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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예거 Oct 15. 2019

빅데이터 말고 사람의 맛집 추천이 그리울 때

맛집 추천 서비스 '밥면빵'

식사 장소를 찾는 것만큼 사소하면서 은근히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 있을까?



이제는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맛집'을 찾는 일은.. 대학교에 막 입학한 신입생 시절부터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도 꾸준히 나를 괴롭혔다.


어느 정도 친한 사이이거나 회사 동료들이라면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먹던 곳에서 먹거나, 간판 보고 괜찮다 싶으면 들어가도 되니까.


근데 귀한 소개팅이거나 특별한 모임의 식사 장소를 찾는 거라면 스케일이 커진다. 모임 일주일 전부터 은근히 네이버/구글을 통해 맛집 사전 검색에 들어가야 한다. 밥을 먹고 이동할 2차 '카페'까지 알아보는 건 센스의 영역이다.


학생 때는 네이버 블로그를 주로 이용했다. 혜화역 맛집 / 강남역 추천 카페 등등.. 블로그를 보며 메뉴와 가격, 분위기를 가늠했다. 하지만 돈을 주고 블로그 작업을 하는 가게들이 많아지며 네이버 블로그는 신뢰를 잃었다. (아이러니하지만, 나도 대학생 때 식당으로부터 무료 식사를 제공받고 블로그 후기를 올린 경험이 있다.)


우스갯소리로 "오빠랑" 이라는 키워드를 검색어에 첨가하면 광고 없는 100% 리얼 후기를 찾을 수 있다는 기믹도 있었으나, 너무 빠르게 유명해지고 말았다. 눈치 빠른 광고업자들은 이를 빠르게 반영, 광고성 콘텐츠에도 "오빠랑"을 미리 붙여버리고야 말았다.


이후엔 빅데이터/인공지능 기반 맛집 추천 서비스들이 우후죽순 탄생했다. 한두 번 사용해본 적은 있으나, 네이버 블로그와 별로 다를 게 없다고 느꼈다. "어디어디~ 맛집" 이런 식으로 지역 기반 or 카테고리 기반(한식, 중식, 양식 등..)인 건 다 똑같았으니까.


급할 땐 유용할 수도 있겠지만 별로 매력은 없다



이번 글의 주인공 <밥면빵>은 브런치에서 우연히 찾은 맛집 추천 서비스인데, 그 탄생 배경과 심플함이 정말 나와/여자친구의 취향이었다. 간단하게 말하면, 돈을 조금 내고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가 아닌 맛집 코디네이터로부터 1:1로 직접(!) 추천을 받는 서비스다.



밥면빵 멤버십 가격은 이렇다



모두가 맛집 추천 플랫폼이다, 인공지능 기반 추천이다 뭐다 거창한 컨셉을 들먹일 때, 오히려 사람이 직접 맛집을 컨시어지 해준다는 아날로그적인 방법을 택한 것이다.



맛집 코디네이터의 1:1 맛집 컨시어지 서비스


사실 직장인은 돈보다는 시간이 부족하다. 직접 맛집을 고르기엔 정보가 너무 많고 귀찮다. 차라리 돈 조금 내고 전문가한테 추천받고 싶다. 멍청한 챗봇 말고 진짜 사람하고 얘기하고 싶다.


밥면빵 상담은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통해 간단하게 진행된다. 조금 미안한 감정이 들만큼(?) 이런저런 요구사항들을 보내드리면, 하루 내로 요구사항이 반영된 맛집 리스트를 받을 수 있다.


추천 리스트는 카톡 이미지 형태로 받을 수 있어서 편리하다


맛집을 한 번 추천받는데 1,900원.

누군가에게는 꽤 아까운 돈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고작 1,900원에 맛집 검색 외주(..)를 맡길 수 있는 편리함이 될 수 있다.


놀라운 사실은, 밥면빵이 직장인 4명이 사이드 프로젝트로 론칭한 서비스라는 것. PM 1명, 개발자 1명, 디자이너 1명, 맛집 코디네이터 1명. 초기 킥오프 이후 6주 만에 론칭... (그 날짜가 19년 5월 15일이다. 얼마 되지 않았다.) 이게 재능 있는 사업가들의 노련함인가 싶다.


검증되지 않은 사업 모델로 투자 왕창 받고, 수익성 고려하지 않고 성장에만 몰두하는 서비스/스타트업이 너무나도 많은 세상에서, 불편함에서 Needs를 찾고 극도로 심플한 POC(Proof of Concept)로 가능성을 검증한 밥면빵. 이미 센스 좋은 직장인들 사이에선 은밀히 퍼지고 있는 꿀 같은 서비스다.


밥면빵이 너무 유명해지는 건 괜히 싫지만, 정말 매력적인 서비스라 꼭 한번 글로 써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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