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안 May 07. 2024

스타트업삼국지 #3 복룡과 봉추

방통은 어렸을때부터 공명과 전교1,2등을 다투던 라이벌이었다.


공명이 외모도 준수하고 교우관계가 좋았는 반해, 방통은 성격이 음침하고 지나치게 자존심이강해 주변을 불편하게 하였다.

취업시즌이 되자 방통 역시 취업을 위해 여러회사에 입사지원을 했다. 

방통은 우수한 성적 덕택에 입사지원을 하면 늘 주목을 받았지만 면접에서 늘 미끄러지곤 했다. 

유일한 친구였던 서서의 강력한 추천으로 조조회사에 특별채용의 기회가 있었는데, 사장인 조조와의 최종 인터뷰에서 쓰레빠를 신고 갔다가 잘렸다. 


공명은 적벽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일손이 딸려 방통을 계약직으로 채용했다. 방통은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전교 10등에도 들지못하던 주유가 자신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상황 때문에 정말 싫었지만 취업을 못해 경제적으로 곤란했던 상황이라 찬밥,더운밥을 가릴 처지가아니었다.

다행히 방통도 역할을 잘했고 적벽프로젝트가 끝나서 유비회사에 정규직으로 취업할 수 있을거란 기대가 커졌다.


공명이 잘 말해두었으니 정규직취업에 문제없을거라는 언질을 하고 출장을 간 사이 방통은 처음으로 유비와 정규직 전환 인터뷰를 했다.

유비는 방통의 인상이 별로였다. 자신이 공명보다 공부를 더잘했다고 잘난척하는 것도 고까웠다.

공명이 해둔 이야기가 있어 정규직으로 채용하되 핵심부서가 아닌 운영 쪽 부서에 배치하고 수습기간을 두기로했다.


방통은 짜증났지만 취업이 급했기때문에 일단 수용하고 업무를 시작했다.

업무는 단조로웠다. 매일 한두시간이면 주어진 업무를 다 끝낼 수있었고, 나머지 시간은 낮잠을 자거나 멍을 때리며 지냈다.

음침한 분위기로 인해 사람들과 잘지내지못했고, 인사고과도 좋지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방통이 좋아하는 걸그룹의 굿즈에 장비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장비 역시 해당 걸그룹을 좋아했는데 함께 덕질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방통이 꽤나 똑똑하고 생각이 깊다고 생각했다. 

장비는 방통을 자신의 부서로 대려와 여러가지 업무를 주었는데 일을 곧 잘했다.

공명을 껄끄러워하던 관우도 공명에게 서운함이 있던 방통을 자주 불러 조언을 얻었는데, 둘의 도움으로 방통은 고속승진하게 된다.


이후에 방통은 서촉회사를 인수합병 하는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 

관우와 장비가 공명을 견제하여 큰 프로젝트를 방통에게 밀어주었던 것 이었다.

서촉 프로젝트는 서촉에서 임원으로 있던 장송의 소개로 시작되었다. 

최대 주주였던 유장이 나이가 들어 회사를 매각할 결심을 했는데, 원래는 조조회사를 고려했었다. 

장송이 조조회사를 찾아가서 인수의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아쉬울게 없는 조조는 가격도 많이 깎고 고용승계에 대한 확답도 주지않았다. 


원래 관우와 안면이있던 장송은 관우를 통해 그냥 얼굴이나 볼까하고 유비를 만났다. 

유비의 태도는 극진함이 느껴질 정도로 조조와는 달랐다. 

자금사정은 알 수 없지만 가격도 더 높게 불렀고 장송에게도 관우나 장비에 버금가는 직책을 제시했다.

장송은 꼭 유비와 딜을 성사시키고 싶었다. 유장이 유비와 동문인 것도 선후배챙기는걸 좋아하는 유장에게 잘 어필될 것 같았다.


유장과 유비는 이야기가 잘통했고 꽤 협상이 빠르게 잘 진행되었다. 

유비는 경쟁자가 생기기전에 빨리 인수를 마무리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과감하게 유장의 조건을 수용하며 진도를 빼고, 미리 자금조달을 위한 인수금융도 함께 진행했다. 

그런데 장송이 현덕을 너무 띄어준게 유장의 심기를 거스르게 만들었는데, 이게 발단이 되어 유장은 계약서 날인만을 앞두고 잠수를 타버렸다. 

이미 딜이 끝났다고 판단되어 거액의 인수금융을 이미 일으킨 유비의 입장은 매우 난감했다.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진행하자는 공명의 의견을 따르지 않은것이 후회되었다.


유비가 골머리를 싸매고 있을때, 프로젝트의 책임자였던 방통이  적대적인수합병의 아이디어를 냈다. 

이미 인수합병이 가시화되었을때 서촉의  임원들이 유비에게 줄을 대며 유장에게서 등을 돌렸기에 충분히 승산이있다는 판단이었다. 


방통은 목적을 달성함에있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는 집요함이 있었다.

서촉의 임원들을 움직여 유장의 배임횡령 혐의를 들춰냈고, 도청과 미행까지 하여 유장의 여자문제까지 약점을 잡고 유장을 협박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유장은 강경했다. 방통의 협박에 굴하지않고, 오히려 방통을 형사고소했다. 유장은 부장검사인 후배를 움직여 방통을 협박죄로 구속시시키기까지 했다. 


유비는 뒤늦게 공명에게 SOS를 쳤다. 

유비는 공명의 가이드대로 유장과 담판을 지어 유장의 치부를 모두 덮어주는 조건으로 인수합병을 마무리하게 된다. 

여기서 낙동강 오리알이 된 사람은 방통과 장송이었다. 유장은 방통을 용서할 생각이없었고 방통과 공모한 혐의로 장송까지 함께 감방을 보내버렸다.


유비도 내심 방통의 음험함이 마음에 들지않았는지 크게 방통을 위해 크게 애쓰지는 않았다. 장송 역시 유비의 입장에서는 의리없고 위험한 인물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다만 상당액의 위로금을 전달하고 방통과 장송을 더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공명은 홀로 집무실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유비가 방통과 장송에게 보인 냉정함이 마음에 걸렸다.


과연 방통은 그러한 일을 유비의 허락없이 혼자 벌인 것일까? 

아니면, 유비는 다 알고 묵인했던 것일까?

후자라면 현덕은 똑똑하기 이를데없는 사람일것이다. 

만약 전자라면 현덕은 무섭고 두려운 사람일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스타트업삼국지 #2 관우와 장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