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변우석 팬들이 환호할 만한 기쁜 소식들이 많았다. 아시아 팬미팅이 끝난 후 잠잠했던 변우석이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의 모델이 되었다는 기사가 나온 데 이어, 대기업 가전제품의 공식 광고영상까지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배우가 광고주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건팬들에게는 더없이뿌듯한 일이다. 연예계에서 광고를 찍고 제품 홍보를 한다는 건 배우에게 경제적 이익을 안겨줄 뿐 아니라 그의 인기를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일이니까. 광고주가 큰 업체라면 더더욱 그러한데, 한 주만에 두 곳의 유명 업체에서 모델 소식이 쏟아졌으니 기쁘고 또 기쁠 수밖에.
최애를 응원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각양각색이지만, 내가 변우석을 아끼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지갑을 활짝 여는 것이다. 모든 것이 상품화되는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극단적인 한 끝에 서 있는 연예 산업의 특성상, 덕질은 돈을 필요로 한다.
배우 변우석을 좋아하기 시작한 후 처음으로 그와 관련된 소비를 한 건, 그의 포토카드가 들어있는 화장품을 구매한 것이었다. 화장품 포장박스에 새겨져 있는 '변우석 포토카드 증정'이라는 문구를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쑥스러워서, 불혹을 넘긴 나이에 연예인 사진 준다고 화장품을 산다는 게 말이 되는 일인가 부끄러운 생각에 살까 말까 판매대 앞을 서성대며 몇 번을 망설였는지 모른다. 큰맘 먹고 화장품을 집어든 후에도 계산대라는 큰 관문을 통과하는 게 고역이었다. 계산하는 직원이 속으로 비웃는 건 아닐까, 내가 10대 소녀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등등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가며, 바코드를 찍고 카드를 건네는 1분도 채 안 될 시간 동안 마치 도둑질이라도 하는 사람처럼 안절부절못하며 속으로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그렇게 천신만고 끝에 무지개처럼 화사한 그의 사진 한 장을 얻는 데 성공하자, 다음번 구매부터는 거칠 것이 없었다.아니 망설일 틈이 없었다. 그의 이름을 건 상품들은 무서운 속도로 팔려나가 버렸으니까.
포토카드를 끼워준다는 제품뿐 아니라 변우석이 개인적으로 입고 쓴 제품들, 그가 맛있다고 언급한 특정 허브캔디마저 품절 사태를 빚었다. 대세 스타인 그와 관련된 상품은 이제, 있을 때 사야 하는 게 되어 버렸다.
변우석이 팬미팅을 위해 출국하던 날 가방에 달고 나타난 공식 굿즈인 키링을 사기 위해 판매 시작 시간에 맞춰 접속하고도 두 시간 가까이 로딩화면만 보다가 결국 '품절' 사인을 본 쓰라린 기억, 그리고 나처럼 변우석 팬인 지인의 발 빠른 정보 공유 덕분에 2차 구매 오픈 때는 결국 구입에 성공한 짜릿함. 내 돈을 쓰면서 이렇게 힘들게 노력한 경험은 난생처음이다.
그의 포토카드가 갖고 싶어서, 배우도 달고 다니는 공식 굿즈를 사고 싶어서 시작한 구매는 이제 배우 변우석의 연예계 생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의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그가 광고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반드시 긍정적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는 신뢰, 즉 '모델을 변우석으로 기용했더니 매출이 드라마틱하게 급증했다'라는 인상을 광고주에게 남기고 싶기때문이다. 비록 큰 손이 못 되어서 사재기를 할 수는 없지만, 나의 작은 소비라도 그가 광고한 제품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기꺼이 지갑을 연다.
거래실적은커녕 계좌조차 없던 은행에 변우석이 모델로 나서게 되자 바로 계좌를 개설하고, 그의 이름을 내걸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체크카드를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 나 같은 마음을 가진 팬들이 워낙 많은 건지, 해당 금융기관의 카드 신청 홈페이지가 멈춰버려 긴 시간 공을 들인 후 겨우 신청할 수 있었다.
내 돈 쓰는 게 이렇게 힘들 일인가 싶어 고개를 절레절레하다가도, 배우 변우석의 인기가 이 정도구나 실감하며 이내 뿌듯해지는 것이 덕질하는 사람의 마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시간 동안 묵묵히 쌓아온 변우석의 노력이 이제 보상을 받는 것 같아서, 그의 찬란한 시간들이 오래 지속되기를 한 사람의 팬으로서 진심으로 바란다.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해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은, 부족하나마 그의 광고주들을 기쁘게 할 소비에 보탬이 되어주는 것. 그리하여 배우 변우석이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브랜드 파워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다.
그래서 열심히 지갑을 채워놓아야 한다. 변우석을 위해 쓸 돈을 넉넉히 마련해야 하니까. 오늘도 선재 업고, 우리 벼누서기(변우석의 애칭) 등에 업고, 엉뚱한 곳으로 튀지 말고 소처럼 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