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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마녀 Feb 15. 2024

느리게 산다는 것

피에르 쌍소 지음 ㅣ 강주헌 옮김

#시작   갓생 살기 vs 느리게 살기



요즘처럼 삶에 대해 묻고 또 묻고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해 본 적이 있었던가 싶다.


정답이 없는 답을 찾아 헤매며

때론 희망도 가졌다가 때론 절망의 늪에 빠진다.


역시 정답은 없다.

그저 동의하는 삶의 방향이 있을 뿐이다.


나의 속도에 채찍질을 하지 않는 삶

나는 그렇게 말하고


프랑스의 철학가, 피에르 쌍소는

'느리게 사는 것'이라 했다.


바삐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나만의 속도를 찾아 살아가는 것이 가능 키나 할까?


알 수 없다

남들과 다르고, 남들보다 뒤처져 있다 해도


그것이 나의 속도라는 것에 마음이 놓이고

그 속도에 조급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재촉하지 않고 서두르지 않는 삶

세상의 속도에 아랑곳없이 살아갈 수 있는 지혜로운 삶


바라고 원하건대

그런 삶이 가당키나 한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있기를


바라고 원하여

피에르 쌍소의 이야기에 눈을 기울여 본다.


 

그래서 나는 이런 권태를 제안해 보려 한다. 우리가 기분 좋게 기재를 켤 수 있는 권태,
요컨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화급하지 않은 일은 뒤로 미루고 행복감에 젖어 즐겁게
하품할 수 있는 권태를 권하고 싶다.  그럼 우리는 무엇에도 재촉받지 않고 느긋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책, '느리게 산다는 것' P71 중에서



상상만 해도 미소가 절로 나는 삶이 아니던가

즐겁게 하품할 수 있는 권태라니!


행복감에 젖은 하품을 누리며

피에르 쌍소의 이야기에 느리게 빠질 수 있기를...


느리게 산다는 것



#2 중에  리듬의 교체 - 막간의 시간 

.

.

.

이 될까? 이번 설 명절은?

그런 막연한 생각을 해봤다.


누구는 여전히 바쁘고

누구는 한숨 돌릴 테고

또 누구는 어제와 같은 명절이 되겠지만


똑같이 주어진 시간에

저마다 느끼는 시간의 압력은

비슷하지 않을까?


그럴 수만 있다면,

이번 설 명절은 '느림'으로 리듬을

교체하는 막간의 시간이 되었으면 했다.


Let it be

그냥 내버려 두라

서두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설 연휴만큼이라도

초침처럼 바삐 움직이는 리듬을

서두르지 않는 흐름으로 바꿔 보는 것이 어떨까 싶었다.


그래서 #느리게챌린지를 해보기로 했다.


시간의 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① 한가로이 걷기

② 듣기

③ 권태

④ 꿈꾸기

⑤ 기다리기

⑥ 내면의 고향 찾기

⑦ 글쓰기

⑧ 포도주의 지혜 음미하기

⑨ 절제하기



어떤 느림에 도전해 볼까?

한가로이 걷고, 어린 조카들의 조잘거림도 듣고,

많은 음식 앞에서 절제도 해보고 싶었지만...


의무감이 넘쳐나는 명절 연휴가 된지 오래가 아니던가

현실적으로 한 가지에 집중하기 위해서

피에르 쌍소가 제안한 '한가로이 걷기'를 해보기로 했다.


느리게 산다는 것



#마침  내일 또 다른 하루가 태어날 것이다



삶은 역시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방심은 허를 찔리고 자만은 코가 납작해진다.


명절 연휴에 느림을 실천해 보겠다던

자신만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게임이 하고 싶어 밥을 해치우듯 먹는 어린 조카에게

"그러면 체해,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라고 한 말이 무색하다.


그 말은 내가 내게 했어야 하는 말이었다.

서두르지 않겠다던 도전은 해치움의 연속이었다.


어린 조카들과 의무감에 해치우듯 놀다

한쪽 무릎엔 퍼렇다 못해 거무튀튀한 훈장이 새겨졌고


많은 음식을 절제는커녕 양껏 먹다 급체를 해

몸에 쌓인 독소를 위아래로 확인해 가며


시름시름 앓아누웠다가 마침내는

양쪽 두  엄지손가락에 선명한 바늘구멍을 남겼다.


명절의 상흔에서 회복하려는 굳은 의지를 불태우니

한가로이 걷기는 웬 말이요, 경보를 하다시피 해야 했으니...


