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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 cheon Lee Mar 20. 2016

어느 날 문득

- 44 -

         

어느 날 문득


어제도 

오늘도

오빠의 뒷모습을

너무 자주 보게 된다.


함께 걸을 때도

바쁜 척 하며

몇 걸음 먼저 걷고

"오빠! 빠르잖아."

"같이 가!"

"어어, 어. 응"

그제야

걸음을 멈추고

'아무리 보아도 이상해.'


공원 나무에 기대어

머뭇머뭇

오빠의 입이 

떨어질 듯 말 듯

"오빠야, 할 말 있어?"

은별이는 

살살 간지럼을 태운다.


"있잖아."

"나, 중학교는 서울로 가."

"아버지가 이사 가야 한 대!"

"그래서, 그래서."

"뭐, 서울."

"안 가면 안 돼?"

"안 되겠지?"

"나 이제 오빠밖에 없는데."

"은별아."

"오빠가 꼭 연락할게."

"방학 때도 내려오고."

"은별이 앞에 오빠가 없잖아~~~"

"은별이는 어떡하라고."

"오빠야, 가지 마라~!"

아무 말이 없다.


오빠를 볼 수가 없다.

눈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

아무것도 안 들어갔는데

아파진다.

눈이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은데.

오빠는 말없이 서 있어

은별이 가슴이 찢어지는데

오빠 가슴이 

은별이를 보듬는다.


'오빠, 은별이는 이제 어떻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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