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TV는 과거로 떠나는 시간 여행 중
지난 토요일, MBC <무한도전>에서는 16년 만에 완전체로 뭉친 그룹 ‘젝스키스’의 게릴라 콘서트를 방영했다. 지난주 시청률은 16.4%로 지지난 주 방영분보다 2.1% 높은 시청률이었다. 이 방송이 나간 후, ‘젝스키스’의 추억의 노래는 음원차트 상위권으로 진입하였으며 ‘젝스키스’는 본격적인 컴백을 앞두고 있다.
<무한도전>에서 2014년 말 방영했던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추억의 노래과 추억의 가수를 떠올려보는 <슈가맨> 또한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이런 복고 추세에 과거 인기 그룹 ‘GOD’, ‘터보’, ‘구피’, ‘SG워너비’ 등이 긴 공백 기간 끝에 컴백을 결정 내리기도 하였다. 왜 이렇게 우리는 과거에 열광하고. 왜 TV는 자꾸만 시간여행을 하는 것일까?
누구나 과거를 그리워한다. 과거를 떠올리면 나도 모르게 웃음 지어지기도 한다. 젝스키스의 노랠 들으며 열광하고 웃고 우는 사람들 모두 내가 젝스키스 노래를 들으며 자라던 소녀 같은 때, 소년 같은 때..를 떠올리고 있을 것이다. (물론 젝스키스 멤버 자체를 그리워했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왜 과거를 그리워할까? 내 생각에, 과거는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다시는 겪을 수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느 누구가 내 학창 시절 인기 연예인의 방송을 보고 울고 웃을까. 다시 과거로 돌아가 그 당시의 무대를 보면 되는데.
과거는 돌아갈 수 없기에 소중한 것이다. 그저 머릿속으로만 그리워하고 떠올렸어야 했었는데, TV 속에 내 과거의 일부분이 등장하니 기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나는 아직 어리지만, 내가 마흔 살 정도가 되었을 때, 내가 좋아하던 빅뱅이 다시 TV에 나와 그때 그 시절 노래를 부른다면 나도 모르게 뭉클해질 것 같다.
요즘 많은 대중문화가 복고로 돌아가고 있다. 오늘날 굉장히 바쁘게 사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과거를 추억함은 더 특별한 의미일지도 모른다. 지금은 아침밥 챙겨 먹을 시간도, 잠잘 시간도 줄여가며 바쁘게 살고 있지만, 과거 그 시절엔 한 가수를 좋아하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꽤 여유로운 삶을 살았을 테니까 말이다. 지금 현대인들에게 과거를 추억하는 그 잠시나마는 여유를 가지고 웃을 수 있는 시간일지 모른다. 지금 TV는 우리에게 추억할 만한 과거를 선물해주는 것 같다.