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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기차
"은별아!"
"내일은 우리 여행 가자!"
"응, 오빠!"
잠이 안 와.
빨리 자고
예쁘게 가야 하는데.
오지 않는 잠을
양 한 마리로
가득 채워보네.
오빠가 사 준
벙어리장갑 끼고
엄마에게는
친구 집에 간다 하고는
반짝반짝 새하얀 눈을
오빠랑 둘이서
보러 가네.
기차에서
오빠 어깨에 기대어
오징어도 먹고
얌전하게 김밥도 먹고
창 보면서
오빠 얼굴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대관령에 내려
오빠 주머니에 손 넣고
겨울 길을 뚜벅뚜벅 걸어보고
가끔 오빠 얼굴도 만져보고.
돌아오는 기차에서는
오빠 무릎에 엎드려
코까지 골며
업어가도 모르게
자 버렸네.
몰라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