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호 Nov 04. 2023

바보가 바보임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

궁금했다. 왜 바보는 바보라는 소리를 들으면 화를 내는지. 스스로 바보임을 인지하지 못 해서인지, 아니면 바보임을 알면서도 자존심 때문에 인정을 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바보라는 뜻의 의미를 알지 못 해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누구의 말대로 자신이 바보임을 모르기에 바보인 것인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대체 왜 인정하지 않거나 못 할까.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오랜 고민과 얕은 지식의 습득으로 어느 정도는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게 된 듯 하다. 


바보라는 평판은 생존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바보라고 찍힌 사람은 무리나 사회에 정식적인 일원으로 받아들여지지 못 할 확률이 매우 높다. 


인간은 무리를 지어 사는 동물이기에 무리나 사회에 속하지 못 함은 한 인간 또는 한 바보의 생존 확률이 매우 낮아짐을 뜻 한다.


스스로가 바보라고 인지를 했다 할 지라도 바보라는 평판을 받아 들이는 순간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바보가 아닌 사람보다 더 힘들어지게 된다. 왜냐하면 똑같은 바보임에도 바보라고 인정하지 않은 다른 바보들이, 바보라고 인정한 사람을 밟고 올라서 자신들의 생존 확률을 높이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바보라고 인정하는 순간, 바보라는 평판을 얻고 인식이 박히는 순간, 무리의 일원이 아닌 무리의 하류로 살아갈 확률이 높아진다.


그렇기에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 하던 상태에서 더 나아가 스스로 바보라고 인정하고 낙인까지 찍히는 순간, 생존을 위한 투쟁에 들어가는 노력은 배가 되게 된다. 


물론 아무리 노력해도 진짜 바보는 자신이 바보가 아님을 증명할 수는 없는 노릇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바보라고 인정하고 무리의 잉여로서 존재한다면 삶을 영위 하고 생존하는 일은 바보임에도 바보라고 인정하지 않는 사람보다 더욱 힘들어 질 것이다. 


바보가 스스로 바보임을 인정하지 않고 화를 내는 순간, 그 사람이 진짜 바보임을 증명해야 하는 것은 그를 바보라고 지명한 사람의 몫이 된다. 


바보라고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이 바보임을 증명해 내야한다. 어떤 사람이 바보임을 인정하게 만들거나 무리나 사회에 인식시키기 위한 일은 그리 쉽지 않다. 


바보가 바보라고 인정하지 않고 되려 화를 내고 자신을 바보라 부른 사람을 되려 공격하는 일은, 생존의 관점에서 보자면 매우 당연한 일이다.


인간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자신이 바보같다 생각이 들지라도, 타인들 앞에서 스스로를 바보라고 인정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스스로 자신의 생존확률을 스스로 깍아 먹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바보를 마주 했을 때도 그 사람을 바보라 부를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생존확률을 내가 깍아 낼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전글 커피숍, 첫만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