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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 cheon Lee Mar 20. 2016

벙어리 장갑

- 35 -

                

벙어리 장갑


'오빠야!' 부르며

와락 안기면

놀랄까 봐

주춤주춤

손만 뻗어보다가

부드러운 목도리에

덥석!

오빠 손만 

꼬옥 잡았네.


"은별아. 춥지?"

"아니. 오빠가 따뜻하잖아!"

살짝궁 꿀밤 

그래도 솜사탕이네.


언니 거

만지지도 않았는데

볼이 금세 

붉어지고

아휴~!

추워라.

호오~! 하며 

하얀 입김만

구름이 되네.


오빠가,

오빠가......

와락 안더니

붉어진 볼이

가슴으로 갔나?

두근두근

숨길 수가 없어.


덩그러니

고운 빛깔 머금은

벙어리 장갑

목에 걸려 있네.

"은별아, 소~온!"

"몰라~"


하얀 눈이 

벙어리 장갑에서

스르륵 잠이 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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