형광등은 필라멘트가 없고, 플라즈마 현상을 이용하고…, 내 머릿속에서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정신없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성이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우성아, 백열등은 안을 보면 필라멘트가 있어요. 횃불 알지요?”
“네. 동굴에 들어갈 때 옛날 사람들이 횃불을 사용했잖아요.”
“맞아요. 횃불은 불을 붙이면 뜨거운 열을 내기도 하고 빛을 함께 내면서 동굴을 밝게 빛나게 하잖아요.”
“네, 동굴의 박쥐도 잘 볼 수 있잖아요.”
“그렇지. 백열전구 안에 횃불과 같이 생긴 필라멘트라는 것을 넣어 빛이나고 뜨거운 열기도 나죠. 혹시 필라멘트가 왜 이렇게 꼬여 있는 줄 알아요?”
“모르겠는데, 왜 그래요?”
“아 참, 횃불에 송진을 묻힌 헝겊을 감잖아요. 헝겊을 많이 감으면 횃불이 커지죠?”
“헝겊을 많이 감으면 불이 커지죠.”
“맞아요. 그것처럼 전구의 필라멘트도 횃불에 헝겊을 많이 감는 것처럼 꼬불꼬불 꼬아 놓아서 불이 커지게 하려고 한 것이에요.”
휴…, 일단은 이렇게 설명을 해주고 나니 형광등의 원리를 설명할 시간이 됐다. 우선은 아는 데까지 설명해보자고 마음먹고 입을 열었다.
“우성아, 형광등은 모양이 백열전구와 어떻게 달라요?”
“아빠 형광등은 백열전구보다 길쭉하게 생겼잖아요.”
“맞아요. 백열전구는 필라멘트가 1개가 있지만, 형광등은 필라멘트가 2개가 있어요.”
“아빠 필라멘트가 안 보이고 그냥 하얗게만 보이는데요.”
“형광등 맨 끝쪽에 보면 뾰족한 것이 2개 있는데 거기에 필라멘트가 연결되어있어요.”
“그럼 하얗게 보이는 것은 왜 그래요?”
“양쪽에 있는 필라멘트에서 전자가 튀어나와서 안에 있는 수은에 부딪히고, 다시 안쪽 표면에 하얗게 보이는 형광체라는 것에 부딪히면서 빛을 내게 되는 것이에요.”
“부딪히는데 어떻게 빛을 내는 것이에요?”
내가 이야기했지만 아이가 이해를 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생각을 해보았다. 뭐 이제 내 지식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었다. 그래서 아이에게 두 손을 한번 세게 비벼보라고 했다.
“우성아 두 손을 계속 비벼서 마찰을 시키니 열이 나지 않아요?”
“네 아빠, 손이 뜨거워져요.”
“맞아요. 필라멘트에서 나온 전자가 형광체라는 물질에 계속 부딪히면, 손을 비비는 것처럼 열이 나잖아요. 그런데 형광등은 열과 함께 빛까지 생기게 되는 것이에요. 음, 부싯돌을 서로 부딪치면 불이 생기는 것처럼. 이런 것을 플라즈마 현상이라고 말해요.
그리고 형광등을 교체할 때 형광등을 깨서 내부를 보여주면서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었는데, 우성이가 신기하게 보았던 기억이 있다.
백열전구와 형광등의 원리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우성이의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질 때면 내 지식의 한계는 점점 드러나고, 설명을 하려면 쉽지가 않다. 하지만 어떻게든 대답을 해주려고 노력하다 보니 나름의 요령이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설명해준 것을 또 찾아보고 알려주는 시간을 가지다 보면 아이에게도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백열전구의 아버지는 왜 에디슨인가?
우리는 에디슨(Thomas Alva Edison, 1847~1931)이 백열전구를 발명했다고 일반적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백열전구를 만들어낸 발명가 중의 한 사람이었다. 최초의 백열전구를 발명한 사람은 영국의 화학자인 험프리 데이비(Humphry Davy, 1778~1829)가 1808년에 발명한 아크등이다. 아크등은 탄소로 이루어진 막대로 만들었고 촛불 4000개 정도 밝기의 빛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가정에서 사용하기가 부피가 크고 너무 밝아서 가정에서 사용하기 어려웠다.
에디슨이 백열전구의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널리 알려진 이유는 필라멘트 때문이다. 지금과 같이 필라멘트를 사용하여 40시간이나 견디는 필라멘트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1879년 필라멘트를 이용한 전구와 함께 발전기와 전기를 이용할 수 있는 장비와 방법을 함께 개발해서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한 사람으로 알려진 것이다.
에디슨의 백열전구는 1880년 증기선인 ‘컬럼비아호’에 상업적으로 처음 사용이 되었다. 115개의 백열전구를 설치했는데 15년 동안 작동을 했다고 한다.
그 이후에 많은 연구를 통해서 텅스텐으로 필라멘트를 만들고 용수철 모양으로 개발되면서 좀 더 밝고 긴 수명을 가지는 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 최초 백열전구는?
우리나라에는 1887년 경복궁내 건천궁에 백열전구가 처음 설치되었다. 에디슨 전기조명회사에서 만든 백열전구이자, 동양에서 처음으로 세우는 시설이라고 한다.
이때 사용한 발전기 소리가 너무 커서 천둥소리 같다고 해서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잘 꺼지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게 꼭 건달 같아서 건달불(乾達火), 괴상한 불빛이라는 ‘괴화(怪火)’, 이상하고 신기하게 생겼다고 ‘묘화(妙火)’라고 불렸다고 한다.
<부모 지식 탐구 at home> 매거진은 집과 일상에서 직접 경험한 아이의 호기심과 궁금증에 아빠가 대답하면서 답을 찾아가는 대화와 그에 대한 부모가 알아야 할 지식 등을 담고자 한다. 부모가 모든것을 알아야만 지적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아이와 함께 찾고 배우면서 알아가면서 지적 호기심을 채워가는 방법을 알리고자 글을 쓴다.
-백열전구는 어떻게 빛을 내나요? 형광등과 백열등의 차이 @부모 지식 탐구 at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