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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루이 Mar 29. 2024

꿈이 아주 느리게 흘러가도록

고명재,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

귀한 꿈을 꾸고 나면 쉽게 눈뜨지 않고, 조금 기다리는 편이다. 꿈이 아주 느리게 혈관 속으로 흐를 수 있도록 시간을 내어주는 편. 며칠 전 아주 맑은 꿈을 꾸었다. 


고명재,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

꿈을 많이 꾸는 나도 고명재 시인의 습관에서 배웠다. 

좋은 꿈을 꾸다 깨면 바로 움직이지 않고 침대에 파묻혀 조금 기다리는 것.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이 나왔고, 좋은 얘기들이 오갔고,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었다.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 꿈의 잔상을 몸의 곳곳으로 보냈다. 


지나치게 꿈을 많이 꾸는 것은 낮은 수면질 때문이겠지만 

언젠가부터 나는 두 개의 인생을 동시에 살고 있는 셈이니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가끔 나는 꿈속에서 몽롱한 현실보다 더 생생하게 살아간다. 

멀티태스킹을 사랑하는 나에게 너무나 어울리는 낮과 밤인지도. 


나도 이곳에서 열심히 살고 있으니 너도 그곳에서 열심히 지내. 

언젠가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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