느림이 생각만으로 쉬이 될 수 없는,

호락호락한 움직임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하루'라는 선물이 있지 않은가

스물네 시간마다 어김없이 시작되는 '하루'


어떤 존재가 쓸데없는 말을 반복하고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할 수 없으며 온갖 실수와 잘못을 되풀이하고
어리석고 고약하게 행동한다고 가정한다면,
새로운 날이 탄생하는 덕분에 그는 구원받게 될 것이다.


책, '느리게 산다는 것' P255 중에서



우리는 오늘 어떤 시간, 어떤 사건을 마주했더라도

어떤 것도 드리워지지 않은 새로운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



스물네 시간마다 어김없이 하루가 시작되고,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밝은 햇살로 시작하는지, 안개로 시작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 하루가 탄생할 때는 눈물도 없고 울음소리도 없다.
하늘이 열리는 비장함에는 고통도 없고 비극(죽음)도 없다.


책, '느리게 산다는 것' P254 중에서


그러니 나는 누군가 말하는 잘못도 실패도 없는 내일,

또다시 태어나는 하루와 함께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느리게 산다는 것


내일 또 다른 하루가 태어날 것이다. 내일 나는 다시 견자(見者)가 될 것이다.
만물을 향해 손을 뻗고 계절의 바퀴를 돌릴 것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떤 계절이든 나에게는 마음에 들 것이다.
...
내일 또다시 나는 아직 살아있는 존재라는 행운을 헤아려 볼 것이다.


책, '느리게 산다는 것' P259-P260 중에서


어김없이 시작되는 하루 속에서

내가 경험한 모든 세상의 누더기를 벗어내고


또다시 어김없이 시작되는 하루를

세상의 속도가 아닌 나만의 속도로 새로이 살고 싶다.


느리게 산다는 것


나는 소극적인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하려 애쓴다.  
과거보다 덜 걷지만, 더 면밀하게 관찰한다.  
움직이지 않는 대신 사색에 열중한다.  
이제는 두 다리보다 두 눈을 열심히 놀리는 편인 셈이다.
나는 부족한 부분을 강점으로 바꿀 수 있기를 바란다.

책, '느리게 산다는 것' P151 중에서


다만, 사방에서 광고해대는 책을 즉시 사들이거나, 영화가개봉되자마자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간 적이 거의 없었다는 말이다. 나는 그 책이 거의 잊히기를 기다렸고, 그 영화가 상영되는 영화관을 힘들여 찾아야 할 때까지 기다렸다. 그때쯤이면나는 그 책을 읽는 유일한 독자였고, 그 영화를 관람하는 유일한 관객이었다. 따라서 떠들썩한 군중이나 열렬한 팬들의 장황한 수다에 전혀 방해받지 않았다. 게다가 이런 문화 상품들은 고급 포도주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졌다. 맛볼 만한 가치가 없는 것은 이미 무대 뒤편으로 사라지지 않았겠는가. 때로는 포스터마저 뜯겨 나가 그 영화를 상영하는 곳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삼 년 후에 그 영화가 다시 상영되면 나는 오랜 인내를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책, '느리게 산다는 것' P195-196 중에서



짧은 식견과 경험으로 철학자의 말을 따라가다 보니

길을 잃고 방향을 찾지 못했던 곳곳에 사과를 전한다.


삶의 무게와 가치에 대한 몰입이 부족한 상태에서

철학자가 열어준 행간은 혼돈 그 자체였다.


어쩌면 철학자가 말한 기술을 익힌 것일지도

‘우회하고 쉬어가며 글을 읽고 길을 잃는 기술’


우회하고 쉬어가며 글을 읽고 길을 잃는 기술, 그런 문화가 존재했더라면 지금쯤 우리는 ‘덜 높이’, ‘덜 빨리’, ‘덜 멀리’라는 좌우명을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책, ‘느리게 산다는 것’ P188 중에서


그러하다해도 치열하게 '느림'을 따라가고자 함은

내가 철학자의 주장 속에서 내 삶을 엿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의 속도에 나를 탓하고 재촉하기 보다

나를 내버려두고 믿어보자.

.

.

.

삶에서 당신을 재촉하는 것이 있나요?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살도록 ‘나를 내버려 두라!’고 외쳐 보길, 응원합니다.

.

.

.

- 삶은 책, 읽어가는 날에 ‘느리게 산다는 것’을 마치며


느리게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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