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J Aug 28. 2024

꼰대론(論)

꼰대의 말을 경청할 필요가 있는 이유

여기 똑똑하고 유능한 젊은 직원 K가 있다. 두뇌회전도 빠르고 판단력도 좋고, 합리적이고 논리적이고 흠잡을 하나 없다. 그래서일까? 독단적이고 무례할 때가 있다. 본인의 말이 다 맞고 본인의 판단이 다 맞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소신과 주관이 있는 것은 좋지만 과연 그럴까? 과연 그의 생각이 다 맞을까?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30대 중반의 미혼의 He. 그가 살아온 30년 남짓의 인생의 경험들. 그 경험의 90% 이상은 내가 모두 직간접적으로 경험을 한 것들이다. 조금 과하게 표현을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안다는 얘기다. 더 심하게 말하면 "네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은 나도 알고 있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 직속상사이니 업무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예외의 경우나 특수한 경우는 있다.


공부, 연애, 군대, 입학, 졸업, 시련, 실패, 투자, 여행, 유흥, 투병, 심지어는 애인과 헤어진 것까지도. 그가 해본 모든 경험의 90% 이상은 내가 먼저 경험한 것들이다. 반면 내가 살아온 날들 중 50% 이상은 그가 경험을 해보지 못한 것들이다. 앞으로 살면서 내가 경험한 것들을 그도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것들도 있다.



여기 무능하고 무기력한 말년 병장이 있다. 방금 신병교육대에서 자대로 배치받은 머리 좋고 똑똑한 명문대생이 무능한 말련 병장보다 군대생활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을까? 군생활에 더 많은 노하우를 알고 있을까? 경험과 연륜은 그런 것이다.


돈과 비즈니스의 영역을 다르다. 소년등과(少年登科)하여 명예를 얻고 부를 얻는 경우는 그쪽으로 재주가 있으니 인정한다. 그러나 부분과 전부를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부분에 불과하다. 가끔 부분을 놓고 전부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그들에게는 부분이 전부일수도 있겠다. 안타깝지만.


꼰대나 말년병장의 경험을 허투루 들으면 안 된다. 지금도 80세가 넘으신 장모님 말씀을 경청하고 90세가 넘으신 친구 아버님이 하신 말씀을 되새기며 산다. 친구의 아버님은 가끔  이런 말씀을 하신다.

"빡빡하긴 했어도 돌아보면 북적북적 대며 열심히 살았던 그때가 가장 좋았어"






105세의 김형석 명예교수님의 강의도 참 좋다. 세상에는 훌륭한 꼰대가 많다. 나쁜 꼰대도 있지만 우리는 좋은 것만 배우면 된다. 무학(無學)의 할머니들에게도 지혜를 배운다. 행복은 지혜와 비례한다. 무학(無學)의 할머니들이 고학(高學)의 떠중이들보다 훨씬 더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이유다.


딸에게도 말하고 싶다.

"딸아 꼰대의 말을 경청해라. 너는 좋은 것만 배우면 된다. 꼰대에게도 반드시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완벽한 꼰대는 없다"

이전 21화 등산이 골프보다 좋은 10가지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