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오키나와 다이빙 가이드가 아니다”
일본은 파칭코 등의 사행성 게임을 오락실에서 쉽게 할 수 있다. 파칭코장이 왕왕 보였지만 들어가 본 적은 없다. 오락실에서 코인이 가득 든 버킷을 두고 게임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흔했다. 매끈한 재킷에 실크 스카프를 곱게 메고 차분하게 앉아있는 젊은 여자, 새하얀 머리칼을 단정하게 손질한 할머니, 20대 초반쯤 돼 보이는 어린 커플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한껏 진지한 표정으로 게임기 앞에 자리했다.
코인을 여러 개 밀어 넣어 코인을 따는 게임이 많이 보였는데 여기에 포켓몬, 롤플레잉 게임들이 결합하여 재미있어 보였다. 이백 엔을 코인으로 바꿔 기계 앞에 앉아본다. 화면에서 캐릭터가 움직이고 스토리가 흘러나오지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 코인을 밀어 넣어 쌓다 보니 몇 개가 와르르 쏟아진다. 의아하고 시시하다. 쏟아진 코인을 주워 담아 버킷에 담고 몇 분인가 게임을 하다 보니 바꾼 코인이 바닥났다. 이게 뭐가 재밌어서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거지? 이해가 되지 않고 재미도 없었다.
부스스 일어나 오락실을 한 바퀴 돌았다. 평일 저녁이었고 넓은 오락실에는 사람이 몇 없었다. 내가 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코인을 따는 포켓몬 게임을 하는 일행을 찾았다. 포켓몬을 잡고 포켓몬끼리 싸운다. 게임을 하는 사람도 구경하는 사람도 집중하고 흥분하고 있었다. 구경하는 게, 흥분하는 게, 같이 있는 게 재미있네. 아마 다음에 이 게임을 직접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