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하늘

남프랑스

by 호림

낮은 하늘이 있었다. 낮은 지붕 위로 자꾸만 하늘을 바라보게 됐다. 무척이나 낮은 하늘은 인간계가 궁금하다는 듯 몸을 바특하게 들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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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화가도 만들어 낼 수 없는 '아름다운 하늘색'의 하늘에는 구름이 웃자란 소년들처럼 활기차게 떠 있었다. 손을 들면 당장이라도 만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손을 뻗어보았지만 좀 더 높은 곳에 있어서 만질 수가 없었다. 프랑스 남부의 하늘을 목을 뒤로 한껏 젖히고 바라보았다. 저 하늘을 조금만 덜어갈 수 있다면! 유리병에 담아가면 세관에 걸릴지도 몰라. 보안검색대에서 휘발성 액체 취급을 받고 뺏겨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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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종은 우슈강과 쉬종강의 합류지점에 있어서, 버스 창밖으로 강의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잔잔한 강물의 경치에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에 옆에 있던 한 프랑스 여인이 “경치가 참 아름답지?”하며 말을 건네기에 같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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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Beaune) 도착하니, 아이 하나 타지 않은 큰 회전목마가 서 있다. 본의 와인박물관(Musee de vin)은 14세기 부르고뉴 공작이 궁전으로 쓰던 곳이다. 박물관 안에는 와인을 만들 때 쓰는 도구 같은 시시한 전시물이 다였다. 본 와인박물관은 와인 시음도 못하고 어쩐지 허망했지만, 가을녘의 프랑스 남부 디종과 본의 소란스럽지 않은 잔잔한 멋의 거리를 걷던 느긋함이 버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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