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할 수 없으나 사람은 할 수 있는 것.
알파고 대 이세돌, 우리는 이 세기의 대결을 긴장감 있게 지켜보았다. 바둑에 관심 없는 나도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의 대결’이라는 신기하고도 무서운 타이틀에 경기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알파고가 4승이라는 완승을 거두고 나서, 언론에서는 ‘이제 인공지능 로봇에 일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 ‘로봇이 인류를 위협할 것이다.’ 라는 기사를 노출시키기 시작했다. 평범한 삶을 사느라 바쁜 사람들은 기사를 보고, ‘내 일자리도 뺏기는 건 아닐까?’ 하고 잠시 두려움을 가져본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나는 아직 일자리를 갖지 못했고, 일자리를 꿈꾸는 대학생이다. 간절히 원하는 내 자리를 로봇에게 빼앗긴다? 난 잠시 생각할 수 없었다. 오래 생각해야 할 문제였다. (저번 글에 말했듯이 내가 생각이 많아서일 수도 있다.) 나는 기자가 되고 싶다. 하지만 지금 ‘로봇 저널리즘’이라는 말이 생겨나면서 인공지능 로봇이 기사를 쓰고 도표를 만들고 그래프를 그리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내 꿈을 위협받고 있다. 실제로 로봇기자가 생겨나면 전체 기자의 80%를 로봇기자가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인공지능 로봇이 기자의 직업을 대신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자라는 직업은 정확성, 신속성, 객관성 등 여러 가지를 갖춰야 한다. 이 중 로봇은 정확하고 신속하며 객관적인 것을 갖추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 기자가 탄생한다면, ‘기레기’, ‘오보’, ‘과장 보도’ 등 흔히 말하는 이런 사회악들은 사라질 수 있다. 정확한 그래프, 오차를 용납하지 않는 도표, 개인의 의견이 들어가지 않은 공정한 기사. 기자의 덕목이라고 배우는 바로 그것들을 로봇기자는 다 지킬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기사들은 어떨까? ‘다리 불편하신 할머니를 업어서 하차장까지 모셔다드린 버스기사님’ 미담기사. ‘철거를 반대하는 붉은 글씨로 가득한 노량진 수산시장’ 현장르포기사.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기자는 정확하고 빠르고 공정한 기사만 쓰는 사람이 아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가,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미담 기사에서는 따뜻한 마음과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아름다움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로봇을 할 수 없으나, 사람을 할 수 있는 것.
또한, 로봇기자에게 주입시키는 데이터, 정보들은 사람이 축적해놓은 데이터이다. ‘사람이 축적해놓은’ 데이터를 로봇에게 ‘사람이 주입’시키는 것이다. 결국 정확하고 객관적이라는 로봇기자의 데이터도 사람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다. 약간의 모순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인공지능 로봇이 어디까지 발전하고, 어디까지 인간의 범위를 침범할지는 IT 전문가가 아니라 예측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로봇으로 대체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이 말은 분명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P.S. 단순히 내 생각을 글로 쓴다는 게 막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 끝에 앞으로 우리 사회 이슈거리(많은 사람들이 알만한)에 대한 내 생각을 글로 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