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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양 Oct 21. 2020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

2장. 협동조합 기업의 탄생


2장. 협동조합 기업의 탄생

주요 협동조합 모델들

(1) 로치데일 소비자협동조합

  로치데일은 영국 면직물 산업의 역사적 중심지인 랭커셔 지역에 자리잡은 소도시다. 1840년대 로치데일 노동자들의 생활 여건은 실로 비참했다. 1843년 찰스 하워트를 중심으로 가난한 직공 몇 명이 모였다. 다수가 실업자이고 실패의 아픔에 찌든 이들이었지만 소비자협동조합 설립을 위해 모금에 나섰다. 단체의 목적과 계획은 조합원의 경제적 편익과 사회적 및 생활 여건 향상을 위한 활동을 추진하는 것이었다. 28명에게서 28파운드를 모으고 1844년 12월 21일 토드레인 거리에서 밀가루, 버터, 설탕과 오트밀을 파는 조그만 가게를 열었다.

  현금 및 정가 판매/구매량에 비례한 연말 배당/구매의 자유/최저 대출금리로 대출가능/민주적 운영(당시 여성 조합원에게 투표권을 부여)/정치적 중립과 관용이 주요 원칙이었다.

  이 원칙으로 조합원들은 조합을 믿고 아이를 심부름 보낼 수 있게 되고, 연말 배당금으로 가계 비상금(적금)을 얻게 되었으며, 가게 살롱이 되어 커뮤니티가 일어났다. 가구점, 정육점, 신발 가게, 벽판 가게, 양복점 같은 코너들을 신설해 여러 장인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1850년에는 제분공장협동조합을 신설해 밀가루 직접 생산 체제를 갖추었다. 영업 잉여금을 2.5% 적립하여 도서관과 회관을 열고 학교와 강연도 유치했다. 

(2) 가톨릭 운동가 주세페 필리피니의 주도로 브레시아에서 만들어진 사회적협동조합

  1963년 1월 23일 만들어진 이 조합에는 두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교육, 훈련, 돌봄, 오락, 장애자 지원과 같이 주로 정신적 필요를 충족하는 일을 여럿이 함께한다는 것, 또 하나는 조합원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활동한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 집단들이 모두 의사 결정권을 가지고 지배구조에서 역할을 하는 다층적 지배구조 모델을 수반한다. 조합원들만이 아니라 서비스의 수혜자들과 지역 공동체의 대표들까지 모두 참여한다.


19세기 사상가들이 본 협동조합

  프랑스에서는 협동조합을 자본주의 시장에 대한 해독제로 보았다. 협동조합의 본질적 속성은 협동조합의 자본을 없애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본의 진정한 기능을 노동이 이용하는 도구로 한정하고 그만큼 대가를 취하도록 한다는 점이다. 이 원리에 의해서 샤를 푸리에 같은 협동조합 이론가들은 사적 자본의 폐기와 경쟁 및 가격 체제의 배제를 주장했다. 

  하지만 영국 협동조합 전통의 주류는 이와 달라, 시장을 시민화하는 방편으로 간주했다. 로치데일 조합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조합원들에게 시장 가격으로 물건을 판매하되, 남는 이익금을 연말에 돌려준다는 아이디어 덕분이었다. 오언의 조합에서는 시장보다 낮은 가격으로 물건을 팔았다. 조합원들을 돕는다는 환상적인 아이디어가 실제로는 협동조합을 실패로 몰아간 셈이다. 이탈리아 학자 기노 발렌티는 1902년 이렇게 말한다.

  오언의 공동체와 오늘날 협동조합 간의 극명한 차이를 설명하는 데는 긴 말이 필요 없다. 오언 공동체의 목적이 자유 경쟁 체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회 질서를 세우는 데 있었다면, 협동조합 운동은 기존의 사회 구조에 접목해 그것을 보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협동조합의 장점은 노동자들이 자기 삶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경제학자 레옹 발라는 협동조합에 대해서 노동자가 적립을 통해 자본을 소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요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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