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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도리 칭칭
동장군 우르르 몰려와
'은별이는 이제 아무 데도 못가'
대문 굳게 닫아버리고
양반다리하고는
털썩 앉아 있어
꼼짝도 하지 않아
'울어버릴까?'
'놀래서 달아나려나?'
곰곰이 눈 감아도
알 수가 없어
방문 쿵! 닫고
이불 속으로 쏙.
"은별아. 춥지?"
"언니가 따뜻하게 해줄게!"
"정말?"
"언니가 거짓말하는 거 봤어?"
"아, 아니."
히죽히죽.
동그란 실몽당이에
바늘을 걸어
요리조리 실뜨기를 하니
아무도 못 지나가는
그물이 되어버렸네.
'오빠에게 줘야지.'
'따뜻하게.'
파란 실몽당이가
줄어들기는 하는데
키는 커지지 않고
살만 찌고.
"언니야!"
"이거 어떡해?"
"은별이, 바보네."
"요것도 못하고."
"언니, 미워!"
"언니랑 안 놀아."
질질 끌려가는
실몽당이 데구루루
바쁘게 어딜 가버리고
은별이 마음은 오빠뿐인데
목도리는 온데간데없네.
살금살금
언니 방에 들러
봄 햇살에 빛나는
초록 풀잎 머금은
키다리 목도리 들고
덩실덩실.
'오빠야!'
'기다려. 은별이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