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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eeze Dec 02. 2024

<주모님의 새 시집을 읽으며>


<주모님의 새 시집을 읽으며>


하...

어쩜 좋아


- 장혜인 -




“꽃을 피운 후에야 알았지
꽃을 피운 자신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미안해할 필요가 없음을
나는 아름답다 말할 수 있게 되었지
나는 얼마 안 가 사라질 것이므로  

- <흰독말풀의 노래> 중 ,류시화"


누구에게도 미안해할 필요가 없다. 나에게 가장 용서하기 힘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었음을 마주했을 때 펑펑 울었다. 나를 가장 용서하기 힘들었고, 용서하고 나니 아름답다 말할 수 있었다. 정말 그러했다.



“우리는 같은 나무에 앉은
두 마리 새
만약 당신의 노래가 옳고
나의 노래가 조금 틀리다 해도
그렇다 해도, 우리 둘 다 노래해야 한다
서로 다른 가지에서 나의 서툰 노래가
당신의 노래를 받쳐 주니까
그러니, 나를 침묵시키려고 하지 말라
당신 혼자 노래해야 한다면
결국에는 노래를 잃을 테니까

우리는 밤하늘에 빛나는
두 개의 별
만약 당신의 빛이 더 밝고
나의 빛이 더 어둡다 해도
그렇다 해도, 우리 둘 다 빛나야 한다
서로 다른 궤도에서 덜 빛나는 내가
더 빛나는 당신을 붙잡아 주니까
그러니, 나를 지우려고 하지 말라

우리 둘 다 더 밝으려고 한다면
결국에는 밤을 잃을 테니까

 - <그렇다 해도> 중, 류시화”


정치, 종교, 철학, 과학, 문학, 존재, 우주, 너와 나... 정말 모든 것에 평화를 비는 기도처럼 들렸다. 아름답다.


“희망은 가볍게 잡아야 한다
새처럼 날아가 버릴지 몰라 힘껏 움켜쥐면
손 안에서 숨 막혀 죽는다
:
:
너무 세게 붙잡아 모서리가 부서지거나
매달리며 애원해선 안 된다
절박할수록 가만히 희망을 품는 법을 배워야 한다
희망은 숨을 쉬어야 하고
나무 위의 새처럼 스스로 노래해야 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희망은 가볍게 붙들어야한다

-<희망은 가볍게 잡아야한다> 중, 류시화”


내가 간절해 지면 가장 세게 쥐게 된다. 희망을 가볍게 잡기 쉽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희망이 숨을 쉬고, 스스로 노래할 수 있도록 가볍게 붙들어야한다는 류시화 시인의 시는 엄중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라는 이번 시집은 내게 그 어떤 가르침보다, 그 어떤 말보다, 그 어떤 에너지보다 존중이고, 평화이고, 사랑이다. 내가 나의 중심에 단단히 그라운딩하도록 나의 뿌리가 되어주는 영혼의 주모님의 시에 감사하다.



브런치에 시를 일부만 발췌하는 행위가 무례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오늘 먹은 양식의 기운을 잘 담아 스틸컷으로 남기고 싶었다. 전문은 모두 시집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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